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균 "부드러운 남자? 치열한 현장을 꿈꾼다"(인터뷰)

김건우 기자 / 입력 : 2008.12.16 13:16
  • 글자크기조절
image


이선균은 이 시대를 대표하는 '부드러운 남자'다. 따듯한 미소, 말끝을 살짝 올리며 밝아지는 입가에 부드러운 말투는 여심을 자극했다.

하지만 이선균은 스스로 부드러운 남자만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화려한 스타덤에 올랐지만 그 이미지만을 고수하는 게 아니라고 강조한다. 이선균은 '로맨틱 아일랜드'에서 퇴출 위기의 까칠한 CEO 재혁 역을 맡았다.


그동안 부드러운 모습만을 봤다면 무뚝뚝한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기회다. 그동안 '손님은 왕이다'의 불륜 뒷조사 전문인 이장길, '사과'에서 갑자기 이별을 통보한 뒤 다시 나타나는 민석 등은 그의 새로운 모습을 돋보이게 한 작품은 있었지만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이선균은 로맨틱한 코미디에서 작은 변신으로 관객들에게 편안히 다가간다.

그는 아직 치열한 현장을 꿈꾼다. 부드러운 이미지 탈피에 관한 물음에 "2009년을 기대해 달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가 2008년을 마무리하며 까칠남으로 약간의 변화를 주는 것은 내년을 위한 하나의 준비운동일 것이다. 30대 중반 나이, 그의 발걸음은 바빠지고 있다.

image



-'로맨틱 아일랜드'는 어떤 점에서 선택하게 됐는지.

▶함께 출연한 이민기와 친분이 두텁다. 민기와 시나리오가 함께 들어왔다. 친한 친구들아 하니깐 연이 맞는 작품이라 생각했다. 또 강철우 감독님이 공항에서 일반인들 이 여행 가기 전의 상황들을 직접 촬영하고 내레이션 해 준비 과정과 장소 헌팅 등을 메이킹으로 만들어서 줬다. 준비가 잘됐다고 생각했다.

-영화 속 재혁은 그동안 맡았던 부드러운 역할과 달리 '까칠남'으로 알려져 있다.

▶기본 베이스가 까칠하기보다 아픔이 있는 캐릭터다. 까칠하기 보다는 무뚝뚝한 인물이다.

-영화의 대부분을 필리핀 보라카이에서 촬영했는데.

▶보라카이 방문은 처음이었다. 2008년 새해를 보라카이에서 맞았다. '알포인트' 때보다 정말 편하게 찍었다. '알포인트'는 군대를 두 번 갔다 온 기분이었는데 이번 작품은 휴양 간 기분으로 즐겁게 찍었다. 너무 치열하지 않게 찍었나 라는 아쉬움도 있다.

image
배우 이선균 ⓒ 송희진 기자


-2007년 한 해 동안 톱스타 대열에 올랐다. 부드럽고 지적인 이미지가 강한데.

▶ '커피 프린스 1호점' '하얀 거탑' 등에서 부드러운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그 전에 다양한 작품들을 했었다. 부드럽고 착한 이미지는 작품의 힘인 것 같다. 이미지를 고집하는 것은 아니지만 다르게 보이는 게 과제인 것 같다.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지를 확 변신해야겠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미지 변신이 주요 목적이 아니기 때문이다. 일단 작품이 마음에 들어야 한다. 2009년에는 심도 있게 고민할 생각 이다.

변화를 주려는 것보다 어떻게 표현하는 게 가짜 같지 않고 진실 될까 생각한다. 맡은 캐릭터의 행동의 연관성을 많이 따지는 편이다. 어떤 이미지에 대한 욕심은 없다. 좀 더 치열하게 고민하는 역할과 치열한 현장 분위기를 원하는 것 같다.

-갑자기 인기를 얻은 편이다. 어떻게 생각하는지.

▶차근차근 한 단계씩 올라온다. 어떤 목표가 있는 것이 아니다. 등산을 하다보면 점점 올라가 있다. 올라가다 보면 항상 새로운 길이 나온다. 그 길이 나오면 잠시 쉬었다가 또 올라가는 것이다. 보람도 많이 느낀다.

