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밤'은 예능 호통꾼들의 무덤

'우결' 박명수, '세바퀴' 김구라.. 그들의 말 못할 사연

일산(경기)=김겨울 기자 / 입력 : 2008.10.16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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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말과 호통의 대가들인 박명수와 김구라가 유독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이하 '일밤')'에만 출연하면 말을 못해 남몰래 속앓이를 하고 있다.

MBC '무한도전'과 KBS 2TV '해피투게더'에서 '물 만난 고기' 마냥 입담을 펼치는 박명수는 '일밤'의 코너 '우리 결혼했어요'의 촬영장에서는 '꿀 먹은 벙어리'로 자리를 지킬 뿐이다.


박명수는 결혼 16주차라는 푯말을 앞두고 또 다른 유부남 이혁재와 심드렁하게 앉아서는 가끔 타는 속을 달래려고 물을 마신다.

김구라도 마찬가지. '세바퀴' 촬영장에서 본 김구라는 특유의 '막말 개그'를 하지 못한 채 답답한지 땀만 닦고 있을 뿐이다.

'세바퀴'에 함께 출연하는 조형기가 "김구라는 녹화장에서 딱 세 마디 한다"며 "'고만하세요'와 '보시죠', 그리고 (양)희은 누나한테 혼나면 '에이 참'이라고 한다"고 말하자 이휘재 역시 "구라 형이 '세바퀴'만 촬영하면 집에 매우 가고 싶어한다"고 거들었다.


이처럼 박명수와 김구라가 '일밤'만 오면 주눅 드는 이유는 그들의 주무기인 '막말'과 '호통'이 이곳에서는 먹히지 않기 때문.

가령 김구라가 특유의 '막말 개그'를 선보일라치면 '여장부' 양희은이 등장해 더 큰 고함을 지르고 이어 이경실이 비난하기 시작한다. 이에 임예진의 궁시렁대기까지. 김구라가 '깨갱'할 수밖에 없다는 것. 결국 김구라는 게스트로 출연한 애꿎은 김경민만 괴롭힌다.

이는 박명수도 마찬가지. 서인영에게 호통을 치려하면 크라운 제이가 울컥하고 알렉스에게 버럭하면 여지없이 방청객들이 야유를 보낸다.

박미선은 "'세바퀴'라는 방송이 초반에 (조)형기 오빠도 그랬지만 거친 여성들이 많이 나오는 방송인 만큼 상대적으로 남자들은 힘들어 할 수 있다"라며 김구라가 기를 못 피는 이유를 설명했다.

'우결'의 한 제작진 역시 "박명수가 적응을 잘 못한다기보다 역할 설정에 있어 문제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들 방송은 그들이 구축해 온 이미지를 살리기 어려운 코너라는 것.

즉 '우결'이나 '세바퀴'가 '무한도전'이나 '라디오스타'에 비해 많은 사람들이 등장하는 데다 여성들의 역할이 큰 만큼 남성 출연자들과의 거친 개그에 익숙한 박명수와 김구라가 그들의 주무기를 펼 수 없다는 것이 이들 호통꾼들이 기 펴기 힘든 이유다. 차라리 '일밤'에서 김구라와 박명수를 한 코너에 모으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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