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방향으로 배수빈, 유하나, 박시연, 장서진 |
하루에도 수십 명이 뜨고 지는 연예계에서 자신을 알리기란 쉬운 일이 아닐 터. 특히 갓 데뷔한 신인에게 쟁쟁한 선배들이 가득한 무대는 전쟁터나 다름없다. 이 때문에 중화권으로 먼저 눈을 돌린 이들이 적지 않다.
SBS '바람의 화원'에서 김홍도(박신양 분)와 신윤복(문근영 분)의 든든한 후원자 정조 역을 맡고 있는 배수빈(본명 윤태욱)은 중국에서 경력을 닦았다.
2000년 디자이너 하용수의 눈에 띄어 연예계에 발을 디딘 그는 2001년 영화 '클럽버터플라이'로 데뷔했으나 개봉 1주일 만에 막을 내리는 아픔을 겪었다.
왕자웨이(왕가위) 감독의 추천으로 2002년 중국 베이징 영화학교에서 공부하던 도중 양양 감독에게 단번에 발탁됐다. 그 해 중국 관영 CCTV에서 방송된 30부작 드라마 '기억의 증명'에서 주인공을 맡는 행운을 거머쥐었다. '기억의 증명'은 방송직후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는 등 큰 반향을 일으켰다고.
그 후 국내로 돌아와 2004년 MBC '베스트극장'을 통해 얼굴을 비췄다. 같은 해 SBS '남자가 사랑할 때', KBS2 '해신'과 2005년 MBC '결혼합시다' 등에 출연하며 서서히 얼굴을 알렸다. 특히 지난해 종영한 MBC '주몽'에서 양성적인 매력을 풍기는 사용 역으로 인기를 모았다.
지난 5일 막을 내린 SBS '조강지처 클럽'에서 엉뚱한 매력녀 나현실 역을 맡아 단숨에 스타덤에 오른 유하나는 대만에서 먼저 데뷔했다. 2006년 청춘남녀의 방황을 그린 영화 '6호 출구'에서 주인공을 맡아 스크린 신고식을 치른 후 2007년 대만 드라마 '방양적성성'에서 여주인공을 맡았다. 특히 '방양적성성'에서 연인으로 호흡을 맞춘 대만의 톱스타 린즈잉(임지령)과 스캔들이 나 현지 언론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한가인과 닮은 외모로 '한가인 남동생'으로 잘 알려진 장서진 역시 중화권에 먼저 얼굴을 알렸다. 지난해 토비스리조트 아시아 광고모델로 연예계에 입문한 그는 같은 해 대만 여가수 샤밍웨이의 '렛 미 세이'(Let me say)' 뮤직비디오에 주연으로 출연했다.
장서진은 최근 각종 광고 모델로 주가를 높이고 있으며 지난 5월부터 KBS2 '사이다'의 청춘드라마 '그 남자 그 여자' 코너에 출연해 본격적인 연기활동을 시작했다. 지난 3월부터 5300만 가입자를 가지고 있는 일본 최대 이동통신사 NTT 도코모에 '차세대 한류스타 장서진 다이어리'라는 타이틀로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시작해 일본 진출도 시작했다.
탤런트 박시연이 중국에서 먼저 데뷔한 사실은 이미 잘 알려진 이야기다. 2000년 미스코리아 서울 미에 입상한 후 2002년 한국 배우를 캐스팅하려는 프로젝트에 응모해 중국 CCTV 드라마 '봉구황'에 출연했다. 그 후 2004년까지 '한혈보마' '보련등' 등 총 세 편의 드라마에 출연하며 연기자로 입지를 굳혔다. '봉구황'은 2006년 국내 케이블채널 '무협TV'의 전파를 타기도 했다.
↑왼쪽부터 윤하, 선민, 케이 |
이 같은 예비스타들이 해외를 먼저 공략하는 것은 국내 시장이 이미 포화상태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톱스타들이 자리를 잡고 있는 무대에 신인이 끼어들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새로운 시장으로 눈돌려 연기 경력을 닦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에서 비행기에 오르기도 한다.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 연예인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것도 한 몫을 한다. 지난해 중국 여배우 짱위치(장우기)가 송혜교와 똑같이 성형수술을 한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아시아권에서는 한국 여성이 아름답다는 인식이 퍼져있다. 한국 출신이라는 것만으로도 눈길을 끌 수 있다.
해외에서 먼저 활동하가다 국내에 역으로 데뷔하는 방식은 가요계도 마찬가지다. 이 경우에는 국내보다 음반시장이 큰 일본을 노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윤하, 선민, 케이 등이 대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