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방송-가요-영화, 가능한 변화들

전형화 기자 / 입력 : 2009.01.07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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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축년 새해가 밝았다. 경제 한파로 꽁꽁 얼어붙은 대중문화계에도 새해에는 변화들이 시작된다. 거품이 가라앉은 연예계는 물론 방송, 가요, 영화 등 각 분야에서 올해 새로운 변화를 모색한다. 2009년 가능한 변화들을 정리했다.

#방송: 경제한파 직격탄에 흔들리는 방송사


방송계는 2009년 가장 많은 변화를 맞이할 곳이다. 방송법에 대한 여야 합의가 2월로 미뤄졌지만 어떤 식으로든 현 구도에서 변화가 있을 것이다.

쟁점 사항인 KBS 2TV 민영화와 MBC 민영화가 불발에 그치더라도 재벌의 방송 진입과 신문 방송 겸업 금지 해소는 이미 5부 능선을 넘어섰다는 게 방송계의 중론이다. 현재 독점적인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한국방송광고공사도 미디어렙의 신설로 변화를 맞을 전망이다. 이럴 경우 종교방송과 지역방송 등이 타격을 받을 우려가 있어 일대 변화가 예상된다.

드라마와 예능 등 방송사의 콘텐츠 생산에도 변화가 생긴다. 우선 드라마 출연료 상한제가 암묵적으로 이뤄져 고액 출연료 논란이 상당 부분 사그러들 것이다. 반면 출연료 하향 조정의 불똥을 맞은 신인급 연기자들의 도태도 부분적으로 일어날 전망이다. 부활된 방송사 공채탤런트가 그 빈자리를 메울지도 관심사이다.


블록버스터 드라마는 상반기 이후에 한동안 자취를 감출 것으로 보인다. 수익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다. 때문에 한일합작 드라마 추진이 더욱 왕성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고액 출연료 때문에 된서리를 맞고 있는 예능 프로그램 MC의 경우 유재석 강호동 투톱 체제가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두 MC가 소속된 워크원더스에 소속된 MC들 역시 올해 일정수준 활약이 보장될 것이다. 워크원더스 자회사 DY엔터테인먼트에서 '패떴' '골미다' 등 예능 프로그램을 계속 제작할 예정이며, 이미 MC 군단 체제가 성립됐기 때문이다. MC칼바람에서도 워크원더스 소속 MC들은 상대적으로 무사한 게 그 반증이다.

CF계는 경기한파로 톱스타 등 연예인 출연 CF가 줄어들 전망이다. 이미 배용준 등 톱스타들이 재계약을 못하고 있다. CF 출연료에 수입을 의존하는 시스템인 현 매니지먼트 체제는 변화하지 못할 경우 상당한 회사가 도산, 또는 큰 회사로 흡수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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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어게인 96년..심의에 대한 거센 반발 일 듯

음반시장 부활의 싹이 튼 가요계는 올해 큰 변화는 없지만 지난해부터 이어진 변화들이 꾸준할 전망이다. 동방신기가 50만장 가까운 판매고를 올리는 등 음반시장에 온기가 깃들고는 있지만 밀리언셀러가 등장했던 90년대 수준으로 돌아가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CD를 주로 구입하던 30대 이상이 선호하는 발라드가 아닌 아이돌 가수의 음반이 잘 팔리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2000년대 초반 홍대를 중심으로 전성기를 누리다 한순간에 몰락했던 인디밴드들의 부활도 2009년 가능한 변화 중 하나이다. 장기하를 비롯한 인디신들에 대한 사람들의 주목이 차츰 커지고 있기 때문에 제2의 인디밴드 르네상스도 예상된다.

2008년 전성기를 구사했던 아이돌 그룹의 강세는 올해도 지속될 전망이다. 다만 아이돌 그룹 활동 방식은 일본 연예계처럼 다양해질 것으로 보인다. 연기력 논란으로 된서리를 맞았던 가수들의 연기 겸업도 데뷔 초부터 가수 활동과 연기자 활동을 함께 하는 일본 아이돌 방식이 정착될 것이다. 그룹들의 유닛 활동도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보아 세븐 원더걸스 등 가수들의 해외 진출도 올해는 일정한 성과를 낼 것이다.

또한 가요계는 청보법이 개정될 경우 가장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보건복지가족부 산하 청소년보호위원회 음반심의위원회의 심의로 동방신기, 비 등이 가사를 고쳐야 했으며, 방송사에서도 잇따라 방송불가 판정을 내리고 있는 등 보수성향이 짙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심의에 대한 반발이 거세질 경우 서태지를 필두로 한 96년 같은 거센 저항도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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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극장요금 정상화 예상

영화계에서는 얼어붙은 투자 환경이 대번에 개선되지는 않을 것이다. 스튜디오2.0 등 유수의 투자배급사가 도산 위기를 넘겼으며, 지난해 활발한 투자를 했던 벤티지홀딩스가 영화사업 철수를 계획하는 등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해 기대를 모았던 SK와 KT의 영화 진출은 몹시 실망스러운 수준이었다. 한국영화 제작편수가 40편 이하로 줄어들면서 스태프와 후반작업 업체들의 위기도 계속 이어질 것이다.

하지만 영화계는 지난 해 거품이 터졌던 방송계와는 달리 2006년 하반기부터 위기를 기회로 삼고자 하는 노력들이 계속되고 있어 새해 전망이 꼭 어둡지만은 않다.

한화 등이 올해 본격적으로 투자에 나서며 창투사들도 부분 투자가 아닌 메인투자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CJ, 쇼박스 등 메이저들도 상반기 라인업을 확정한 상태이다.

배우들의 출연료 문제도 영화계에선 이미 어느 정도 합의가 됐다. 톱스타들이 저예산영화에 출연하는 사례가 올해도 이어질 것이다. 2차 판권 시장 부활은 아직 요원한 상태지만 영진위가 의욕을 보이고 있는 점은 긍정적인 신호다.

지난해 시범적으로 실시한 합법 다운로드의 가능성이 올해는 본격적인 시장화가 이뤄질 것이다. 아울러 불법다운로드 단속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영화계의 숙원사업 중 하나로 꼽혔던 극장요금 인상도 올해는 현실화될 것이다. 다만 영진위를 비롯한 정부당국은 뒷짐을 질 공산이 크기 때문에 영화계 각 단체들의 힘든 싸움이 예상된다.

또한 2009년은 한국배우들의 할리우드 진출 성과물을 볼 수 있는 해이며, 이명세 등 특정 감독들의 해외 진출 결과도 엿볼 수 있다.

2008년 한국영화 점유율은 2002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올해는 한국영화 개봉편수가 지난해보다 더 적기 때문에 점유율이 더 낮아질 것은 분명해 보인다.

1월과 3, 4월 관객이 극장에서 한국영화를 찾기란 상당히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박찬욱 봉준호 최동훈 등 한국영화계 대표선수들의 신작들이 5월부터 8월까지 줄줄이 개봉하기 때문에 상반기를 전망하면 희망이 분명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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