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최진실의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한 팬이 24일 남긴 일촌평이다.
이 문장만 보면 특별할 것이 없지만, 이 일촌평 한 줄에는 한 소녀의 절망과 희망이 함축돼있다.
이 팬이 남긴 일촌평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은 최진실이 목숨을 끊은 다음날인 10월 3일 남긴 글. 그는 "다음 생에선 부디 행복하기를 바랄게요"라는 일촌평을 남겼다. 싸이월드 일촌평은 서로 '일촌'을 맺겠다고 동의해야 남길 수 있기 때문에, 이 팬과 고인은 서로 친분이 있었거나 알고 지낸 것으로 보인다.
같은달 19일 그는 "그곳에선 행복하신가요? 저 언니 따라 가고 싶어요. 너무 힘들어요, 사는게..."라는 일촌평을 썼다. 우울한 심경이 드러나는 글이었다.
이후에도 "TV에서 볼 때마다 내겐 힘이 됐는데. 그곳은 그렇게 행복하신가요? 저도 데려 가세요"처럼 어두움이 배어나는 일촌평을 계속 올렸다.
우울함의 원인은 고통이었다. 그는 10월 31일 "아파서 병원에 갔더니 뇌동맥류라고 한다"며 "아직 14살 밖에 안됐는데, 벌써부터 병이라니.."라는 글을 남겼다. 뇌동맥류란 뇌동맥 일부에 결손이 생겨 그 부분이 돌출되는 증상을 의미한다. 커진 동맥류가 파열하면 급사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1달 뒤 반전이 일어났다. 지난달 28일 그는 "검사해봤더니 뇌동맥류 아니라고 한다"며 "최진실 언니가 도왔다. 감사하다"는 내용의 일촌평을 올렸다.
병에 대한 부담은 사라졌지만 고통은 남아있었다. 그는 다시 1달 뒤인 지난 23일 "4개월째 아픈 것도 고통스럽다. 뇌저편두통이라는데..."라는 글을 남겨 여전히 두통이 심한 상태임을 드러냈다.
다음날이 24일 그는 "언제나 힘낼게요!"라는 일촌평을 최진실 미니홈피에 남겼다.
24일은 공교롭게도 고인의 40번째 생일. 고인은 이미 세상을 떠났지만, 14세 소녀의 삶에 작은 희망을 주었다. 생전의 연기로 팬에게 기쁨을 주었고, 사후에도 팬에게 희망을 주었다는 사실만으로도 고인의 삶은 의미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