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소리 김태우 이선균 주연의 영화 '사과'(감독 강이관, 제작 청어람)가 가을 멜로의 적통을 이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사과'는 오래 동안 사귀었던 남자에게 이별을 통보 당한 여자가 자신을 많이 좋아하는 남자와 결혼을 한 뒤 다시 옛 남자와 만나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이다. 제작한 뒤 3년이 지나 개봉됐지만 여느 창고영화와는 달리 현재의 정서와 맞닿을 뿐더러 연애와 결혼을 실감 나게 그린 수작이다.
지난 24일 열린 시사회에서는 웃음과 박수 갈채가 끊이지 않을 정도로 호평을 샀다. 때문에 '사과'가 올 가을 전통멜로로 여심(女心)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모던보이'와 '고고70', '비몽'과 '미스 홍당무' '아내가 결혼했다' '그 남자의 책 198쪽' 등이 10월 관객을 유혹하고 있지만 이른바 멜로로 정면 승부를 거는 영화는 드물다. '아내가 결혼했다'는 코믹 터치에 가까운 애정영화며 '그 남자의 책 198쪽'은 판타지에 가까운 멜로영화이다.
반면 '사과'는 연애와 결혼, 그리고 이혼까지 과정을 세밀하게 연출해 정통멜로에 가장 근접하다.
충무로에는 매년 가을에 단 한 편의 멜로영화만 흥행에 성공한다는 속설이 있다.
97년 '접속'과 98년 '약속'을 시작으로 2004년 '내 머리 속의 지우개', 2005년 '너는 내운명', 2006년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2007년 '행복' 등 단 한 편만이 흥행의 단 맛을 봤다.
과연 '사과'가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이 쏟아지는 10월 극장가에서 정통 멜로의 깃발을 꽂을지, 관객의 선택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