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보영 "스타덤? 친구들도 어색하다고 놀려요"(인터뷰)

김건우 기자 / 입력 : 2008.12.16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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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보영 ⓒ홍봉진기자 honggga@


"떴다!"

박보영은 요즘 어리둥절하다. 스크린 속의 또 다른 나를 보고 사람들이 웃고 운다. 이제 길거리에서 알아보는 시선도 느껴진다. 친구들도 '너 같지 않다. 낯설다'는 반응이 제일 먼저란다.


스타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스타를 향해 도전하는 사람은 많지만 그들이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그녀는 아직도 바닥이라고 생각한다. 연습생 시절 나 아닌 다른 사람을 연기하기 위해 감정을 만들어갔던 그 순간을 잊을 수 없다.

가장 달라진 모습은 사람들이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이 아니다. 박보영은 "나를 아끼고 주위 사람들을 더 배려하게 됐다"고 말한다. 박보영이 사람들 속에 스며들어갈 수 있는 건 따뜻한 여파를 주는 겸손의 미덕 때문이다. 지금보다 내일이 더 궁금한 배우, 박보영의 다음 행보가 기대된다.

-'과속스캔들'이 과속이라 할 만큼 빠르게 관객몰이를 하고 있다. 인기를 실감하는지.


▶무대인사를 가면 느낀다. 요즘에 기동(왕석현 군)과 무대인사를 다닌다. 영화 상영 전에 들어가면 반응이 크게 없다. 하지만 상영 직후에 들어가면 관객들의 반응이 너무 뜨겁다. 서울에서 어머니와 둘이 살고 있다. 어느 날 시장에 갔더니 영화에서 봤다며 표를 보여주는 사람이 있었다. 아직은 어리둥절하다.

-영화를 본 친구들의 반응은 어떤지.

▶'이상하다'는 평가가 많다. 연기를 하고 있는 것 자체가 어색하다고 한다. 아직 낯선 게 당연하지 않을까.

-어떻게 데뷔를 하게 됐나?

▶중학교 때 조촐하게 영상 동아리를 하다가 상을 받아서 서울로 상경했다. 그때 회사 관계자에게 오디션을 받고 회사 연습생이 됐다. 고등학교 때 만든 작품은 국제청소년영화제에서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어떤 작품인지 정말 궁금하다. 영화제 출품한 작품 제목이 무엇인지.

▶(웃음지며) 비밀이다. 그때는 지금 생각해보면 연기 흉내를 낸 것 같다.

-어떤 점에서 달라졌는지.

▶가령 예전에는 대사를 외우는 것도 힘들었다. 이 사람이 아닌데 그 감정을 느끼는 게. 친하지도 않은 사람들 앞에서 우는 연기를 할 때에 창피함을 느끼기도 했다. 그래서 정말 무조건 연습했다. 오디션도 많이 봤었다.

-스스로 변화를 느끼는 때가 언제인지.

▶우선 제 자신과 주위 사람한테 대하는 게 틀려진 것 같다. 옛날에는 무엇인가를 해보려는 게 없었지만 지금은 꿈도 크게 갖고 자신을 사랑하려고 한다. 연기 외에도 욕심나는 분야가 많다. 또 건강관리 부분도 신경 쓰게 됐다. 체력적으로 힘든 것을 느껴서 조깅이라도 먼저 해보려고 한다.

-드라마 '왕과 나'의 단아한 이미지를 빨리 벗었다. 이미지에 갇히지 않을까도 생각했었다.

▶한 캐릭터에 국한 된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시나리오를 보고 주위 사람들과 상의 후에 결정한다. 그렇기 때문에 무리수를 두려고 하지 않는다.

-요즘 시나리오 제의가 많이 들어올 것 같은데.

▶시나리오가 많이 들어오지는 않는다. 코믹보다도 휴먼 멜로, 드라마 제의가 들어오는 편이다. 아직 어떤 작품을 하겠다고 생각한 것은 없다. 시나리오를 읽을 때 캐릭터가 마음에 들면 그 캐릭터를 연기하려고 노력한다. 가령 마음의 결정을 해놓고 시나리오를 접하면 다른 시나리오를 볼 때 선입견이 생긴다. 시나리오는 밤늦게 읽는 편이다. 시나리오가 재미있으면 아무리 늦어도 다 읽게 된다. 아직은 많이 공부하는 단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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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보영 ⓒ홍봉진기자 honggga@


-연기할 때 가장 힘들었던 점이 무엇인지.

▶감정선 연기가 가장 힘들었다. 영화는 순서대로 찍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매 신마다 최선을 다하지만 잘 안 되는 경우도 있었다. '과속스캔들'에서는 태현 오빠가 많이 도와줬다. 영화에서 제일 처음 찍은 장면이 전 남자친구와 술집에서 만나는 장면이었는데 큰 언니가 그 장면이 어색하다고 말해 놀랐다.

-사실 '과속스캔들' '초감각커플' 등의 작품은 깊이가 있는 연기는 아니었다. 연기에 두려움은 없는지.

▶연기자라면 욕심나는 연기를 하고 싶다. 그런 것에 대한 두려움도 많다. 그것을 연기할 시기가 오기 전에 만들어가고 있는 중이다. 배종옥 김혜숙 선생님을 좋아한다. 그 분들이 웃을 때에 같이 웃고 울 때에 같이 울었다. 제가 느끼는 것을 표현하고 싶다.

-현재 단국대학교 연극영화학과에 재학 중이다. 휴학 중인지.

▶아직 재학 중이다. 학교에도 욕심이 있었다. 예고를 나오지 않아서 그런지 연기에 대한 공통점이 있는 사람들과 있는 게 좋았다. 고등학교 때는 소외감을 느끼기도 했다. 연기를 공부하는 사람들이라 영화를 보는 시선도 남다르다. 가령 어떤 장면에서 배우의 감정이 좋았다는 등의 디테일한 평가를 한다. 또 학교에서 연기는 브라운관과 틀리다. 연극을 배우기 때문에 무대 뒤에까지 소리가 들리도록 발성부터 배운다.

-최근에는 바빠서 학교생활을 많이 못했을 것 같은데.

▶사실 올해는 공부를 많이 못했다. 하지만 1학년 때 추억이 많다. MT는 못 갔지만 오리엔테이션(OT) 행사는 참석했었다.

-대학생이면 연애도 하고 싶지 않은지.

▶(억울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부모님이 고등학교 때는 대학교 가면 연애해도 된다고 하시더니 이제는 TV에 나오기 때문에 안된다고 한다(웃음).

-앞으로 어떤 계획이 있는지.

▶아직 특별히 정해놓은 작품은 없다. 2009년에 바쁘게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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