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석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
올 한 해 가요계에서 YG엔터테인먼트 소속인 5인조 아이돌그룹 빅뱅의 활약은 눈부셨다. 빅뱅은 지난해 '거짓말'과 '마지막 인사'를 연속 히트시킨데 이어 올 들어 세 번째 미니앨범과 정규 2집을 발표, '하루하루'와 '붉은 노을'로 온오프라인 시장을 장악했다.
역시 YG엔터테인먼트 소속인 세븐도 올 해 미국에서 유명 프로듀서 다크차일드로부터 데뷔곡 '걸스'를 받으며, 현지 주류 음악 시장 본격 진출을 위한 기반을 다졌다. 또한 미국 최고의 여성 래퍼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릴 킴이 '걸스'의 피처링을 맡았다는 사실은 현지에서도 화제가 됐다.
이렇듯 빅뱅과 세븐이 만족할 만한 한 해를 보내게 된 데는 YG엔터테인먼트의 실질적 수장인 양현석의 영향이 컸다.
90년대 최고 인기 아이돌 그룹인 서태지와 아이들 멤버에서 이젠 국내 최대 가요 기획사 중 한 곳인 YG엔터테인먼트의 수장으로 변모한 양현석. 연말을 맞아 양현석과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김관명 연예부장이 지난 23일 오후 서울 홍대 부근에 위치한 한 음식점에서 만나 대담을 나눴다.
-빅뱅이 성공적인 한 해를 보낸 것을 축하한다. 1년 만에 빅뱅의 인지도가 급격히 상승한 느낌인데.
▶솔직히 노래만 놓고 본다면 작년에 더 히트를 쳤던 것 같다. '거짓말'과 '마지막 인사'가 있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올 해는 대성이도 SBS '패밀리가 떴다'에 출연하고 태양도 솔로 앨범을 내면서 지드래곤, 탑, 승리를 포함, 멤버 개개인의 인지도가 확 높아졌다. 이젠 빅뱅 멤버들 모두를 나이든 어르신들도 알아 볼 정도로, 올 해 빅뱅은 팬덤을 넘어 대중들과 가까워졌다.
-빅뱅은 팀 내 프로듀서가 있는 그룹으로도 유명하다. 빅뱅의 성공이 갖는 의미는 무엇이라 보는가.
▶개인적으로는 연예계의 여러 분야 중 저는 가수가 가장 '꽃'이라 생각한다. 혼자 무대에서 춤, 노래 등 모든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2000년대 들어서면서부터 최근까지 영화나 드라마 쪽에 가요계가 약간 밀리는 듯한 경향이 있었다. 대중들의 관심이 영화에 드라마 쪽에 쏠렸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지난해 빅뱅이 큰 활약을 한데 이어 올해도 만족한 만한 활동을 펼쳤고 원더걸스 등도 주목을 받으며, 올해는 대중들의 관심이 다시 가요계로 돌아온 것 같다. 이런 점에서 빅뱅의 올 해의 활발한 활동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서태지, 비, 이효리 등 가요계의 톱스타들이 올 해 한꺼번에 가요계로 돌아온 점도, 가요계에 대한 팬들의 관심이 재차 커지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
빅뱅은 지드래곤이란 팀 내 프로듀서가 있고, 노래 뿐 아니라 패션도 선도한다는 강점도 지니고 강점이다. 참, 올 해 빅뱅의 활약에 힘입어 YG엔터테인먼트 창립 이후 가장 많은 매출도 올렸다.
-내년 빅뱅의 활동 계획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 준다면.
▶우선 지드래곤이 솔로 앨범을 낼 것이다. 빅뱅의 음악을 만들어 온 지드래곤은 자신의 솔로 앨범을 통해서는 빅뱅 때와는 다른 음악 색깔을 보여줄 것이다. 5월에는 태양의 정규 앨범도 나올 것이다.
빅뱅의 경우, 내년에는 한국과 일본 활동을 50%씩 병행할 것이다. 일본에서도 인지도가 높아진 만큼, 곧 일본 내 메이저음반사와 손잡고 일본 프로모션에도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다.
빅뱅은 지난 2006년 여름 데뷔한 뒤 올해 말까지 무려 13장의 음반을 내고 전국 각지에서 20차례가 넘는 공연을 갖는 등 정말 쉼 없이 달려왔다. 개인적으로 자기개발을 할 시간이 부족했던 점도 이 때문이다. 그래서 내년에는 모든 멤버들에게 자기개발도하고 휴식도 취할 수 있는 충분할 시간을 줄 생각이다.
