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이신바예바가 세계기록을 세우는 순간 |
'미녀새'가 새둥지에서 마음껏 날았다. 엘레나 이신바예바(26,러시아)는 18일 베이징 올림픽 주 경기장 냐오차오(鳥巢)에서 열린 여자 장대높이뛰기 결승에서 5m5의 세계 신기록으로 올림픽 2연패를 달성했다.
금메달보다 이신바예바의 기록이 놀랍다. 지난 아테네 올림픽 때 자신이 세운 4m91에서 14cm를 높였다. 스스로 '업데이트'시킨 세계신기록으로만 24번째. 이번 대회 은메달을 딴 제니퍼 스투친스키(26,미국)의 기록 4m80보다는 25cm 위다. 적수가 없다.
과연 '새'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당연하다. 이미 인간으로서 과학적 한계에는 거의 다다랐다.
장대높이뛰기는 육상에 필요한 다양한 에너지가 절묘하게 변하는 과정이다. 도약 지점을 향해 돌진하는 운동에너지가 장대를 내리꽂는 순간 위치에너지와 탄성에너지로 바뀐다. 장대에 전달된 탄성에너지는 선수를 공중으로 튀어 올리며 다시 위치에너지로 변신한다.
물리법칙에 따라 선수가 달려오는 운동에너지가 뛰어넘는 높이(위치에너지)를 결정한다고 봤을 때 여자는 5m10 정도가 한계다. 이신바예바는 불과 5cm를 남겨둔 셈. 본인은 "앞으로 5m15까지는 넘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해왔다.
이런 그에게 감히 도전장을 내밀었던 스투친스키는 철저히 패배했다. 경기 전 인터뷰에서 "그 러시아인(이신바예바)의 엉덩이를 걷어차 주겠다"고 큰소리쳤지만 고작 4m90에 도전해 번번히 바에 걸리고 말았다.
이신바예바는 금메달을 딴 후 인터뷰에서 "스투친스키에게 주제를 알게 해주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했다. 그저 실력으로 최고가 누구인지 증명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신바예바는 인간이 아닌 동물로 의심받는 마이클 펠프스(23,미국), 우사인 볼트(22,자메이카)와 함께 앞으로도 '사람취급' 받기 힘들 전망이다.
네티즌들은 수영 8관왕 펠프스에게 '참치', '어류' 등의 별명을 붙이며 "태평양에 방류할 것"을 미국측에 댓글로 적극 권유하고 있다. 남자 육상 100m에서 막판에 속도를 줄이고도 9초69의 세계신기록을 세운 볼트는 치타로 의심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