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1박2일'과 SBS '패밀리가 떴다', MBC '우리 결혼했어요'(좌측부터) |
"방송 1분 먼저 하면 시청률 1% 더 나온다"
편성, 특히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일요일 오후의 예능 프로그램 간에는 공공연히 통용되는 말이다.
방송 편성과 시청률 간의 상관관계는 보통 월화극 혹은 수목극 등의 치열한 경쟁에서 5분 앞, 뒤 편성을 위해 치밀한 물밑 작업을 하는 것을 두고 나름의 공식을 세웠던 것이 앞선다. 그런데 이런 공식이 일요일 예능으로 오니 5분이 1분이되고 시청률도 1%라고 더 명확한 수치까지 세운다.
그만큼 치열한 일요일 예능의 경쟁 현실, 여기에 지난 17일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우리 결혼했어요' 코너가 1부에서 2부로 편성 변경함을 발표하며 치열함에 불을 붙였다.
기존 일요일 오후 예능은 오후 5시 20분에 방송되는 '우리 결혼했어요'와 SBS '일요일이 좋다'의 '패밀리가 떴다' 코너가 정면 대결을 펼쳤다. 일요일 예능의 최강자 자리를 유지해 오던 KBS 2TV '해피선데이'의 '1박2일'코너는 프로그램 후반에 배치돼 '따로 또 같이' 구조 속에 경쟁을 펼쳤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결혼했어요'의 편성 변경은 '우리 결혼했어요'가 '패밀리가 떴다'가 아닌 '1박2일'과 맞대결을 펼칠 가능성이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게다가 최근 일간에서 '1박2일'의 부진에 대한 얘기가 나왔던 탓에 ''1박2일'에 새로운 위기가 닥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예능계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개인주의와 전체주의의 차이인 것 같다"고 설명하며 "'1박2일'은 개별 편성되지 않은 탓에 경쟁에서 밑지고 들어가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KBS 2TV '해피선데이'의 '1박2일' 코너 <사진출처=KBS> |
'1박2일'은 각각 개별 편성을 해 경쟁에서 좀 유리한 위치를 점하게 된 '우리 결혼했어요'나 '패밀리가 떴다'와 달리 프로그램 내부 코너로서의 자리를 유지했던 탓에 유동적으로 코너가 배치되는 위험요소를 안고 있었다. 각각 평가를 받았던 두 코너와 달리 '해피선데이'라는 큰 지붕 아래서 공동 운명을 유지했던 것이다.
게다가 '1박2일'은 프로그램 후반부에 주로 편성돼 삼강구도를 펼치는 일요일 예능 코너 중 유일하게 정면 대결에서는 빠졌었다지만 프로그램의 흥행이 진정 즐거운 이유인 광고 수입 증가라는 큰 매력도 제대로 누리지 못했다.
이에 대해 '1박2일'의 한 제작 관계자는 "평균 시청률로 평가되면서 실제 시청률에 비해 저평가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최근 갑자기 '1박2일'이 부진을 보였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어 "광고주 측에서 개별 편성해 달라는 요구는 잇따르고 있지만 이는 쉽지 않은 문제다"며 "'해피선데이'라는 한 프로그램에 소속되는 코너인만큼 혼자 생각만 할 수는 없는 일 아니냐"고 덧붙였다.
'위기'라는 말까지 나오게 한 '우리 결혼했어요'의 편성 변경에 대해서는 "편성 변경 소식은 들었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따로 대책을 마련할 것은 아니다"며 "기존에 편성을 위해 '1박2일' 뿐 아니라 '해피선데이'의 코너들이 모두 의견 개진은 하고 있었다. 그러나 편성은 위에서 결정하는 일인 만큼 제작진의 소관은 아니다"고 밝혔다.
'패밀리가 떴다'의 부상과 '우리 결혼했어요'의 편성 변경, '해피선데이'의 '꼬꼬관광 싱글♥싱글', '스쿨림픽'이라는 새 코너 도입으로 새로운 위치를 점하게 된 '1박2일'로 일요일 예능은 새로운 삼강구도에 서게 됐다.
일요일 예능의 새로운 구도의 첫 선을 보이게 될 21일, '우리 결혼했어요'와 '1박2일', '패밀리가 떴다'가 어떠한 양상을 보일지, 또 시청자는 어떠한 선택을 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