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각 부문 상을 수상한 이승신 박미선 강호동 이휘재 정형돈 ⓒ임성균 기자 |
"어휴∼."
방송 파업에도 사고 없이 첫 연말 시상식 방송을 마치고 MBC는 한숨을 돌렸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 지부의 총파업 속에 치러진 '2008 MBC 방송연예대상' 시상식이 별다른 차질 없이 진행됐다.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MBC방송센터 D공개홀에서 열린 '2008 MBC 방송연예대상' 시상식이 열렸다. 이는 지난 26일 총파업이 시작된 뒤 그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첫 연말 시상식으로 관심을 모았다.
시상식을 연출하던 일선 연출자들이 당일에 가까워 파업에 동참하면서 비노조원인 간부들이 연출에 참여하는 등 비상 체제로 시상식이 이뤄졌다. 우려에도 불구하고 다행히 이날 시상식 방송은 별다른 문제없이 순조롭게 이뤄졌다. 스타들이 한꺼번에 참석한 레드카펫 등 현장 진행도 마찬가지였다.
시상식에 참석한 주인공들이 파업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MC를 맡은 이혁재는 그로 인한 어려움을 솔직히 털어놔 눈길을 끌었다.
"연예대상이 제대로 방송될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다. 소식을 통해 아시다시피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그러나 1년에 딱 한번 열리는 이날 시상식을 위해서 많은 노력을 했다. 최고의 시상식을 선보이겠다"고 다짐했다.
유재석의 언급은 간접적이었다. 유재석은 '무한도전'이 PD들이 뽑은 최고의 프로그램상을 수상하자 "제작진들이 이 자리에 나오지 못했다"며 "제작진과 함께 영광을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파업에 동참한 '무한도전' 제작진을 염두에 둔 소감이었다.
앞서 언론노조는 신문과 방송의 겸업 허용, 대기업의 방송 소유 허용 등을 골자로 한 한나라당의 미디어 관련법 개정안 상정에 반발해 지난 26일 총파업에 들어갔다. 이에 따른 MBC 노조의 총파업은 1999년 통합 방송법 제정을 앞두고 총파업이 벌어진 지 약 9년만의 일이다.
그러나 시상식 진행과 별개로 공동수상 남발 등은 시청자들의 불만을 샀다. 이날 '2008 MBC 방송연예대상' 시상식에서는 무려 9개 부문의 공동 수상자가 나왔다.
쇼/버라이어티 우수상은 남자 부문 신정환 정형돈, 여자 부문 서인영 솔비에게 공동으로 돌아갔다. 코미디/시트콤 부문 신인상은 정재용과 황제성(남자), 천수정과 성은채(여자)가 공동 수상했다.
인기상과 특별상 부문에서는 더 많은 공동 수상자가 나왔다. 김광규과 서영희가 코미디/시트콤 부문에서, 김국진 윤종신 김구라 신정환이 쇼/버라이어티 부문에서 공동 수상을 했다. 특별상 베스트 엔터테이너상은 양희은 이경실 임예진이 받았다. 가장 많은 공동 수상자가 쏟아진 것은 특별상 베스트 브랜드상이었다. '일요일 일요일 밤에'-'우리 결혼했어요'에 출연한 총 12명에게 그대로 상이 돌아갔다.
시청자들은 우려 속에서도 별다른 문제 없이 진행된 시상식에 대해서는 다행이라는 반응을 보였지만 공동 수상 남발에 대해서는 "감동도 없고 긴장감도 없다"며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같은 공동 수상 남발은 지난 27일 열린 KBS 연예대상 시상식과 비교되기도 했다. 당시 시상식에서는 공동 수상자 없이 KBS 2TV '해패선데이'-'1박2일'이 각종 상을 독식하며 최고의 승자가 됐다. MBC의 이같은 공동수상 및 상 나눠주기는 올 한해를 대표하는 승자가 없다는 반증으로도 보인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