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억 vs 29억 vs 89억..추석 한국영화 빅3 제작비 비밀은?

전형화 기자 / 입력 : 2008.09.04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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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추석은 연휴가 짧은 탓에 예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개봉하는 한국영화가 적다.

하지만 그 때문인지 내용이나 규모면에서 알찬 영화들이 줄줄이 선보인다. 4일 개봉한 '신기전'(감독 김유진, 제작 KnJ 엔터테인먼트)과 11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울학교 이티'(감독 박광춘,제작 커리지필름), '영화는 영화다'(감독 장훈, 김기덕필름,스폰지이엔티)는 내용 뿐 아니라 규모에서도 현 한국영화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다.


세 작품은 각각 블록버스터와 중급 예산, 저예산으로 제작됐다. 최근 한국영화가 블록버스터와 저예산영화로 양극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세 영화가 나란히 추석 시즌에 개봉하는 것은 하나의 상징으로도 비춰진다.

먼저 '신기전'은 마케팅비까지 100억원 가량이 투입된 한국형 블록버스터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순제작비가 89억원 가량 투입된 '신기전'은 세종 시대를 배경으로 화력무기 신기전을 둘러싼 조선과 명나라의 갈등을 다룬 작품이다. '신기전'은 할리우드 영화로 한껏 높아진 관객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예산이 많이 투입된 경우이다.


매년 한두 편씩 제작되는 한국형 블록버스터로 제작비 대비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신기전'은 대규모 인력이 동원됐을 뿐더러 의상과 고증, 세트까지 제작비가 많이 들어가는 사극인 터라 막바지 촬영을 앞두고 정해진 예산이 '오버'됐다. 하지만 제작자 강우석 감독은 "제작비를 아끼느라 완성도를 떨어뜨리느니 차라리 더 들여서 100만명이 더 보게끔 하면 된다"며 19억원을 더 추가해 지금의 영화가 완성됐다.

'울학교 이티'는 한국영화 평균 제작비인 30억원 내외의 제작비가 투입된 작품이다. '울학교 이티' 투자사 디씨지플러스 관계자는 "순제작비가 29억원 가량이 투입됐다"고 밝혔다.

최근 중급 예산이 투입돼 300만명 가량을 불러모으는 영화들이 사라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에 '울학교 이티'의 흥행 여부는 충무로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많은 예산이 투입되는 영화는 그만큼 손익분기점이 높아지지만 중급 예산이 투입되는 영화의 경우 손익분기점이 그만큼 낮아져 수익을 올리기 쉽기 때문이다. 때문에 '울학교 이티'의 흥행은 투자가 얼어붙은 현 상황에서 중급 영화가 적당한 수익모델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영화는 영화다'는 저예산 영화를 주로 만들어온 김기덕 감독이 제작한 영화 답게 15억원이라는 믿기지 않는 제작비로 만들어졌다. 공동제작사 스폰지이엔티의 조성규 대표는 "배우와 스태프의 도움으로 현금은 훨씬 적게 사용했다"고 밝혔다.

'영화는 영화다'가 적은 예산에도 높은 완성도를 이룰 수 있었던 데는 축적된 노하우에 있다. 김기덕 감독 연출부 출신인 장훈 감독은 저예산으로 영화를 찍는 방법을 이미 터득해 불필요한 예산 낭비를 줄였다. 뿐만 아니라 소지섭과 강지환이라는 톱스타들이 시나리오에 반해 적극적으로 참여를 한 게 주효했다.

조성규 대표는 "적은 예산으로 영화를 찍는다는 것은 노하우가 없으면 불가능하다. 예산을 줄이는 게 만사가 아니다"고 말했다.

대형블록버스터와 한국영화의 중심인 미드필더급 영화, 그리고 저예산까지 올 추석은 다양한 한국영화를 만날 수 있다. 다양성이야말로 한국영화의 장점이라고 꼽히는 만큼 세 영화의 흥행을 눈여겨 봐야할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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