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간 주말 안방극장을 달궜던 SBS '조강지처클럽' 후속 '가문의 영광'이 드디어 첫 포문을 열고 공식 출사표를 던졌다.
11일 첫 방송된 '가문의 영광'은 증조할아버지가 쓰러지면서 곳곳에 흩어져 있던 가족들이 우여곡절 끝에 모이는 과정이 그려졌다.
세미나를 하기 위해 지방에 내려갔던 단아(윤정희 분)는 비행기 티켓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른다. 바람을 피우다 모텔을 급습한 아내에게 들킨 하태영(김성민 분)은 경찰서를 가는 통에 병원에 늦고 만다. 태영은 때마침 모텔에서 딴 남자와 있던 형수를 만나 형수의 내연남과 싸움을 벌이기도 한다.
이들은 경찰서에서 '콩가루 집안'이라는 비아냥까지 듣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안의 장남 수영(전노민 분)은 증조할아버지의 상을 치러야 한다며 아내에게 무릎을 꿇고 "증조할아버지 상을 치르기 위해서는 당신이 필요하다"고 부탁한다.
각각 말 못 할 사연이 가득한 가족들은 우여곡절 끝에 병원을 찾지만 결국 증조할아버지의 임종을 지키지 못하고 눈물을 쏟는다.
증조 할아버지를 위해 한자리에 모인 가족들의 이야기는 다소 과장된 느낌을 안겼다. 특히 내연남과 함께 있다 시동생을 만나고도 당당한 형수나 상을 치르기 위해 바람난 아내까지 용서하는 남편의 모습은 일반적인 가족의 모습과 크게 달랐다.
그러나 '가문의 영광'은 이같은 낯선 풍경을 통해 현대사회에 느리게 적응해 가는 소시민들의 삶을 진솔하게 담아가겠다는 작품의 의도를 분명하게 보여줬다.
특히 온 가족이 보는 주말 드라마답게 남녀의 단순한 사랑 이야기를 뛰어넘는 각각의 사연을 가진 가족 구성원들의 이야기는 잊혀져가는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울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