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론 유 "연기는 도박! 올인해야 성공한다"(인터뷰)

부산=김건우 기자 / 입력 : 2008.10.05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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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론 유 ⓒ 홍봉진 기자


스티븐 스필버그가 제작한 '디스터비아'에 할리우드의 기대주 샤이아 라보프와 호흡을 맞춘 배우가 있다. 바로 아버지를 잃고 변해가는 카일(샤이아 라보프)에 유쾌한 공기를 불어넣는 로니 역의 아론 유다.

아론 유는 데뷔한지 5년 밖에 안됐지만 벌써 할리우드에서 주요 배역을 맡을 정도로 급성장했다. 미국 드라마 'Law & Order'의 단역으로 시작해 '디스터비아' '21'에서 생기 넘치는 활발한 캐릭터로 자신의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아론 유는 할리우드에서 활약하는 한국계 배우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배우 중 하나다. 아론 유를 제13회 부산국제영화제 기간 중 4일 오후 1시 부산 해운대 그랜드호텔에서 만났다.

- 한국 방문은 처음인가?

▶한국 방문은 세 번째다. 13살 때 태권도를 배워 한국을 방문한 후에는 처음이다.


- 한국 방문 소감은 어떤가?

▶사실 이번에 한국을 방문하면서 유명 연예인으로 온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이제 성인이 됐으니 한국에 가서 소주를 마셔야지라는 생각으로 왔다.

-아시아연기자네트워크(APAN)에서 왕가위, 김기덕 감독과 작업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들의 영화에서 어떤 매력을 느꼈나?

▶왕가위 감독의 '화양연화'는 가장 좋아하는 영화 5위 안에 든다. 김기덕 감독은 우연히 '빈집' DVD를 보면서 알게 됐다. '빈집'은 대사가 별로 없어 무성 영화 같았다. 김기덕 감독이 주류가 아니기 때문에 싫어하는 사람과 좋아하는 사람이 분명한 것으로 안다.

-출연작 '디스터비아'와 '21'에서는 장난꾸러기 이미지가 강하다. 어떻게 생각하나?

▶그 점은 양면성이 될 수 있다. 익살스러운 이미지는 아시아계 배우에서는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에 플러스로 작용한다. 반면 영화업계는 그 이미지를 계속 이용하려고 하기 때문에 마이너스로 작용할 수도 있다.

-드라마 'Law & Order'의 단역으로 시작해 급성장한 것으로 안다.

▶사람들은 내가 자고 일어났더니 스타가 됐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뉴욕에서 연기학원을 다니면서 실력을 쌓았다. 솔직히 영화는 운이 좋았다. '디스터비아'의 로니 역은 스스로 생각해도 완벽한 연기였다. 그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연봉도 꽤 높은 마케팅 컨설턴트를 하던 중 연기자로 진로를 선회했다고 들었다. 왜 돈 잘 잘버는 직업을 두고 쉽지 않은 길을 택했나?

▶어머니도 돈 잘 버는 직업을 두고 연기자를 왜 하려고 하냐며 똑같은 이야기를 했다. 대학원 졸업 후 연기자가 되고 싶어 뉴욕에 왔다. 소파에서 자고, 밥도 굶으면서 임시직을 했다. 임시직으로 마케팅 컨설턴트를 하다가 정규직으로 일하게 됐다. 정규직 두 달 후에 자신을 돌아보니 불행하게 느껴졌다. 나는 배우가 되기 위해서 뉴욕에 왔는데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해고를 당하기 위해 근무를 태만하게 하는 등의 노력을 했지만 (웃음) 해고를 안 해줘서 자진 사직을 하고 무보수로 극단에서 일했다. 나는 한 번도 성공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

-그 같은 자신감을 얻게 된 계기가 있나?

▶어리석을 만큼 자신감이 있었던 것 같다. 배우는 성공확률이 낮기 때문에 돈을 벌면서 연기 공부를 병행하는 경우가 많다. 아는 사람은 배우가 되려고 했는데 결국 의대에 진학했다. 연기는 도박 같아서 올인 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 위험을 감수하면서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게 중요하다. 운도 좋은 편이다.

-스티븐 스필버그는 어떤 칭찬을 해주었나?

▶'디스터비아'의 제작자로 촬영장에 몇 번 온 적이 있다. 하지만 한 번도 마주치지 못해 직접적인 이야기를 듣지는 못했다. '디스터비아'의 최종 캐스팅 승인은 스티븐 스필버그가 했다. 스티븐 스필버그가 내 오디션 테이프를 보고 승인을 했다는 것 자체가 멋진 경험이었다.

-APAN에서 한국 영화에 출연하고 싶지만 좋은 시나리오를 어떻게 찾아야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어떤 의미인가?

▶한국영화가 어떤 프로세스를 가지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 미국에서는 나의 매니저가 있고 에이전트가 2명 있고 홍보담당도 2명이 있다. 이건 나라별로 다른 시스템이다. 다만 공통점을 꼽는다면 그것은 시나리오다. 내 지명도를 활용하려고 하는 영화에는 출연하고 싶지 않다.

-미국에서 한국영화의 위상은 어떠한가?

▶한국영화가 아시아권에서 인기가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미국은 다문화국가이고, 영어가 모국어이기 때문에 한국영화가 수익성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다만 한국영화의 비주얼적인 부분을 좋아하는 애호가들이 있는 것은 알고 있다.

-브루스 윌리스, 데미 무어의 큰딸 루머 윌리스와의 열애설을 들었다. 사실인가?

▶노 코멘트다. 어떤 배우들은 유명세를 얻기 위해 열애설을 흘리지만 난 사생활을 보호하고 싶다. 유명세 타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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