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균 tjdrbs23@> |
신민아는 가능성이 상당한 배우다. 또래 여배우들보다 기본이 탄탄하며 외모가 주는 매력도 크다. 불황의 시기,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는 바쁜 배우 중 한 명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신민아는 지금까지 자신의 매력을 십분 발휘하지 못했다. 어려보이는 탓인지 누군가의 동생으로 기억됐으며, 늘 어딘지 모를 2%가 부족해 보였다. 신민아는 주어진 역할은 잘 소화해냈지만 그 역에서 성장하지는 못했다. 그녀에게 따르는 아쉬움이기도 하다.
하지만 2일 개봉하는 '고고70'(감독 최호, 제작 보경사)은 신민아에게 날개를 달아줬다. 신민아는 '고고70'에 조승우를 쫓아 밴드를 따라다니는 기지촌 여급에서 유행의 선두주자인 고고 댄싱그룹의 리더로 변신하는 역을 맡았다.
영화 속에서 성장하며 또한 매력을 십분 발휘했다. 신민아는 "요즘 만나는 사람마다 자신감이 엿보인다고 하더라"며 바뀐 사람들의 시선을 이야기했다. 인터넷에서 화제가 된 파파라치 사진은 사실 여부를 떠나 신민아가 지닌 동생 이미지를 날리고, 여성성을 강화하는 데 일조하기도 했다.
마치 신민아에게 시간과 운, 노력이 삼박자를 이뤄 그녀의 시간을 열어주는 듯하다.
-기자시사회 이후 '많이 밝아졌다'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 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던데.
▶그동안 전작에서는 작품 속에서 변화의 크기가 적었다. 그래서 내 변화를 많이 보여줄 수 없었다. 반면 이번에는 영화 속에서 내 변화가 크기 때문인 것 같다. 별로 노출이 없는데 노출도 많다고 하더라.(웃음)
-자신감은 어떤 의미에서 생긴 것 같나.
▶나한테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던 시점에 '고고70'을 하게 됐다. 그동안 신민아라는 캐릭터가 이 정도였다는 생각을 사람들이 했다면 이번에는 이런 것도 할 수 있구나라고 알게 된 것 같다. 나 역시 이번 영화가 욕심의 차이가 예전보다 더 커진 것 같다. 그게 보여진 것 같다.
-이번 영화에서는 춤과 노래, 그리고 연기까지 삼박자가 잘 맞아떨어진 것 같은데.
▶어디서부터 고민이 시작된 지는 잘 모르겠다. 내가 한 만큼 보상을 바라지는 않는다. 지금까지 사람들의 반응도 천차만별이었고. 일일이 다 신경쓸 수는 없다. 내가 잘 했는지는 누구보다 내가 잘 알고 있으니.
-전작들보다 더 뚜렷한 캐릭터로 비춰진 것 같은가.
▶지금까지 퇴보한 적은 없다고 생각한다. 조금씩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직도 어리게 보는 사람도 많다. 글쎄, 큰 변화를 보여주면 거부할 줄 알았는데, 마치 내 변화를 기다려주는 것 같아 무엇보다 기쁘다. 감독님이 배우 신민아에게 집착하는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 나도 모르는 내 모습을 끄집어내려 하셨다. 최호 감독님이 내 고민의 숙제를 조금 풀어주신 것 같다.
-이번 영화로 달라진 게 있다면.
▶원래 낯가림도 심하고 잘 어울리지 못하는 성격이다. 그런데 이번엔 처음부터 함께 술 마시고 합숙하고 같이 놀고...동료의 의미를 알게 된 것 같다. 지금까지 그렇게 날 대해준 경험도 없었는데 이번에는 달랐다. 남자들의 야한 이야기, 통달하게 됐다.(웃음)
-극 중 미미처럼 배우 신민아에게도 선택의 순간이 있었나.
▶모델을 시작한 것 자체가 선택이었다. 지금이야 어린 친구들이 많이 시작하지만 내가 시작할 때는 중학생이 교복 입고 오는 일 자체가 드물었다. 어릴 적부터 하고 싶은 일이 많았는데 마치 정해진 시나리오처럼 이 일을 하게 됐다. 운도 많이 따랐다.
-다른 배우들은 악기를 연주하는 반면 신민아에게는 춤이라는 미션이 주어졌는데.
▶춤은 '무림여대생'이나 '화산고'에서 액션을 했던 것과는 또 다른 경험이었다. 이렇게까지 해야하나라고 생각할 정도였다. 하지만 다른 선배들의 열정에 전염된 것 같다. 그들의 모습을 보고 내가 필요한 것을 스스로 깨달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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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클럽처럼 요즘 클럽에도 종종 가나.
▶그런 경험이 배우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종종이라고 하기보단 가끔 가곤 했다. 주위에서 즐기라고 그래야 성장한다고 이야기를 많이 하더라. 난 어릴 적부터 일을 시작해서 그런지 필요 이상으로 과잉보호를 받은 부분이 있는 것 같다. 그런 부분이 어느 순간 아쉽더라. 그래서 조금이라도 즐기고 싶다.
-안그래도 예전보다 더 밝아진 것 같은데.
▶초등학교 때는 장기자랑 때 나가서 룰라의 '날개잃은 천사'를 추곤 했다. 그 때 끼가 어느순간 사라져버린 것 같다. 쓸데없는 생각이 많아졌다고 할까. 천장이 무너지면 어떻게 하지 이런 생각까지 했으니. 그래서 불면증이 심했다. 요즘은 정신없이 지내다보니 쓸 데 없는 생각이 줄었다. 불면증에 고생하는 친구들을 보면 덜 피곤해서 그런거야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웃음)
-신민아의 이미지는 아직 정립되지 않은 것 같은데.
▶신민아가 아직 완성되지 않은 것 같다. 천차만별로 보는 건 그만큼 여러가지 모습으로 기억된다는 뜻이니깐. 그래도 요즘은 불안하지만 행복하다. 대표작이 없어서 일 수도 있고. 하지만 대표작이라는 건 관객이 선택하는 것이니깐.
-예쁘다는 이미지는 마음에 드나.
▶음, 난 '야수와 미녀' 속의 내 모습이 가장 예쁘다고 생각한다. 내가 생각할 때 예쁜 모습은 이번 영화를 예를 들자면 기지촌에서의 모습이다. 더 화려하고 성숙한 모습이 아니라.
-'키친'도 촬영을 마쳤고, 공효진과 출연한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는 부산영화제에 초청됐다. 가장 바쁜 시기인 것 같은데.
▶난 낯가림은 있어도 내 것이다, 내 사람이다 생각하면 절대 같이 간다고 생각하는 주의다. 요즘은 인복이 많아진 것 같다. 일복도 많고. 결국 운이라는 게 있는 것 같고 요즘은 일복과 인복이 함께 있는 시기인 것 같다. 2009년에도 그런 시기가 이어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