-미국 진출 중인 세븐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다. 일부에서는 세븐의 미국 진출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데.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은 세븐이 현재까지 미국에서 이뤄 놓은 것을 잘 모르기 때문이다. 세븐은 2년 간 미국에서 영어를 익혔고 현재 현지인들과 완전한 의사소통을 나눌 수 있을 정도로 영어 실력을 키웠다.
세븐은 일취월장한 영어 실력을 바탕으로 미국 데뷔곡 '걸스'(Girls) 작업을 하며 이 노래를 만든 미국 최고의 프로듀서인 다크차일드와도 친분을 쌓게 됐다. 또 이 곡을 미국 최고의 여성 래퍼인 릴 킴이 피처링하며 그녀와도 친해지는 등 현지의 유명 음악인들과 잦은 접촉 가졌다.
일부에서는 세븐의 미국 진출 성과가 아직 가시화되고 있지 않았다고 말하지만, 다크차일드와 릴 킴이 아시아 가수와 공동 작업한 것만으로도 세븐은 정말 큰 일을 한 것이며 그들로부터 실력도 인정받은 것이다.
세븐의 미국 진출 전 '무엇을 위한 미국 진출인가?'를 가장 많이 생각했고 한국 및 일본에서의 인지도 굳히기를 위한 것이 아닌, 단어 그대로 미국 시장에 정면 도전해야한다고 결론지었다. 이를 위해 현지에서 최대한 내실을 기하는데 집중했고, 이슈 만들기를 위한 것이 아니기에 그 간 우리나라 언론 등 외부에는 세븐의 미국 진출에 관한 사실들을 최대한 자제해서 알리려 했다.
세븐은 미국 진출은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며 내년 2월 릴 킴과 함께 '걸스'의 미국 프로모션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것이다. 상반기에는 미국 현지에서 정규 앨범도 낼 이다. 내년 하반기에는 그 동안 세븐의 미국 진출을 성원해 준 국내 팬들이 위해 새로운 음악을 들고 일정 기간 국내 활동도 펼칠 계획도 갖고 있다. 이후 세븐은 또 다시 미국으로 건너가 현지에서 활동할 것이다.
내년 YG엔터테인먼트에서 가장 신경을 쏟을 아티스트는 바로 세븐이며, 지금의 YG엔터테인먼트가 있게 한 세븐은 여전히 YG의 '넘버.1 가수'이다.
-오랜 친구인 서태지도 올 해 복귀했는데. 느낌이 어땠나.
▶서태지는 여전히 저의 가장 좋은 친구이자 친한 친구이다. 요즘은 서로 바빠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서태지가 올 한 해 새 음악으로 열심히 활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 좋았다.
참, 최근 서태지의 가요 프로그램 사전 녹화를 두고 편집권 침해 및 특혜를 주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이 같은 특혜 시비는 한국 방송계의 현실을 모르는 일부의 주장일 뿐이다.
록밴드가 우리나라 방송사에서 라이브로 공연을 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다른 가수들이야 미리 준비한 MR테이프(반주만 녹음한 테이프)에 맞춰 노래를 부를 수 있지만 록밴드는 그럴 수 없다. 드럼이면 드럼, 키보드면 키보드, 밴드 악기 각각의 음향을 일정 수준으로 잡아낼 수 있는 설비와 전문 스태프가 국내 방송사에는 전무한 실정이다. 그것도 생방송으로? 애초부터 불가능한 일이다.
서태지도 이런 현실을 알기에, 그리고 자신의 음악을 제대로 시청자들에게 전하고 싶어 사전녹화를 선택했을 것이다. 서태지는 지금도 아마 오는 29일 방송(2008 SBS 가요대전)에 나갈 자신의 녹화분량에 대한 음악 편집 작업을 밤새워 하고 있을 것이다.
-YG엔터테인먼트에서 내년 새롭게 선보인 팀은 있나.
▶여성 그룹을 선보일 것이다. 일부에서는 이미 '여자 빅뱅'으로 불리고 있는 이 팀은 현재 이름을 정하지 않았고, 멤버를 3명으로 할지 5명으로 할지도 아직 최종 확정짓지 않았다.
하지만 이미 정해진 멤버들의 경우, 음악을 잘하는 것만은 확실하다. 원더걸스와 소녀시대 등 기존 걸그룹들과는 전혀 다른 색깔의 '강한' 여성 그룹을 내년에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