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올림픽 남자육상 100m 결승에서 독특한 행동을 보여 화제가 된 우사인 볼트 |
베이징올림픽 남자육상 100m와 200m에서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2관왕에 오른 우사인 볼트(22·자메이카)는 상상을 초월의 기량만큼이나 엽기적인 행동으로 유명하다. '천재 스프린터'이면서도 '괴짜 스프린터'로 불리며 팬들에게 두배의 즐거움을 주고 있다.
100m 결승전이 열렸던 지난 16일 볼트는 재미있는 장면들을 연출했다. 출발선에 서서 잔뜩 긴장해 있는 대부분의 선수들과 달리 볼트는 학교 운동회에 나온 아이 같았다. 관중석을 향해 특이한 동작을 취해 보이거나 출발 직전까지 계속 몸을 건들거리며 장난스러운 모습만 보였다.
출발 신호가 떨어지고 나서도 마찬가지였다. 10초도 안되는 짧은 시간동안 옆선수를 힐끔거리고 전광판도 쳐다보면서 달렸다. 또 아직 골인을 하지 않고서도 우승을 확신한듯 두팔을 벌리고 좌우를 둘러보면서 달렸다. 이같은 엽기적인 행동은 올림픽 100m 결승전 역사상 처음이었다.
전력을 다하는 것 같지 않은 그를 보면서 많은 이들은 이상하게 생각했다. 그러나 더 놀라운 것은 그가 그러고도 세계신기록까지 세우면서 1위로 골인한 것이다.
볼트의 괴짜행각은 트랙 밖에서도 계속됐다. 16일 100m 우승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는 시종일관 과자를 먹으면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20일 200m에서 또다시 세계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딴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농담만 잔뜩 풀어놨다.
한 기자가 우승장면을 다시 TV로 보게 된 소감을 묻자 "저 선수는 잘생기고 매우 빠르다"고 답했다. 또 치킨너켓을 먹고 달려 100m에서 우승했다고 밝혀 화제가 된 것에 대해 "아침에도 먹고, 낮에도 먹고, 운동하고 난 다음에 또 치킨너켓을 먹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엽기청년 볼트는 22일 400m 릴레이에 출전한다. 3관왕과 신기록 달성 여부도 관심사지만 또한번 어떤 엽기적인 모습으로 팬들을 즐겁게 해줄지 더욱 기대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