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서태지 vs '2년' 빅뱅, 이 점이 닮았네!

길혜성 기자 / 입력 : 2008.08.20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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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지(왼쪽)와 빅뱅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음반 불황'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최근 한 달 사이 주목할 만한 앨범 판매량을 보인 가수(팀)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 7월 말, 4년 6개월여 만에 새 음반을 발표한 서태지와 이달 초 세 번째 미니 앨범을 선보인 아이돌그룹 빅뱅이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서태지는 타이틀곡 '모아이'의 인기를 앞세워 새 싱글 발매 20여일 만에 15만장(이하 소속사 집계 기준)의 판매고를 올렸다. 빅뱅도 타이틀곡 '하루하루'가 팬들의 관심을 끌며, 새 미니앨범을 출시 사흘 만에 10만장 이상 팔았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데뷔 16년째는 맞이하는 '특급 스타' 서태지의 초창기와 빅뱅의 요즘이 여러 면에서 '닮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서태지는 스무살 시절인 지난 1992년 3인조 아이돌 그룹 서태지와 아이들로 가요계에 첫 발을 내딛은 뒤 자신이 직접 프로듀서 맡은 1집을 빅히트시키며 인기와 실력을 겸비한 아티스로 급격히 떠올랐다.

서태지는 1집에서 '난 알아요'와 '환상 속의 그대' 등을 통해 랩을 국내 가요계에 사실상 정착화 시켰다. 또한 93년에는 양악과 국악과의 접목을 시도한 '하여가'가 실린 2집을, 94년에는 하드록 장르인 '교실 이데아' 등이 담긴 3집을, 95년 힙합곡 '컴 백 홈'이 들어 있는 4집을 연속 히트시키며 '90년대 문화 대통령'이란 별칭까지 얻었다.


이렇듯 서태지가 매 앨범마다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아이돌 그룹 서태지와 아이들의 음악 프로듀서를 직접 맡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는 평가다.

2000년대 들어 수많은 아이돌 그룹이 탄생했지만, 그룹 내에 프로듀서가 존재한 팀은 빅뱅이 거의 유일하다.

지드래곤, 태양, 탑, 대성, 승리로 구성된 5인조 남성 아이돌 그룹 빅뱅은 지난 2006년 여름 첫 음반을 낸 뒤 현재까지 '거짓말', '마지막 인사', '하루하루' 등 여러 히트곡을 남기며 데뷔 2년 만에 가요계 정상에 우뚝 섰다.

여기에는 이 곡들을 직접 만든 빅뱅의 리더 지드래곤의 역할도 컸다. 현재 만 스무살인 지드래곤은 이렇듯 빅뱅의 음악을 직접 탄생시키며, 빅뱅 내에서 음악 프로듀서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빅뱅이 서태지의 초창기와 닮은 모습을 띠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에도, 이 점이 중요 역할을 하고 있다.

빅뱅이 이번 세번째 미니 음반에 멤버인 탑이 작곡한 보사노바 풍의 '착한 사람'과 록그룹인 노브레인과 함께 만든 '오 마이 프랜드'를 수록하며, 음악의 폭을 점점 넓혀가고 있는 점도 서태지의 초창기와 무척 닮아 있다.

물론 16년 경력의 서태지와 이제 2년이란 비교적 짧은 가요계 경험이 있는 빅뱅은 분명 여러가지 면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서태지가 지난 16년 간 가요계를 넘어 대중문화계 전체에 남긴 족적을, 빅뱅이 단 2년 만에 따다갈 수 없다는 것은 너무나도 자명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는 TV에 자주 모습을 비치지 않아도 가요팬들의 주목을 항상 받고 있는 서태지와, 이와는 반대로 요즘 가요 프로그램에 활발히 출연하고 있는 빅뱅의 활동 형태만 봐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서태지의 초창기와 빅뱅의 데뷔 후 2년여가 여러가지 면에서 닮은 모습을 띠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빅뱅이 향후 가요계에 어떤 족적을 남길지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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