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드라마 속 빛나는 우먼파워

김현록 기자 / 입력 : 2008.10.15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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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월요일과 화요일 밤은 폭력과 도박이 난무하는 선 굵은 남성드라마의 격전지다. 1970년대 격동의 세월을 250억 대담한 스케일로 그려가는 MBC '에덴의 동쪽'(극본 연출)과 만화와 영화가 먼저 그린 인정 없는 도박의 세계를 브라운관으로 옮긴 SBS '타짜'의 경쟁 때문이다. '에덴의 동쪽'이 더블 스코어 가까운 차이로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폭력과 도박이 주요한 소재로 등장하는 이른바 '남자' 드라마지만, 그렇기에 여배우들의 활약이 더욱 돋보인다는 점은 두 드라마의 공통점이다. '에덴의 동쪽'의 한지혜 이다해 이연희, '타짜'의 한예슬 강성연은 남성 중심의 드라마에 아슬아슬한 로맨스와 활력을 더한다. 남성보다 더 강한 여인의 모습을 그린다는 점에서도 두 드라마가 통한다.


'에덴의 동쪽'의 한지혜는 가장 드라마틱한 변신을 거듭한 캐릭터다. 탄광촌 역장의 하나뿐인 손녀딸로 지현은 방송 초반 지고지순한 청순가련형 여주인공의 대명사나 다름없었다. 지현이 명훈(박해진 분)의 아이를 임신한 뒤 사랑하는 동욱(연정훈 분)을 뒤로 하고 재벌가로 시집갈 때까지 한지혜는 매회 눈물을 펑펑 쏟는 눈물 연기를 펼쳤다.

그러나 지난 13일과 14일 방송분에선 재벌가 며느리로 재탄생, 강단있는 모습으로 시선을 집중시켰다. 이미숙을 바라보며 "하늘이 알고 땅이 아는 죄, 우리 가문만 짓고 살았다고 생각하지 말라, 자기 자식 장래를 위해서 한사람쯤은 죽어도 좋다고 짓밟은 죄, 그 죄도 사람 죽인 죄나 같다"고 맞받아칠 정도. AGB닐슨 기준 실시간 시청률은 33.56%로 가장 높았다.

이다해는 언론재벌의 딸 민혜린으로 시선을 집중시킨다. 드라마의 여느 재벌집 딸과 달리 사회문제에 민감하고 진취적인 여성이다. 역시 카지노 재벌의 딸인 영란 역의 이연희와 대비를 이룬다. 극 초반 연기력 논란에 휩싸였던 이연희는 동철 역 송승헌과의 러브라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모든 걸 버릴 수 있다"는 투정 섞인 고백에 눈물이 났다는 시청 소감이 올라올 정도다.


'타짜'의 한예슬과 강성연은 원작과의 차별화 속에서 존재감을 부각시킨다. 극중 한예슬이 맡은 난숙은 원작에는 존재하지 않는 캐릭터. 주인공 고니(장혁 분)와 영민(김민준 분)의 첫사랑이지만 타짜들이 짜고 치는 고스톱 판에 꼈던 오빠 때문에 팔아넘겨져 낮과 밤이 다른 이중생활을 하게 된다. 첫사랑 난숙과 도박판의 지나로, 180도 다른 모습으로 변신하는 한예슬의 모습은 보는 재미가 남다르다.

정마담 역의 강성연은 영화에서 김혜수가 맡았던 정마담에 비해 '악녀' 본연에 가까운 모습이다. 대사 역시 눈썹을 까딱이며 비아냥거리듯 내뱉는다. 눈을 강조한 메이크업과 화려한 의상은 역시 볼거리. 최대한 조금씩 움직이며 잔인한 도박판을 움직이는 마담의 모습은 주먹을 날리며 고함을 지르는 남자 캐릭터들과 대조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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