가수 서태지 ⓒ홍봉진 기자 honggga@ |
MBC '컴백스페셜-북공고 1학년 1반 25번 서태지'는 팬들에게도 충격이었다.
지난 6일 밤 10시40분 서울 용산 CGV 3관은 설렘으로 가득했다. 서태지의 팬 220명이 함께 '컴백스페셜'을 관람하기 위해 모인 것이다.
오후 9시에 도착했다는 한 팬은 "항상 새로운 걸 시도하면서 쉬지않고 발전하는 서태지의 모습이 좋다"면서 "'컴백스페셜' 미니콘서트와 게릴라 콘서트 모두 갔었다"고 말했다. 그는 "공연들은 모두 봤지만 그 전에 앨범을 준비할 때의 모습이나 연습장면, 그런 외적인 것들이 궁금했다"면서 "팬들이 다같이 모여서 보면 더 좋을 것 같다"고 설레는 모습을 감추지 않았다.
이날 이벤트는 서태지 공식홈페이지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준비한 것으로 한 팬은 이 이벤트를 위해 밤새 명함과 스티커 등 기념품을 제작하기도 했다.
MBC 드라마 '대한민국 변호사'가 끝나고 광고가 나오자 한 자리에 모인 팬들은 환호했다. 이윽고 '컴백스페셜' 방송이 시작되자 팬들은 모두 숨을 죽이고 서태지의 모습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간간이 게스트 유세윤, 이준기와 농담을 건네는 모습에 모인 팬들은 함께 웃기도 하고 숲속에서 펼쳐진 작은 콘서트의 모습에 '멋있다', '귀엽다' 등의 탄성을 지르기도 했다. 하지만 방송 중간 서태지와 이준기가 나눈 속 깊은 대화를 접한 팬들은 서태지와 함께 눈시울을 붉혔다.
이윽고 방송이 끝나자 박수가 터져나왔다. 팬들은 방송이 끝나자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함께 온 친구와 방송에 대한 감상을 나누며 자리를 뜨지 않았다.
방송이 끝난 뒤 만난 한 팬은 "만감이 교차한다"면서 "'사람' 서태지를 본 것 같다. 진한 커피 같은 사람이라는 느낌이다"며 울먹였다. 이 팬은 "내가 지금까지 봐왔던 우상 서태지가 아니라 정현철의 모습이 더 강했던 것 같다"며 "강해진 모습이다.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다른 팬 역시 "16년 동안 좋아해왔지만 아무 것도 몰랐다. 개인적, 인간적으로 마음이 아프다"며 "처음 좋아했을 땐 너무 어린 마음에 잘 몰랐는데 정말 인간적인 고민이 많았을 것 같다. 앞으로는 아무 것도 따지지 않고 마음으로 끝까지 지지하겠다"고 말했다.
이 날 팬들은 한 마음으로 '인간' 서태지의 모습에 감동했다. 방송이 끝난 뒤 집으로 향하는 팬들의 눈가는 모두 촉촉히 젖어 있었다.
한편 이날 방송된 '컴백스페셜'은 시청률조사회사 AGB닐슨미디어리서치의 조사에 따르면 전국일일시청률 9.8%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