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탈리아 파트리카(사진 : 공식 홈페이지) |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던 '조막손 투수' 짐 애보트의 말이다. 그의 오른손은 태어날 때부터 기형이었지만, 그는 뛰어난 운동신경으로 비장애인에게도 어려운 메이저리그 진출을 이뤄냈다.
그의 메이저리그 통산 성적은 87승 108패, 방어율 4.25다. 메이저리그에서 10년 동안 활약한 그에게 '인간 승리'라는 수식은 필요 없다. 그는 '장애인 메이저리거'가 아닌 한 명의 '메이저리거'로 활약했을 뿐이다.
'인간 승리'라는 말을 거부하는 슈퍼맨들이 베이징 올림픽과 장애인 올림픽(패럴림픽)에서 놀라운 활약을 보이고 있다. 2개 대회 모두에 출전한 나탈리 뒤 투아와 나탈리아 파르티카가 그 주인공.
↑나탈리아 파르티카(사진 : ITTF 홈페이지) |
서브를 넣을 때 오른쪽 팔꿈치에 공을 끼웠다 띄우는 모습 외에는 영락없는 세계 정상급 탁구선수의 모습을 보이던 파르티카는 패럴림픽에서 '무적' 실력을 자랑했다.
그는 9월 10일 패럴림픽 탁구 개인전(장애 10등급) 결승에서 중국의 판 레이를 세트스코어 3대0으로 물리치며 패럴림픽 개인전 2연패를 달성했다. 예선전부터 결승까지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은 완벽한 우승이었다.
17세 때 교통사고로 왼쪽 무릎 아래를 절단한 뒤 투아(남아프리카공화국)는 한쪽 다리로 베이징 올림픽 수영 10km에서 16위를 차지했다. 남들보다 짧은 그의 한쪽 다리는 수영 기록에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1달 뒤에 열린 패럴림픽에서 그가 다른 선수를 압도한 것은 당연한 일. 뒤 투아는 여자 50m 자유형, 100m 자유형, 400m 자유형, 100m 접영, 200m 개인혼영 등 5개 종목에 출전해 모두 금메달을 목에 거는데 성공했다.
비록 베이징 올림픽 문턱에서 좌절했지만, 가능성을 전 세계에 보여준 오스카 피스토리우스(남아공)도 있다. 피스토리우스는 7월 17일 국제유럽육상대회 남자 400m에 출전해 46초 25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올림픽 출전 제한선인 45초 55에 1초 뒤진 기록.
태어날 때부터 두 다리 종아리뼈가 없어 생후 11개월 때 무릎 아래를 절단한 피스토리우스는 두 다리 의족으로 뛰면서도 비장애인 선수들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 성적을 내고 있다.
지난 9일 베이징 패럴림픽 100m에서 그는 11초 17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베이징 올림픽에서 세계 신기록을 달성한 우사인 볼트(9초 69)보다 불과 1초 48 뒤진 기록이다.
다리가 정상이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없냐는 질문에 "그런 질문은 비장애인들에게 의족을 끼고 달리는 건 어떨까라고 묻는 것과 같다"며 "나는 나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파르티카와 뒤 투아, 피스토리우스의 목표는 4년 뒤 런던 올림픽. 그들에게 '장애인 인간 승리'라는 수식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들은 단지 한 명의 운동선수로 모든 경기에 최선을 다할 뿐이다.
↑오스카 피스토리우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