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짓기 프로그램은 역시 연예계 등용문

김정주 인턴기자 / 입력 : 2008.09.18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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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의 친구를 소개합니다'의 두 MC 현영과 이휘재

ⓒMBC


짝짓기 예능 프로그램에 더 이상 일반인은 없다. 출연진들이 대부분 연예계 지망생이거나 이미 연예활동을 했던 이들이기 때문. 관련 프로그램들이 연예계 등용문 내지 회생문이라는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스타가 자신의 친구와 함께 출연해 미팅을 주선하는 프로그램인 MBC '스타의 친구를 소개합니다'(이하 스친소)가 대표적이다. '스친소'는 연예인 대 연예인, 연예인 대 일반인, 일반인 대 일반인으로 진행되던 기존 미팅 프로그램의 틀을 깬다는 새로운 기획의도로 방송 초반부터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스타의 친구로 일반인이 아닌 준 연예인들이 등장해 애초의 기획의도에서 벗어났다는 비난이 잇따르고 있다.

서인영의 친구로 나왔던 이세미는 방송 후 MBC '섹션TV 연예통신'의 리포터로 발탁됐다. 이미 케이블 채널 온스타일의 '20's 30'의 진행을 맡고 있던 터라 본격적인 연예 활동을 위해 출연했다는 의혹을 피할 수 없었다.

원더걸스 유빈의 친구 김유진은 유빈과 함께 5인조 댄스그룹 오소녀로 활동한 바 있는 배우 지망생이다. 앤디의 친구로 등장했던 김구현도 미켈란젤로라는 그룹으로 음악활동을 했던 전직 가수다.


이미 연예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

안혜경이 데리고 나왔던 이문정은 현재 MBC 기상캐스터다. 김나영의 친구 엄태리와 붐이 소개한 친구 박재원은 뮤지컬 배우다. 특히 박재원은 가수 세븐과 절친한 사이라고 밝혀 출연진의 눈길을 끌었다.

연예계 지망생이 아니더라도 비슷한 직종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MC몽의 친구로 나온 박장근은 MC몽과 함께 음악 작업을 하고 있는 후배로 장우혁, SS501, 신화, 배틀 등 인기 가수들의 곡을 작사했다. 방송에서 MC몽과 함께 불렀던 '장근이 러브송'은 반응이 좋아 지난 16일 디지털 싱글로 발표하기도 했다.

이지훈의 친구로 등장한 김석중은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기획자이고 크라운제이의 친구 구자경은 작곡가다. 구자경은 방송 출연 전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우리결혼했어요'에서 크라운제이의 이벤트를 돕는 것으로 이미 얼굴을 알린 바 있다. 붐의 친구 장마철(본명 문웅기)은 재치 넘치는 끼를 선보이며 여러번 출연해 연예계에 데뷔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소리를 듣고 있다.

준 연예인 일색의 출연진에 해당 시청자 게시판에는 항의성 글들이 잇따르고 있다. 시청자들은 "스타 지망생을 소개해주는 프로그램입니까?", "연예인 오디션 프로그램인가요?"라고 지적했다. 한 시청자는 "점점 기존 연예인 미팅 프로그램을 보는 듯 한 느낌이다"고 꼬집기도 했다.

이는 케이블 방송도 마찬가지다.

엠넷의 '샤이니의 연하남'과 Comedy TV의 '애완남 키우기-나는 펫'의 출연진들도 준 연예인 급이다. 연상녀가 미소년 그룹 샤이니의 멤버와 데이트를 하는 형식의 '샤이니의 연하남'은 매회 여성 출연자가 화제가 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특히 8회에 등장한 윤이나는 2006년 여성그룹 아이린으로 데뷔한 가수 출신이다. 예쁜 외모에 전 국가대표 리듬체조 선수라는 이력이 더해져 큰 관심을 사고 있다.

세 커플의 동거 생활을 그린 '나는 펫'의 출연진들도 현역 모델이거나 유명 쇼핑몰 CEO 등 이미 방송에 얼굴이 잘 알려진 사람들이다.

짝짓기 프로그램이 연예계 등용문이라는 설은 지난 2003년 방영된 KBS '자유선언 토요대작전-장미의 전쟁'이 시초가 됐다. 당시 일반인 출연자로 나왔던 강정화, 윤정희, 임성언, 이윤미, 최하나, 김빈우, 이윤지, 서지혜, 이유정 등은 이미 유명 연예인이 됐다.

결국 연예인 지망생들의 연습장이 됐다는 쓴 소리를 들으며 막을 내렸지만 연예인과의 만남이라는 설정은 여전히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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