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8일 새벽2시 서울 목동 SBS 사옥에서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긴급출동 SOS' 보조작가 김모씨(23)의 죽음을 계기로 방송작가들이 처한 열악한 현실을 되돌아봐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방송작가 이혜진씨는 '방송문예' 10월호에 기고한 '무엇이 그녀를 죽음에 이르게 했는가?'라는 글을 통해 "한 막내작가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 선배들의 노력이 진실로 필요한 때"라고 주장했다.
이씨는 "작가사회 안에 떠돈 이야기의 상당수가 방송사나 제작팀이 아닌 선배작가들을 겨냥했다"며 "이는 하루가 다르게 열악해지는 보조작가들의 현실에 눈감아온 선배들에 대한 분노"라고 지적했다.
이어 "고인이 된 김 작가는 SBS프로덕션 소속의 보조작가"라며 "제작은 5주에 1번, 2개의 아이템을 찾는 과정에 사례자 섭외와 솔루션부분의 구성 및 원고가 김 작가의 몫"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온갖 '잡일'을 도맡아 한 뒤 김 작가가 받는 월급은 80만원. 내부규정에 따라 6개월이 지나면 월 110만원으로 인상된다. 이 작가는 "케이블과 프로덕션의 경우 이보다 더 심각한 조건도 있다"고 덧붙였다.
자정을 넘겨 퇴근하는 것은 예삿일이고 밤샘 작업을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렇게 일을 한 보조작가의 평균 연봉은 1400만원~1900만원 선. 4대보험 등은 꿈도 꾸지 못한다. 문제는 이 과정을 넘겨도 정작 방송작가가 되기는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렵다는 것.
이 작가는 "보조작가들을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그들을 볼모로 잡은 방송작가의 꿈이 점점 더 어려워지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또다시 그들(보조작가들)을 외면한다면 더 큰 희생이 있기 전까지 현실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광범위한 실태조사와 가이드라인부터 작성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자살한 보조작가 계기로 열악한 현실 개선해야"
도병욱 기자 / 입력 : 2008.10.16 09:34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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