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의 핸드폰 전화번호에 몇 명이 저장되어있는가? 한 사람당 집전화, 핸드폰, 사무실 등등 번호가 몇 개가 되든 상관없이 순수하게 ‘사람’만을 계산해서 말이다.
얼마 전 새 핸드폰을 사러 간 상점에서 주인 아저씨에게 들은 이야기는 기존의 핸드폰 전화 번호 목록을 새 핸드폰으로 옮길 때 보면 아무리 인맥이 많은 사람도 1000명을 넘기는 건 거의 못 봤다는 것이었다.
이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그 날 어떤 손님이 자신은 거의 2000명에 달하는 사람을 저장해야한다며 핸드폰의 구입 조건이 디자인도 아니요, 성능도 아니요, 가격도 아닌 오직 2000명의 전화번호가 저장되면 무조건 OK라는 것 때문이었다. 물론 전화번호 저장된 사람수 전부가 그 사람의 순수한 인맥이라고 말할 순 없겠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비례하지 않을까, 싶은데. 갑자기 인맥, 어쩌고저쩌고 하는 이유는? 바로 연예계의 마당발인 이 사람 때문이다. 음... 아마도 대~충 눈치채셨으리라. 빙고! 대부분이 예상하신 대로 김제동이다.
몇 년 전 그와 함께 프로그램을 했을 때, 그 때만 해도 거의 신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게스트가 출연하든 금방 친해지는 걸 자주 보면서 늘 놀라웠다. 그런데, 특이했던 점은 어떤 여자 연예인들이던지 부담없이 그에게 먼저 다가와 친해지는 경우가 많았단 사실이다. 이유야 여러가지겠지만, 아마도 그 특유의 재미있는 입담과 그의 소박한(?) 외모 때문이 아니었을까 추측해보는데... 어찌되었든 그런 매력 덕분에 지금 그의 인맥은 바다처럼 넓다는 사실이다.
얼마 전 그가 한창 녹화 준비를 하고 있는 대기실로 사과 박스 정도 되는 크기의 큰상자 두 개가 배달되었다. 그렇담 그 안엔 뭐가 들었을까? 그리고 그 박스는 누가 보낸 걸까? 대기실에 있던 사람들 모두가 호기심이 발동되었고, 모두들 둘러서서 상자 오픈식(?)을 지켜보았다. 두그두그두그... 그 내용물의 결과는? 등산 장비였고, 그가 평소 등산을 즐겨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누군가’가 보낸 것이었는데, 그 ‘누군가’는 바로 월드스타 비였다.
그런데, 놀라운 건 그저 등산 점퍼 하나, 뭐 이런 정도가 아니라, 모자, 양말, 신발, 점퍼, 바지 등등 머리부터 발끝까지 풀 세트가 갖추어진 상자였단 사실이다. 그렇담 비는 왜 김제동에게 선물을 보낸 것일까? 생일이라? 아니다. 그럼 무슨 특별한 기념일이라? 이것도 아니다. 이유는 그가 비의 팬미팅 사회를 봐준 고마움의 선물이었다.
물론 연예계에서 친한 연예인이 팬미팅 사회를 봐주는 경우가 많은데, 김제동의 경우는 그 친한 연예인이 참으로 많아서 수많은 연예인의 팬미팅 사회를 봐준다는 사실이다. 이완과 잘 알고 있는 김제동, 그 이유는 김태희의 팬미팅 사회를 볼 때 만나게 된 것이고, 그의 인맥을 이렇게 꼬리의 꼬리를 무는 것처럼 쭉쭉 뻗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토크쇼 제작진이 섭외된 게스트를 미리 만나서 사전 인터뷰를 할 때 들어보면, 백이면 백 거의다가 그를 알고 있으며, 그가 MC로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마음의 안정을 갖고 편안하게 출연할 수 있다는 고백들이란다.
자, 그럼 여기서 깜짝 질문 하나 하겠다. 김제동 그가 연예인들과 친한 이유는 단순히 그가 재미있어서일까? 아님 동네 형, 오빠, 동생처럼 편안한 외모 때문일까? 물론 이 이유들이야 (앞서 추측했듯이) 처음 친해질 때 꽤 작용하겠지만, 더 큰 이유는 그의 진심어린 마음 때문이라고.
왕비호, 윤형빈 역시 그와 친한데 그렇게 된 이유는 이렇단다. 어느 날 김제동이 왕비호에게 1년 헬스 회원권을 끊어주겠다고 하면서 준 것은 진짜 헬스장 이용권이 아니라, 제동이 즐겨 찾는 등산 코스인 어떤 산의 1년 통행료였다. 순수하게 돈 액수로만 따진다면, 1년 통행료가 1년 헬스 회원권보다 많이 저렴하지만, 잠깐 상상해보시라. 둘이 함께 산을 타는 그 정겨운 장면을 말이다. 그 둘 사이가 얼마나 즐겁고 따뜻할지 저절로 느껴지지 않는가 이 말이다. 이 이야기만으로도 그의 인맥은 그저 바다처럼 넓은 것뿐만 아니라, 깊이도 꽤 있음을 추측할 수 있지 않을까?
우연히 본 어떤 사람의 미니 홈피에 이런 글귀가 적혀있었다.
‘[매력]이란 호박꽃에는 있지만, 장미꽃에는 없는 것.’
물론 이 말은 그 사람의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해석이지만, 왠지 김제동, 그에게만큼은 잘 어울리는 말이 아닐까? 하지만, ‘호박’이란 표현 때문에 괜히 오해하지 마시라. 실제로 본 김제동의 외모는 꽤 귀여우니까 말이다.
<이수연 방송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