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수진 "발 아파 생고기 토슈즈에 넣고 공연"

김겨울 기자 / 입력 : 2008.11.13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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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은 해야 하는데 발이 너무 까지다 보면 완전히 피부가 벗겨져 아무리 테이핑을 해도 소용이 없다. 결국 피부와 비슷한 생고기를 토슈즈 안에 넣고 공연을 마쳤다. 공연을 하는 데 생고기 피가 토슈즈 사이로 새서 나왔지만 그것 밖에는 방법이 없었다."

12일 오후 MBC '황금어장-무릎팍 도사'에 세계적인 발레리나 강수진이 출연해 세계 최고의 발레리나로서 지나 온 세월과 한국에 있는 가족에 대한 애틋한 마음 등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번 특집은 '무릎팍 도사'의 연중특별기획 '위대한 발을 찾아서-2편'으로 지난해 방송한 산악인 엄홍길에 이은 두 번째로 강수진이 소속된 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 국립 극장에서 촬영했다.

강수진은 '무릎팍 도사' 강호동에게 "시간이 흐를수록 부모님에 대한 마음이 애틋해져요"라는 고민을 밝히며 오랜 타국 생활의 외로운 심정을 밝혔다. 강수진은 14살 때 처음 가족을 떠나 30년 간 떨어져 지냈다며 "1년에 국내로 입국할 때 두 서번 만날 뿐이다. 그 마저도 입국할 때 공항에서 보고 출국하기 전 날 저녁 먹는 게 다였다"라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강수진은 67년생으로 9세 때 무용을 시작하고 선화 예술중학교에 입학, 한국 무용에서 발레로 전향했다. 강수진은 "한국 무용은 안으로 추는 춤인데 반해 발레는 밖으로 추는 춤이다. 남보다 늦게 발레를 시작했던 만큼 어려웠다"며 "하지만 좋아하는 여 선생님이 발레 하는 게 예뻐서 잘 보이기 위해 바꾸게 됐다"며 어린 시절을 회상했다.


"모나코 왕립 발레학교 교장 선생님의 추천으로 장학금을 받고 들어가게 됐다. 선생님은 내게 '뭔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고 자주 말했다. 하지만 너무 힘들었다. 모든 게 힘들었고 일주일에 한 번 전화하는 엄마, 아빠의 목소리만 들어도 울었다."

어려서 유학 생활에 나서게 됐던 강수진은 말도 문화도 통하지 않는 외국 친구들 사이에서 외톨이였다며 가족이 몹시 그리웠다고 당시를 추억했다. 다행히 강수진은 교장 선생님의 격려와 배려로 무사히 학교를 다니고 동양인 최초로 스위스 로잔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하는 성공을 거뒀다고.

"수위 아저씨가 잠드는 밤 11시까지 기다렸어요. 수위 아저씨와 모두가 잠든 시간 연습실로 몰래 들어가 왕궁 불빛에 의존해 새벽까지 연습했어요. (힘들지 않았나요?) 저는 제 자신이 하루하루 발전되는 걸 보는 게 너무 재밌었어요.

365일을 매일 같이 19시간 씩 연습하고 일 년이면 천 켤레의 토슈즈를 쓴다는 강수진. 그는 끝내 세계 5대 발레단 중 하나인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에 1986년 그녀의 나이 21살에 동양인 최초이자 최연소로 입단해 수석 발레리나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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