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 "연기 하면서 김태희와 대화 늘었다"(인터뷰)

김건우 기자 / 입력 : 2008.10.31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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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완 ⓒ 송희진 기자


이완은 운이 좋은 배우일까? 혹자는 누나 김태희의 후광에 힘입어 '천국의 계단'에 출연해 순식간에 스타에 올랐다고 말한다. 그들에게 물어보고 싶다. "이완하고 대화 해봤어? 해보고 이야기해!"

이완은 거침없이 말한다. '소년은 울지 않는다'에서 광기를 담아낸 눈빛으로 열여덟 살 소년을 표현한 캐릭터 그대로다. 하지만 그는 영화 속 종두처럼 저돌적이지 않다. 자신의 삶, 누나 김태희, 그는 솔직하게 대화를 함으로써 상대방의 경계를 풀고 이내 친구처럼 다가온다.


어느덧 연기 5년차로 한국과 일본에서 연기력을 인정받고 있다. '소년은 울지 않는다'는 2년 전에 찍었지만 한국에서는 첫 스크린 신고식인 셈이다.

이완은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이미지에 대한 두려움이요? 오히려 저는 지금 이미지를 만들고 싶어요. 고독하지만 정 있는 아웃사이더!" 영화 '소년은 울지 않는다'의 태호는 말 그대로 이완을 위한 완벽한 맞춤옷이다.

-영화 출연은 '소년은 울지 않는다'가 처음이다.


▶일본에서 '베로니카 죽기를 결심하다'를 찍었지만 한국에서는 처음이었다. 액션 준비를 많이 했다. 제작보고회에서 영상을 보고 영화 분위기와 너무 잘 어울려 깜짝 놀랐다. 집에서 TV 보는 복장으로 나가 촬영을 하기도 했다.

-한국과 일본의 영화 제작 시스템이 많이 다른지.

▶일본은 스케줄표가 그날 날씨 상태에 따라서 두 개를 준비한다.

-강원도 양양에서 촬영을 할 때 귀신을 직접 봤다고 들었다.

▶촬영장 터가 안 좋다고 들었다. 매니저와 함께 내려오는 길에 일제시대 때 지어진 건물 폐허에 불이 켜져 있었다. 그 불 덕분에 안이 훤히 보이는데 폐허였다. 누가 사는지 너무 궁금하고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다음날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했더니 놀라면서 아무도 안 산다고 이야기해줬다.

또 TV가 저절로 켜져 있기도 하고, 초인종 소리가 나서 나가보면 아무도 없었던 적도 있다. 귀신을 무서워 하지만 아직까지 직접 보지는 못해 실감은 안 난다.

-영화에서는 18살 소년을 연기한다. 실제 고등학생 때는 어땠는지?

▶운동을 좋아했다. 점심시간에 축구하러 나가기를 좋아했다. 공부하고는 좀 거리가 있었지만(웃음). 대학교 진학을 위해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공부를 했다.

-현재 체육학과 학생이다. 대학교 진학을 위한 실기 준비가 만만치 않았을 것 같다.

▶체육대학 진학을 위해 입시학원을 찾아갔더니 중간에 포기할 생각이면 시작하지 말라는 충고를 들었다. 운동을 시작했는데 너무 힘들었다. 태릉선수촌 운동선수처럼 1년을 지냈다. 기초체력이 적성에 잘 맞는 편이다. 세 달이 넘어가니깐 그동안 열심히 한 게 아까워서라도 열심히 했다.

-춤도 잘 췄을 거 같은데.

▶춤은 전혀 못 추는 몸치다. 수학여행 때도 나가서 뭔가를 하는 성격은 아니었다.

-'소년은 울지 않는다'에서 아역들과 연기를 했다. 아역들이 연기활동을 하면서 소중한 것을 놓친다는 지적도 많은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안타깝다. 난 데뷔를 대학교 2학년을 마치고 했지만 지금도 많이 섭섭하다. 학창시절에 누릴 수 있는 많은 것들을 해봤으면 좋겠다.

-데뷔를 하면서 못해 본 아쉬운 것을 꼽는다면?

▶캐리비안 베이 같은 야외 수영장에 여자친구와 가서 놀아보고 싶다. 배낭여행을 가거나 커피숍 아르바이트 등도 해보고 싶었다.

-보통 그런 것들은 1학년 때 경험하는데?

▶1학년 때는 술 마시고 미팅을 많이 했다. 미팅이라고 해서 여자들과 만남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친구들끼리 술 마시고 즐겁게 놀자는 의미가 컸다. 외모보다는 얼마나 즐겁게 그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상대인지가 더 중요했다.

-술을 잘 마시나보다.

▶소주 한 병에서 한 병 반 정도 마신다. 어울려서 술 마시는 것을 좋아하다. 취하는 느낌을 좋아한다.

