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질 수 없지. 꼭 이기고야 말겠다!"
유난히 승리에 집착하는 사람이 있다. 지는 것은 죽기보다 싫고 뭐든 이겨야 직성이 풀린다. 불꽃 튀는 경쟁이 펼쳐지는 예능계에서 스타들의 승부욕은 더욱 빛을 발한다. 적당한 승부근성은 스타를 매력적으로 보이게 한다. 욕심이 지나친 과한 승부욕은 재미와 스릴을 안기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승부욕이 강한 스타로는 김현중-황보 커플이 대표적이다.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인기코너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부부로 출연중인 이들은 서로 내기를 하며 승부욕을 불태운다. 두 사람 모두 승부욕이 어찌나 강한지 '승부욕 부부'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게임과 내기가 이들 부부의 주된 생활이 됐을 정도다.
보통 커플들이 나들이를 떠나면 알콩달콩 사랑을 나누는 데 비해 이들은 그곳에서 조차 내기를 펼친다. 놀이공원에 놀러가서 롤러코스터를 타며 무표정을 짓는 벌칙 게임을 수행하거나 총으로 인형을 맞히는 사격게임에서도 절대 봐주는 법이 없다.
이별여행을 떠난 뒤 부부 생활을 이어갈 지 선택하는 미션에서도 이들은 종합운동장을 찾았다. 로맨틱한 이벤트를 보여준 크라운제이나 신애에게 잊지 못할 콘서트를 선물한 알렉스, 남산 케이블카를 타며 옛 추억을 회상한 앤디와 솔비 등 다른 커플의 이별 여행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육상트랙이 있는 이곳에서 두 사람은 배드민턴과 높이뛰기, 달리기 등을 하며 승부욕을 불태웠다.
한가위 특집 편에서도 이들 부부는 씨름대결에서 각각 남녀 경기 모두 우승을 차지해 남다른 승부욕을 과시했다.
김현중은 인터뷰를 통해 "왜 자꾸 내기를 하는지 모르겠지만 싸울 때 치열함이 강하니까 이기면 희열감이 크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MBC '무한도전'에 출연 중인 전진 역시 승부욕이 강하기로 소문난 스타다. 전진은 데뷔 초 KBS2 '출발 드림팀'에서 엄청난 승부근성을 지닌 '만능 체육인'으로 이름을 알린 바 있다. '무한도전'에서도 그의 승부욕은 변함이 없었다.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승부욕을 보이고 다른 멤버들은 가볍게 넘기는 일에 혼자 힘을 뺀다.
나무젓가락을 엉덩이 근육으로 부러뜨리거나 많은 사람들 앞에서 혼자 뮤직비디오를 찍는 등 민망하거나 우스운 도전에도 항상 진지하게 임한다. 이처럼 '열심히 하지만 뭔가 허점이 보이는 캐릭터'로 고정 게스트가 됐다. 멤버들은 전진의 열성적인 모습에 '백만돌이', '이글아이'라는 애칭을 붙여주기도 했다.
KBS2 '해피선데이-1박2일'의 이승기 또한 승부욕이 넘치기는 마찬가지. 승부에 유독 집착이 심하고 고집이 세지만 항상 허탕을 쳐 '허당'이라는 별명이 생겼다. 멤버 중 누구보다 승부욕이 강해 만능 스포츠맨일 것 같지만 배드민턴, 제기차기, 탁구 등을 할 땐 형편없는 실력을 보인다. 그러나 게임이 시작되면 그의 눈은 항상 불타오른다.
가위바위보를 해 이긴 사람이 진 사람 이마를 때리는 '이마 까기'게임에서 이승기는 승리를 위해 아픔을 견디는 무모함을 보이기도 했다. 결국 손가락 힘으로 모든 멤버를 제압해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잘생긴 외모의 '귀공자' 이미지는 온데간데없다.
예능계에 새로운 얼굴 박예진 역시 엉뚱하지만 승부욕이 강한 캐릭터로 인기를 끌고 있다. SBS '패밀리가 떴다'에서 '달콤살벌한 예진아씨'로 불리는 박예진은 농촌에서 일손을 돕거나 게임을 할 때 괴력의 승부욕을 보인다.
콧소리를 내며 조신한 모습을 보이다가도 팀을 나눠 대결을 벌일 때는 진흙탕을 뛰어다니며 승부에 몰입한다. 평소에는 이효리에게 언니라고 부르며 잘 따르다가도 게임만 시작되면 인정사정 봐주지 않는다. 잠자리 순위를 정하는 시간에는 남자 출연진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윤종신에게 "오빠의 깔창이 되고 싶어요"라고 말하는 등 체면을 구기는 일도 불사한다. 멤버들은 '새침하고 도도한 이미지 속에 무서운 승부근성이 숨어있는 두 얼굴의 여인'이라며 무서워하기도 한다.
이들의 승부욕은 프로그램의 활력을 불어넣는다. 자칫 예능과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진지함은 오히려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준다. 뭐든지 열심히 하는 이들의 열성이 프로그램 인기의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