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 본야스키(왼쪽)와 바다 하리(사진 : K-1 홈페이지) |
'세기의 대결'은 끝났지만, K-1 팬들의 설전은 계속되고 있다. 6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K-1 월드 그랑프리 2008 파이널' 결승전이 바다 하리(23·모로코)의 반칙 때문에 허무하게 끝났기 때문. 3회 우승이라는 업적을 거둔 레미 본야스키(32·네덜란드)의 얼굴도 마냥 밝지는 않았다.
1라운드 초반은 하리의 페이스였다. 하리는 장기인 빠른 몸놀림을 앞세워 본야스키를 압박했다. 결승전까지 승승장구한 하리지만, 노련미를 앞세운 본야스키도 만만치 않았다. 하리의 공격을 신중한 방어로 막아낸 본야스키는 1라운드 종료 직전 빈틈을 노린 펀치로 다운을 얻어냈다.
'사건'은 2라운드에 일어났다. 본야스키가 중심을 잃고 쓰러지자, 하리가 계속해서 파운딩 펀치를 날린 것. 주심이 뜯어말렸지만 발로 얼굴을 밟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경기를 중단시킨 주심은 하리에게 옐로카드를 빼들었다. 본야스키는 한참동안 링 위에 누워 정신을 못 차렸고, 결국 주심은 경기를 더 이상 진행할 수 없다는 판단에 하리의 실격패를 선언했다.
반칙을 저지른 하리도, 허무한 우승컵을 안게 된 본야스키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화끈한 한판'을 기대했던 K-1 팬들은 경기가 허무하게 끝난 책임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본야스키가 승리에 집착해 과장된 반응을 보였다는 의견과 하리의 행동이 비신사적이었다는 의견이 엇갈렸다. 한 네티즌은 "원래부터 본야스키는 이기기 위한, 재미없는 경기를 펼쳐왔다"며 "승리를 위해 엄살을 부렸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반면 "하리가 장기판을 엎은 꼴"이라며 "경기 중 흥분해 난동을 부린 하리의 잘못이 훨씬 크다"는 지적도 많았다.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모든 팬들이 동의하는 것은 기대했던 빅 매치가 '허탈한 한 판'으로 끝났다는 점이다.
한편 최근 2연패의 늪에 빠졌던 최홍만(28)은 레이 세포(37·뉴질랜드)와 경기에서 시종일관 무기력한 플레이 끝에 판정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