-술을 마시면 버릇이 있는지?

▶술이 몸에서 잘 안 받는 편이다. 얼굴이 빨개진다. 하지만 필름이 끊긴 적은 한 번도 없다.

-누나 김태희도 술을 자주 마시는지.

▶누나는 술을 안 먹는다. 나와 비슷해서 마시면 금방 빨개진다.

-근데 재미있게 놀려면 돈이 필요하지 않나? 누나가 용돈을 많이 줬나보다.

▶용돈은 부모님이 줬다. 하루에 만원 정도 썼던 것 같다. 5:5 미팅을 했을 때 10명이 대학가에서 술을 마시면 8만원 정도 나온다. 남은 2만원으로 노래방에서 즐겁게 놀았다.

-돈을 흥청망청 쓰는 스타일이 아닌가보다.

▶100원을 들고 나가면 200원을 만들어왔다. 항상 경제관념이 있어 빚을 진 적이 없다. 또 아버지가 사업가다 보니 사업가 기질이 있는 것 같다. 가령 5만원이 있으면 택시비는 얼마, 술값은 얼마 하면서 나눠놓고 마셨다. 아끼지 않는 것은 밥값과 친구들과 가볍게 마시는 술값이다.

-나중에 사업을 할 생각이 있는지.

▶관심 분야는 체육이다. 대학 졸업 후에는 스포츠 경영학을 배우려고 한다. 아버지도 스포츠센터를 운영해보는 게 어떠냐고 말씀하셨다. 나름 준비하고 있다.

-재테크를 특별히 하는 게 있는지.

▶현재는 없다. 수입은 모두 부모님께 맡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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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에게 인기가 많을 것 같다. 평생 친구는 몇 명이나 있나?

▶다섯 명 정도 있다. 중학교 친구 1명, 고등학교 친구 2명, 대학교 친구 2명 정도다.

-연기활동을 하면서 대학교도 열심히 다녔나보다.

▶대학교 2학년 데뷔할 때까지는 매일 학교에 나갔다. 또 연예인 데뷔 후에도 '연예인이라서 그래'라는 평가를 안 듣기 위해 일이 없으면 학교를 나갔다. 출석은 노력했지만 시험성적이 좋은 편은 아니다.

대학교 1학년 시험 볼 때 학번과 이름만 쓰고 백지를 내고 나간 적이 있다. 학점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학교는 특별히 무언가를 배우기보다는 사람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지.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믿음과 나 자산에 대한 믿음이다.

-살아오면서 큰 어려움이 없었던 것 같다.

▶엄청나게 순탄하게 생활을 해서 걱정이 된다. 큰 고난을 겪게 되면 무너지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하지만 성격이 긍정적이어서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다.

-배우에게 고민은 연기력과 이미지다. 그것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것은 문제가 아니라 목표다. 시나리오를 보면서 '이 역할은 이완이 어울려'라는 인식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 정도 위치가 된다면 다른 연기로 변신할 수 있는 욕심도 생길 것 같다. 지금까지 구축하고 싶은 이미지는 어둡고 고독하고 정 있는 아웃사이더다.

-누나 김태희는 이미지 때문에 고민을 많이 하지 않았는지.

▶본인은 걱정을 안했다. 저랑 성격이 비슷하다. 뭐라고 말해야할까? 남이 생각하는 것은 신경을 안 쓴다. CF 연기 이미지? 그것도 정말 어렵다. 자신이 만족하고 가족이 인정한다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한번쯤 변화를 주는 게 맞지 않을까?

▶그건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다. 제가 생각할 때는 언젠가 변화시점이 느껴지면 누나는 알아서 할 것으로 생각한다. 누나는 필요하다고 하면 독을 품고 하는 스타일이다.

- 김태희는 루머에도 많이 시달렸다.

▶저도 신경 안 쓰고 본인도 신경 안 쓴다. 사실이 아니니깐. 톱스타들은 그런 소문이 하나씩 다 있다. 가령 CF 문제 때문에 많이 소문이 생긴다고 들었다. 저희 가족들은 말이 안된다고 생각한다. 누나는 웃으면서 넘겼다. 가령 증거가 있다고도 하는데 증거가 있으면 내놓고 말하면 되지 않나? 객관적으로 소문 당사자와 만날 이유가 없다.

- 누나 김태희가 많이 도와주는 편인가?

▶모니터링은 열심히 해준다. TV 드라마와 영화는 호흡이 많이 다르다는 충고를 해줬다. 평소에 대화가 많지 않았는데 오히려 연기를 하면서 대화가 많아졌다.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

▶11월 초에 일본에서 팬 미팅이 있다. 일본팬 중에는 팬레터를 한글로 써주는 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앞으로 영화 홍보활동을 열심히 하고 학교를 마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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