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김대희 <사진제공=YK패밀리> |
"밥 묵자", "동민이는 어데 갔노?", "이 자슥이!!" 외우기도 수월하겠다 싶을 만큼 간단명료한 대사들이다. 동시에 매번 다른 의미를 품으며 극의 비중만큼은 크게 유지하고 있다. KBS 2TV '대화가 필요해'의 무뚝뚝한 경상도 아버지, 개그맨 김대희다.
'대화가 필요해'?.."실제 우리가족은 대화가 넘쳐"
"집에 가면 말이 많다. 아무리 늦게 가도 아내와 다만 10분이라도 대화를 한다. 자기 전 침대에 누워서라도 시시콜콜한 것까지 얘기한다. 아내도 딸이 이랬다 저랬다 등 소소한 얘기들을 해준다."
'대화가 필요해'의 카리스마는 집에만 가면 애정 어린 미소로 바뀐다. '동민이'이겐 무심한 아빠지만 이제 3살, 제일 예쁠 때를 맞은 실제 딸인 세윤 양에겐 '딸 바보' 아닌가 싶을 만큼 너무 다정다감한 아빠다.
"딸이랑 노는 시간이 제일 행복하다. '피곤이 씻은 듯이 사라진다'는 말이 있는데 예전엔 '뭐 그런 말이 있나', '설마'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딸과 함께 하면 실제로 피곤이 싹 사라지더라."
여기에 한술 더 떠 김대희는 "정웅인의 딸이 인터넷에서 '얼짱'이라고 화자되고 있더라. 실제로 촬영장에 데리고 온 걸 봤는데 예뻤다"며 "근데 우리 딸도 정웅인의 딸 못지않게 눈도 크고 예쁘다. 홍보를 좀 해서 우리 딸도 '얼짱'으로 만들어 봐야 할 지 고민이다"는 말로 정점을 찍는다.
넘치는 대화를 자랑하는 사랑스러운 가족은 기대했던 김대희의 모습과는 달랐다. 그러나 '대화가 필요해'와는 정반대인 그의 모습은 새로운 매력으로 다가왔다.
KBS 2TV '개그콘서트'의 '대화가 필요해' 코너 한 장면 <사진출처=방송화면캡처> |
'대화가 필요해'의 동민아버지는 맞춤옷
김대희가 최근 '대화가 필요해' 코너에 인기를 모았던 '바보 대구' 캐릭터로 다시금 등장해 큰 웃음을 줬다. 평소 보였던 근엄함과는 달리 하얀 콧물을 그리고 한 다리를 떨며 극과 극을 달리는 그의 노력에 시청자는 호평으로 화답했다.
"'바보 대구'는 동민이의 '경비아저씨' 등장에 이은 특별 출연 같은 것이었다. 꽤 오랫동안 했던 캐릭터라 하면서도 반가웠다. 그런데 오랜만에 해서인지 다리 떠는 것도 그렇고 좀 어렵더라."
'바보 대구'는 동네 초등학생들이 한 번쯤은 다리떨기를 시도하게 했을 만큼 인기를 모았던 캐릭터였다. 당시엔 김대희 자신의 지능 지수가 의심스럽기까지 할 만큼 딱 맞는 캐릭터라고 생각했지만 어느덧 그는 '바보 대구'가 어색할 마큼 100% '동민이 아부지'의 모습으로 변해버렸다.
"'대화가 필요해'를 오래 해와서 인지 '동민이 아부지'가 더 내 옷 같다. 진짜 내 몸에 딱 맞는 맞춤옷 같다."
김대희는 짧은 말로 생각을 밝혔다지만 그 말에선 코너에 대한 그의 애정이 담뿍 묻어났다. 직접적인 말이 아니어도 '대화가 필요해' 코너를 위해 삭발을 감행하는 등 열의를 다했던 그의 모습은 이미 충분히 설명을 해주고 있었다.
덕분에 '대화가 필요해'는 2주년을 앞두게 됐다. 빠르게 변화하는 개그 환경 속 2년여를 달려온 '대화가 필요해'와 김대희의 노력이 새삼 의미를 더하는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