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해법, 아나테이너 전성시대 다시온다

전예진 기자 / 입력 : 2008.11.12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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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전인석 김재원 한석준 김현욱 아나운서(시계방향)


전세가 역전됐다.

방송사 개편으로 한동안 주도권을 뺏겼던 아나운서들이 공격 찬스를 잡았다.


노현정 강수정 등이 웬만한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며 각광받자, 교양과 예능프로그램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방송인을 뜻하는 '아나테이너'(아나운서+엔터테이너)라는 신조어도 생겨났다.

하지만 올해 '무한도전''1박2일''패밀리가 떴다' 등 리얼 예능프로그램이 트렌드를 주도하면서 아나운서들은 예능MC 개그맨들에게 자리를 내줬다.

최근 경제위기로 각 방송사가 허리띠를 졸라매는 개편을 감행하면서 다시 아나운서들이 뜰 양상이다. 제작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외부 MC들이 대거 교체되면서 아나운서들은 재기의 발판을 노리고 있다.


◇ 개편 칼바람에 추풍낙엽된 외부 MC

KBS는 오는 17일 가을 개편을 맞아 외부 MC를 줄이고 비용을 절감하자는 방침을 내세웠다. 이에 따라 손범수 임성훈 김제동 이홍렬 박미선 강병규 윤도현 등 외부 MC들이 줄줄이 하차하게 됐다.

'新TV는 사랑을 싣고'는 임성훈 대신 전인석 아나운서(14기)가 이번에 진행자로 발탁됐다. 노련한 진행솜씨로 '아침마당'에서 이금희 아나운서와 호흡을 맞췄던, 아나운서 출신 프리랜서 손범수는 김재원 아나운서(21기)로 교체됐다.

'체험 삶의 현장'은 개그맨 이홍렬 대신 김현욱 아나운서(26기)가 맡는다. 2006년 3월부터 '연예가중계'를 맡았던 재간둥이 김제동도 빠지고 한석준 아나운서(29기)가 투입됐다.

개그우먼 박미선도 진행하던 KBS '러브인 아시아'를 떠나고 오정연 아나운서(32기)가 대신 투입될 계획이다. '비타민'은 오는 10일 강병규를 MC에서 하차시키고 후임으로 전현무 아나운서(32기)를 기용했다.

이외에도 가수 윤도현은 '윤도현의 러브레터'가 폐지되 진행자 자리에서 물러났고, '심야토론''열린 토론'의 진행자인 정관용도 프로그램에서 하차한다.

◇ 경제위기, '아나테이너'에게 기회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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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오정연 전현무 아나운서 ⓒ임성균 기자


방송사 긴축 정책으로 아나운서들은 가장 큰 특혜를 보게 됐다.

아나운서들이 강세를 보이는 교양 프로그램들이 신설됐고, 장수 프로그램 '연예가중계''비타민 '아침마당' 등의 프로그램에 기존 외부 진행자 대신 자사 아나운서가 새로 배치됐다.

이로써 방송사 입장에서는 고액 MC를 기용하는데 사용되던 회당 수백만원의 출연료를 아낄 수 있게 됐다. 방송사에 소속된 아나운서은 연봉 외 프로그램 당 출연 수당이 고정돼 있어 방송사 입장에서는 효율적이고 계획적으로 예산을 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그동안 '썩혀두던' 자사의 인재를 활용함으로써 새로운 인물을 발굴해내는 일석이조의 효과도 누리게 됐다.

KBS 아나운서팀 관계자는 "어렵게 뽑은 인력을 활용할 수 있어 회사 입장에서도 도움이 되고, 아나운서 개인의 입장에서도 쉽게 찾아오지 않는 새로운 기회로 생각해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신인 아나운서와 MC들에게도 출연 기회가 늘어나고, 과도하게 올랐던 출연료가 정상으로 되돌아가는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아나운서가 다시 '아나테이너'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단정한 언어 구사력과 정형화된 정석의 진행을 뛰어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이 관계자는 "최근 예능 프로그램을 주름잡은 인기 MC들은 다수의 진행자나 출연자를 조율하면서 편안하고 재미있는 진행을 해왔다"며 "아나운서도 프로그램에서 중심축으로 구심점을 잡으면서도 예능인과 같은 다재다능한 끼와 재치를 보여주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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