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연 vs 김혜수, 진정한 스크린 퀸은?

김현록 기자 / 입력 : 2008.09.18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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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전도연과 김혜수.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추석이 지난 가을 극장가가 화사하다. 폭염의 여름이 지나고 찾아온 청명한 가을, 여배우들의 활약이 돋보이는 작품들이 줄줄이 관객을 찾는 탓이다. 전도연의 '멋진 하루', 김혜수의 '모던보이', 공효진의 '미스 홍당무', 손예진의 '아내가 결혼했다' 등등. 이른바 '여자 영화'는 안된다는 충무로의 이상한 징크스를 넘어선 여배우들이 가라앉은 영화계에 활력을 불어 넣을 기세다.

올 가을 컴백하는 여러 여배우 가운데서도 유독 눈길이 가는 두 이름이 있다. 바로 전도연과 김혜수. 외모도 연기 스타일도 판이하게 다른 두 사람이지만, 이들이 한국 영화계를 이끄는 대표 여배우라는 데 반박할 이들은 없을 터다. 이미 30대 중반을 훌쩍 넘어선 이들의 존재감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커가는 느낌이다.


전도연을 생각하면 지난해 칸 영화제에서 '밀양'으로 여우주연상을 받았던 순간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그러나 지금도 성대모사의 단골 소재가 되곤 하는 콧소리, 말간 얼굴은 데뷔 초 전도연의 약점으로 꼽혔다. 그러나 그녀는 약점을 매력 포인트로 바꿔놓으며 최고의 연기파 배우에 올랐다. '칸의 여왕'이란 수식어가 생기기 전부터 그녀는 이미 최고의 배우였다.

그는 1997년 영화 '접속'으로 스크린에 데뷔한 뒤 매년 쉼없이 작품 활동을 하면서 늘 변화를 꾀했다. '약속'의 여의사, '해피엔드'의 불륜녀, '내 마음의 풍금'의 순수한 소녀부터 '너는 내 운명'의 에이즈 보균자까지, 그녀의 변신은 늘 흥미로웠다.

전도연은 이윤기 감독의 영화 '멋진 하루'로 돌아온다. 요즘 가장 '핫'한 남자 배우라는 하정우와 함께 청산 안 된 350만원 때문에 다시 만난 옛 연인의 기막힌 하루를 담아냈다. '밀양'의 140분을 홀로 이끌 때의 존재감은 남자 주인공에게 메인을 맡기고 한발짝 뒤로 물러난 소품에서도 여전하다.


김혜수의 필모그래피는 박중훈과 함께 출연했던 1986년작 '깜보'로부터 시작된다. 당시부터 지금까지 출연한 영화며 드라마의 수만 합쳐도 40편이 훌쩍 넘을 정도다. 데뷔 당시부터 폭발적인 하이틴 스타로 인기를 누렸던 그는 뛰어난 몸매의 섹시스타이자 건강미인으로 칭송받으며 내내 최고의 스타로 군림했다.

그녀의 변화는 2000년대 들어 시작됐다. 아름다운 여왕의 자리를 두고 '신라의 달밤'에선 머리를 젓가락으로 틀어올린 채 망가졌고, '얼굴없는 미녀'에선 파격적인 전라 연기를 펼쳤다. 공포영화 '분홍신'에 들어 긴 머리칼을 단발로 싹둑 자른 그녀는 도전하는 배우이자 스타일 아이콘으로 거듭났다. 2006년 700만 가까운 관객을 모은 '타짜'의 정마담으로 예외 없는 찬사를 받으며 저력을 과시했다.

세 편의 작품을 연달아 선보였던 2007년이 지나고, 올해 그녀의 새 영화 '모던보이'가 개봉한다. 1930년대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정지우 감독과 배우 박해일이 함께했다. 최고의 매력을 지닌 댄서지만 정체를 알 수 없는 미스터리한 여인으로 분한 김혜수의 매력이 물씬 풍겨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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