-실제 성격은 어떤지?

▶자상하거나 가정적이지 않다. 무뚝뚝한 면도 있고 화가 나면 화도 잘 낸다. 예민할 때는 예민하다.

-데뷔 때보다 까칠해졌다는 평가도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지.

▶사실 어떤 점 때문에 그렇게 보였는지 모르겠다. 가령 인터뷰를 2-3번 해본 기자도 없다.

-TV와 영화 장르를 안 가리고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장르적 구분을 두지 않는지.

▶기본적으로 연기를 하는 것은 큰 차이가 없다. 물론 TV가 영화보다 여유가 없는 것은 많다. 영화배우는 더 배우 같고 TV 배우는 탤런트 같은 선입견이 있다. 하지만 장르보다 누구랑 작업하느냐가 중요하다. 어떤 부분에도 속하지 않고 중간에 있다는 점이 장점인 것 같다.

-작년에 '로맨틱 아일랜드'까지 네 작품을 했었다. 체력 관리는 어떻게 하는지.

▶쉴 때는 푹 쉬고 먹고 싶은 것도 많이 먹는다. 그리고 촬영 한 달 전부터 운동을 열심히 하고 준비한다. 원래 꾸준히 무엇인가를 하기 보다는 모 아니면 도란 식으로 생활하는 편이다. 집중해서 일이 끝나면 여행 일주일 정도 갔다가 한 달은 풀로 쉬고 또 대본을 본다.

-여행을 좋아하는 편인 것 같다.

▶여행을 좋아한다. 짐은 당일에 싸는 편이다. 심지어 해외 촬영을 갈 때에도 옷만 가지고 간다. 특히 태국 캄보디아 같은 동남아를 좋아한다. 동남아의 자연과 환경을 좋아한다. 배우란 직업의 특성상 여행을 갈 수 있는 기회가 많다. 최근에는 여행을 가지 못했다. 작업 끝나고 바로 출발해야하는 것 같다.

여행은 두려움과 설레임이 공존한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그 공간이 익숙해 질 때

기분이 좋다. 여행을 가면 한 이틀 정도는 걸어 다닌다. 낯선 곳이 편해질 때 주는 느낌, 자유로운 느낌이 좋다.

-가장 많이 여행간 나라는 어디였는지.

▶태국이다. 태국에 '송크란'이란 물 축제가 있다. 도시 자체가 축복을 위해 서로 물을 뿌리는 축제다. 그때 너무 재미있었다.

-전혜진씨와 공개 연애 중이다. 벌써 5년째 연애 중인데. 노하우가 있는지.

▶연애는 잘 하고 있다. 노하우가 있다면 자주 싸우고 자주 푼다. 싸운다는 의미가 초등학교 때 짝꿍과 티격태격하는 의미다. 서로 싫어하는 걸 하지 않는, 맞춰가는 단계 다. 무엇인가 마음에 담아둘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로맨틱 아일랜드' 제작보고회에서 강철우 감독은 배우들이 일탈을 경험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어떤 일탈을 했는지 궁금한데

▶일탈보다는 술 먹고 취한 적이 있다. 조명부, 연출부 등 각 부들끼리 50도가 넘는 술을 마시는 내기를 했었다. 당시 배우 파트 대표로 나갔는데 최종으로 음향팀과 둘이 남았다. 기억에 23잔을 마신 것 같다.

다음날 저녁을 먹는데 관광객들이 사인을 받으며 아침에 조깅하는 모습을 봤다는 것이다. 나는 아침 11시에 일어났는데 무슨 소린 가 의아했다. 하지만 그들이 말하는 옷차림이 전날 내가 입었던 옷과 맞는 것이다. 아직도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2009년에는 어떤 작품을 생각하고 있는지.

▶내년 2월에 영화 한 작품을 하고 MBC 미니시리즈 '트리플'을 할 것 같다. 영화는 아직 밝힐 수는 없지만 삶의 깊이가 느껴지는 무거운 작품이다. 2009년에는 이런 작품을 해봐야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감독님의 전작이 주는 무거움과 디테일함이 너무 좋았다.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