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엉남' 김주혁 이종혁.....찌질함의 화려한 변신

김건우 기자 / 입력 : 2008.10.15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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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결혼했다' 김주혁, '미쓰 홍당무' 이종혁, '그 남자의 책 198쪽' 이동욱(왼쪽부터) ⓒ <사진출처=영화스틸>


어깨가 축 처지고 어릿어릿하고 비실비실하고 슬프게 찌든 이 남자, 어딘가 보호 보능을 자극한다. 2008 스크린에 '우엉남'이 여심을 자극한다. '우엉남'은 김밥 주재료인 우엉처럼 비실하고 소심하다는 뜻의 합성어로 어찌남(어리버리찌질남), 소심남과 비슷한 의미의 단어다.

'우엉남'의 대표적인 주자는 2001년 '엽기적인 그녀'의 견우(차태현 분)다. 견우는 그녀(전지현)에게 꼼짝 못하며 원하는 것은 모든지 다 해주려고 노력한다. '우엉남'은 단순히 여자에게 잘해주는 남자를 지칭하는 게 아니다.


'우엉남'이 되기 위해서는 일편단심의 뜨거운 사랑이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우엉남'의 상대녀는 '엽기녀'이기 때문이다. '엽기적인 그녀'에서는 단순히 하이힐을 신게 하고 게임에 졌다고 따귀를 때리는 정도였다. 2008 엽기녀에게 꼼짝 못하는 '우엉남'의 슬픈 스토리를 공개한다.

'아내가 결혼했다' 그 놈과 또 결혼을... 김주혁

'아내가 결혼했다'(감독 정윤수, 제작 주피터필름)는 제목부터 '우엉남'의 기운이 느껴진다. 덕훈(김주혁 분)은 아내 인아(손예진 분)가 또 결혼을 하고 싶다는 것을 허락해줄 수밖에 없을 정도로 사랑한다.


하지만 그 사랑을 지키기 위한 과정은 김주혁의 표현을 빌리자면 "내가 봐도 불쌍하다"다. 덕훈은 아내가 재경(주상욱 분)과 섹스하는 요일을 정할 정도로 투정을 부리고, 바람도 피워본다. 하지만 인아는 "상관없어"라고 코웃음을 친다. 심지어 인아는 임신을 했다며 이 아이는 재경의 아이도 덕훈의 아이도 아닌 자신의 아이라고 말한다.

손예진은 "덕훈은 찌질한 게 아니라 우리 주위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남자"라고 말했다. 그만큼 덕훈은 한국의 전통 결혼관을 보여주는 남자다.

'미쓰 홍당무'..아내에게 꼼짝 못하는 서 선생...이종혁

서 선생은 몰래 바람을 피지만 그것이 사랑이 아니라고 믿는다. 서 선생은 이유리(황우슬혜 분)와의 불륜관계지만, 아내 성은교(방은진 분)를 사랑한다. 서 선생과 성은교는 집에서 대화가 거의 없다. 성은교가 "나 떠날거야"라고 말해도 제3세계 음악만을 들으며 모른 채 한다.

하지만 정작 아내가 이혼을 선언하자 '우엉남'의 진수를 보여준다. '앉아있어'라는 말에 조용히 앉아있고, '집에서 나가'라는 말에 말없이 쫓겨나온다. '우엉남' 최고봉의 장면은 서 선생이 양미숙(공효진 분), 이유리, 성은교가 함께 모이는 신이다. 서 선생은 세 여자의 말에 발언권 한번 얻지 못한 채 무표정으로 일관한다.

'아내가 결혼했다'의 김주혁이 신혼에서 찾을 수 있는 '우엉남'을 보여줬다면 이종혁은 자식이 있는 평범한 가장의 '우엉남'을 연기한다.

'그 남자의 책 198쪽' 그녀가 남긴 흔적을 찾아서...이동욱

제목 '그 남자의 책 198쪽'(감독 김정권, 제작 DSP미디어)만 들으면 어떤 멜로 영화일까 궁금증이 든다. 하지만 제목 '그 남자의 책 198쪽'은 통보도 없이 자신을 떠나간 옛 애인이 남긴 책 198쪽의 단서를 뜻한다. 준오는 그녀가 남긴 흔적을 찾아 도서관에서 매일 198쪽을 뒤진다.

떠난 그녀는 준오가 얼마나 '우엉남'이었으면 풀 수 없는 난제를 던져준 걸까? 다행스럽게 준오는 자신을 도와주는 은수(유진 분)와 새로운 감정을 발견한다. '우엉남'의 새로운 로맨스 찾기가 '그 남자의 책 198쪽'의 매력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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