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자현, 김옥빈, 송혜교 (위부터) <사진출처=영화스틸> |
조선시대 풍류를 즐긴 주 계층은 양반과 기녀였다. 보통 기녀는 연회나 궁중행사에서 흥을 돋우기 위해 가무나 풍류를 담당한 사람을 말했다. 그러나 조선시대 기녀는 단순히 이런 역할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남성의 전유물이었던 시조를 서정적으로 짓고 예술의 보존과 전수자 역할을 했다.
스크린 속 기녀들은 이 같은 조선시대 풍류를 즐기는 화려함에 관객들을 유혹하는 여성미를 더했다. 조선 시대를 풍미했던 황진이부터 화가 김홍도의 마음에 상처를 준 가상의 인물 설화까지 다양한 기녀들이 스크린에 담겨 있다.
'미인도'에서 김홍도의 마음에 상처를 주는 기녀 설화 역은 추자현이 맡았다. 추자현은 영화 '사생결단'에서 마약에 중독된 지영 역을 맡아 연기력을 재평가 받았다. 당시 과감한 노출을 통해 비련의 여인을 모습을 보였다면 '미인도'에서는 노출을 통해 사랑에 대한 욕망을 표출했다.
설화는 가야금 연주는 물론이고 그림에 대한 심미안까지 지닌 당대 최고의 기녀다. '미인도'는 신윤복이 남장여자라는 설정에서 시작한 팩션 영화다. 영화에서 설호는 신윤복(김민선 분)이 여자임을 확인하기 위해 키스를 시도한다. 추자현은 더 나아가 시나리오에 없는 김홍도(김영호 분)와의 베드신을 소화해냈다.
김옥빈은 '1724 기방난동사건'에서 1724년 평양제일기생학교를 수석 졸업한 천하일색 기생 설지를 맡았다. 권유진 감독은 퓨전 느낌을 내기 위해 코르셋 스타일의 의상을 시도했다. 이 의상을 디자인한 사람은 바로 앙드레 김이다.
'1724 기방난동사건'은 조직폭력배 이야기를 조선시대에 이입하면 어떻게 될까라는 궁금증에서 시작했다. 영화는 건달 천둥(이정재 분)과 조선 최고의 기생 설지를 중심으로 조선시대 주먹패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조선시대 빼놓을 수 없는 기녀는 황진이다. 2006년 황진이를 일개 기녀로 취급하려던 것은 잘못됐다며 재평가하려는 움직임이 거세게 일었다. 소설, 드라마, 영화, 연극 모든 문화에서 황진이 바람이 불었다.
영화 '황진이'는 송혜교가 맡았다. 영화 '황진이'는 홍석중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봉건사회에 맞서는 여성 황진이에 초점을 맞췄다. 송혜교는 자신의 여성성을 무기로 남성들을 주무르면서 기녀라는 신분적 한계를 잘 그렸다는 평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