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서형 "남편이 내 친구와 바람피면 떠난다"(인터뷰)

문완식 기자 / 입력 : 2008.10.31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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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형 ⓒ이명근 기자 qwe123@


유혹, 배신, 유혹, 배신 그리고 극적 반전.

내달 3일 첫 방송되는 SBS 일일드라마 '아내의 유혹'(극본 김순옥 ㆍ연출 오세강)을 간단히 요약하자면 이렇다. 유혹과 배신 사이에 은재(장서희 분), 애리(김서형 분), 교빈(변우민 분) 이 세 사람을 잘 섞어 놓으면 120부작 드라마가 뚝딱이다. 극적 반전이야 '시청자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작가의 몫일 뿐.


"애리가 드라마 초반에 분위기를 좀 잡아줘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어요. 은재가 복수하는 게 15회 정도에서 나오는데 그래야 왜 은재가 복수하는지 설명이 잘 될 것 같아요."

◆"'아내의 유혹', 시청자들이 밥숟가락 못들 정도로 잘 됐으면 좋겠어요"

영화 '맛있는 섹스 그리고 사랑' 이후 김서형은 데뷔 후 처음 일의 '맛'을 알게 됐고 욕심도 부려봤다. 그러나 욕심만큼 세상이 그리고 사람들이 따라주지 않았다. '나를 알아 달라'고 말하는 대신 그녀는 1년이란 자기만의 시간을 갖는다. '연인이여'를 하기 전처럼.


"배우라는 직업이기 때문에 다 해야겠지만 끝나고 나면 '내가 뭘 했었지'하며 그 배역을 버리는 시간이 필요해요."

1년 동안 허망함에 우울증 비슷하게 앓기도 했고 이를 극복코자 여행도 다녔다. 그러면서 자신을 위로했다.

"뭐랄까. 우울증 비슷한 게 찾아 왔지만 정식으로 치료를 받은 건 아니에요. 그냥 상담을 받아보고 싶은 생각은 있었지만 저를 다 드러낼 자신은 없었어요. 그냥 여행 다니면서 첨부터 끝까지 걸어 다녔어요. 나 자신한테는 '난 강하다'라고 되새기며 많이 다독였죠."

그리고 '아내의 유혹'으로 다시 세상 앞에 섰다. 전이나 후나 또 '악녀'다.

"이번에도 악녀 역할인데 그렇게 하려면 평소에 몸가짐을 그 배역에 맞춰야 해요. 집에서도 그 배역에 맞춰 살아요. 6개월 동안 애리 역을 맡아 연기한다면 6개월을 애리처럼 살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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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형 ⓒ이명근 기자 qwe123@


'아내의 유혹'은 자신의 절친한 친구(애리)에게 남편(교빈)을 뺏기고 버림받은 여자(은재)가 몰라보게 변신 후 돌아와 남편을 되찾고 남편을 다시 버림으로써 복수한다는 게 대강의 줄거리다. 평일 저녁 7시대 드라마로선 파격적인 소재가 아닐 수 없다.

"그맘때가 저녁시간인데 시청자들이 밥숟가락을 못들 정도로 잘 됐으면 좋겠어요. 어떻게 얘기가 전개될까 궁금해서 말이죠. 욕 많이 먹는 거요? 저는 좋아요. '그 때 김서형이 저 여자야? 의외네'하고 보셨으면 좋겠어요."

악녀도 악녀지만 또 하나 김서형을 쭉 따라가는 게 '섹시코드'다.

"바꾸고 싶은 마음은 있죠. 저한테도 기회는 있겠죠. 애리가 드라마 후반에 은재에게 당할 때 가련한 여자로 보일 수도 있을 거에요. 예전에는 바꿔봐야지 고민도 많이 했는데 이제는 충분히 보여주고 욕도 먹고 그럴려고요."

'아내의 유혹'에서 '아내'는 장서희다. 장서희는 남편 빼앗기고 복수하는 여자로 나온다. 김서형은 장서희에게 경쟁심리보다는 부담을 느낀다고 했다.

"언니는 언니 맡은 데로 하고 저는 저 나름대로 맡은 부분을 하는 거죠. 서희 언니가 너무 잘하시는 분이라 좀 부담이 돼요. 나도 잘 해야지라고 생각해요.(웃음)"

◆"남편이 제 친구와 바람피면요? 전 제가 떠날 거에요"

배우들이 아무리 '남의 삶'을 산다지만 자신이 맡은 인물을 실제 심정적으로 얼마나 이해하는지는 별개가 아닐까. 김서형이 어떨지 궁금했다. 다소 의외의 답변이다.

"전 싹부터 잘라서 그런 일을 안 만들어요. 알아채는 순간 저는 제가 떠날 거에요. 그 둘 때문에 제가 무서워 떠나는 게 아니라 저도 제 인생 있다는 거죠. 아니면 아닌 거죠. 앉혀놓고 물어보고 싶어요. 정말 좋아한다면 보내줄 거 같아요."

자신의 친구와 바람이 나 자신을 버린 남편을 유혹하는 극중 은재의 행동은 어떨까. 자기는 아니라는 단서를 굳이 단다.

"심정은 이해할 수 있어요. 여자들은 그럴 때 '어디 네가 잘되는지 보자. 더 잘 돼 나타나자'하는 심리가 있어요, 저는 아니지만. 우연한 기회에라도 옛 남자 친구를 만났을 때 잘 보이고 싶은 마음 같은 것 말이에요."

또 한 번 궁금증이 생겼다. 아내의 친구에게 빠졌다가 다시 돌아와 자신을 유혹하는 여자가 아내라는 사실을 눈치 채지 못한 채 그 여자에게 다시 빠져드는 극중 교빈(변우민 분)에 대해 물었다. 교빈 역의 변우민은 '아내의 유혹' 제작발표회에서 "대본 첫 3줄을 읽고 덮어 버렸다"고 심경(?)을 밝혔다.

"교빈이가 이상한 거 같아요. 드라마 시작할 때도 또 다른 여자랑 산부인과에서 만나는 장면이 있어요. 돈을 주면서 아이를 지우라는 거죠. 은재가 다시 나타났을 때 그 여자에게 빠진다면 정신 못 차리는 거죠. 전 나쁜 남자 싫어요. 만약 연애할 때 그건 걸 알았다면 결혼 안 하죠."

김서형은 지난 1994년 KBS 공채 16기 탤런트로 데뷔했다. 햇수로 치면 올해로 15년차다. 욕심도 있었을 테고 그만큼 아픔도 있었을 것이다.

"가난하게 지내다가 부자가 된 마음이에요. 일을 안 할 때는 정말 (마음이)가난한 것 같아요. 물질적인 것을 떠나 마음의 부자가 됐으면 해요. 일을 할 때만큼은 마음이 풍요롭죠."

새 드라마 '아내의 유혹'으로 마음의 부자가 된 것 같다는 그녀, 또 다른 연기 변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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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형 ⓒ이명근 기자 qwe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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