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혜 "더 멋진 여자가 되고 싶다"(인터뷰)

김현록 기자 / 입력 : 2008.11.28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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탤런트 한지혜 ⓒ송희진 기자 songhj@


한지혜가 달라졌다. MBC 특별기획 드라마 '에덴의 동쪽'의 그녀는 '한지혜가 맞나' 싶을 만큼 부쩍 성숙한 모습이다.

그녀가 맡은 지현은 사랑하는 동욱(연정훈 분)을 남겨둔 채 동욱의 원수이자 냉혈한 사업가인 신태환(조민기 분)의 아들 명훈(박해진)과 원치 않는 결혼을 하는 비극의 여주인공이다. 드라마 초반 지현은 '이 시대에 웬 청순가련형?'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틀에 박힌 인물이었다. 그러나 드라마가 중반을 넘어서며 지현과 한지혜가 동시에 업그레이드 됐다.


연인을 남겨두고 원수와도 같은 재벌가에 시집간 지현은 어느새 진취적인 사업가로 변모했다. 동시에 발랄한 신세대를 대표하는 듯 했던 한지혜는 성숙한 여인으로 쟁쟁한 선배들과의 대결에서도 밀리지 않는 존재감을 과시한다. 반복된 우연과 진부한 설정이 가득한 드라마 속에서도 현명하고 강단있는 여성 지현과 한층 성장해 돌아온 한지혜는 함께 돋보인다.

"연기하는 모든 순간이 도전과도 같다"며 입을 앙다무는 한지혜에게 이 드라마는 주요한 터닝포인트가 될 터다. 한지혜는 "드라마가 끝나고 나면 더 멋진 여자가 되어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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탤런트 한지혜 ⓒ송희진 기자 songhj@



-지현의 변화가 흥미롭다.

▶초반이랑 중반이랑 지금이 완전히 다르다. 또 180도 달라질 것이다. 처음엔 저 여자가 왜 이렇게 한 남자에게 목을 맬까 했는데, 지고지순한 여자에서 진취적으로 능동적인 여성으로 변했다. 지현이는 드라마에 나오는 모든 여자들 가운데 가장 행동적이고 현명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상황이든지 신뢰가 가고 믿음직하다. 정말 열심히 산다. 나는 지현이를 통해 삶을 배운다. 정말 현명하고 아름답다. 나도 저렇게 적극적이어야겠다, 저렇게 이겨야겠다, 이렇게 이야기할 수도 있구나 늘 생각한다.

-캐릭터가 쉽지 않은데다. 드라마가 무겁고 라인도 복잡하다. 연기 스트레스가 크겠다.

▶스트레스가 만만찮다. 무거운 주제에 복잡한 인물 관계가 얽혀 있다. 배우에게는 양날의 칼 같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치명적이기도 하고 크게 도약할 수 있는 대본이기도 하고. 모든 배우들이 자기와의 싸움을 하고 있을 것이다. 이제 5부 능선을 넘었다. 지금이 막 지칠 타이밍이다. 게다가 시간이 몇 년 씩 순식간에 지나가다보면 맥을 못 잡는 수가 생긴다. 늘 스스로에게 말한다. 정신 차려야 돼.

-하루에 몇 시간 자나?

▶어제는 두 시간 잤다. 사실 출연자가 많아 하루에 촬영하는 시간은 길지 않다. 매일 촬영을 하니 고생이지. 요즘엔 균형 잡힌 삶을 잘 운영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일과 삶, 모든 게 특별한 게 없다. 대본도 매일 봐야 하는 거고 영어 공부도 틈틈이 하는 거고, 교회도 매주 가는 것이고. 수업 듣고 공연도 하고 과제도 하다보면 잠을 못 잘 정도로 바쁘다. 스트레스를 풀려고 더 개인 생활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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탤런트 한지혜 ⓒ송희진 기자 songhj@


-연기가 무척 늘었다.

▶얼마 전에 추상미 언니를 만났는데 '연기 고액과외 받아요?' 그러시는 거다. 사실 진짜 과외도 받고 공을 많이 들였다. 지금까지 연기하는 대로 연기하면 이 아이의 인생이 보이지 않을 것 같았다. 이 전까지 난 분석이라는 걸 잘 할 줄 몰랐다. 순발력이나 내가 가진 매력으로 그냥 풀어갔다면 이번엔 대본이 새카맣도록 내 분석을 다 적어놓는다. 연기가 아니라 공부하는 기분이다. 실제로도 달라졌다. 옛날의 나는 발랄하고 좋은 게 좋다는 사람이었는데 요즘엔 싫으면 싫다는 얘기도 하고 그런다. 그게 더 나은 자세라는 걸 알았다.

-변한 한지혜의 모습을 보고 주위에서는 뭐라고 하나?

▶동생이 지금 서초경찰서에서 의경으로 근무한다. 같이 근무하는 동료들이 '니네 누나 되게 무섭다' 그런다더라. 남동생이 저한테 좀 많이 맞고 자랐다.(웃음) 요즘도 막 때리면 '아 아' 되게 아파하면서 맞는다.

-조민기, 박해진씨와 찍은 '신가네'의 코믹한 사진들이 인터넷에서 화제가 됐다.

▶심각한 사람들이라 더 웃긴다. 원래 늘 만나면 머리를 맞대고 비장하게 모의를 하고 작당을 하는 사람들이 아닌가. 하지만 우리끼리 분위기는 좋다. 신가네 사진이 화제가 되다보니 세 사람이 잡힌 샷이 웃긴다는 사람들도 있더라. 요즘엔 조민기 선배가 먼저 카탈로그 찍자고도 그러신다.

-한지혜의 꿈은?

▶꿈이 굉장히 크다. 너무 막연해서 혼자 질릴 정도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배우가 될 거야, 여우주연상도 받아야지, 할리우드에도 진출해야지….' 그래서 너무 바쁘다. 연기 공부도 해야 하고 영어 공부도 해야 하고 할 일이 너무 많다. 내 꿈을 쫙 펼쳐 놓으면 나도 정신이 없다.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 열 손가락으로 꼽아도 모자라다. 이제 스물다섯이다. 희망이 있고 꿈이 있으니 힘도 그만큼 나나보다. 그 꿈이 나를 움직이는 힘이다. 그저 열심히 해야겠다, 그 생각뿐이다.

-드라마가 끝날 때 쯤 지현이와 한지혜는 어떤 모습일까?

▶지현이는 아주 멋진 여자가 될 거다. 나 역시 드라마가 끝날 때 쯤 멋진 여자가 돼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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