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빈이 카사노바? 잔디가 서민? '꽃남' 숨은그림찾기

최문정 기자 / 입력 : 2009.01.15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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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꽃보다 남자' <사진제공=그룹에이트>


KBS 2TV '꽃보다 남자'가 방송 4회인 13일 방송분까지 시청률 20%를 넘어서며 인기몰이 중이다. 진지하던 드라마 판도에 가벼운 돌로 큰 파장을 일으키며 이슈를 낳고 있다.

그러데 요즘 KBS 2TV '꽃보다 남자'를 보면 때 아닌 숨은그림찾기를 하게 된다. '푸하하' 머리 비우며 빠져들어 웃다가도 아쉬워지는 '꽃보다 남자'가 빠뜨린 2%를 채워본다.


◆ '감히 내게 이런 짓을? 신선하구나(?)'..잘난 남자의 뻔한 사랑

뭐하나 빠질 것 없는 조건에 병이 아닌 '왕자'가 돼버린 남자, 그의 뺨을 짝! 소리가 나도록 내려치며 충고하는 별 볼일 없는 여자의 신선함에 왕자는 빠져든다. '너무 뻔하잖아'라고 할 법한 상황이지만 여기서 뺨을 내려치는 손을 돌려 차는 다리로 바꾸고 '왕자'의 이름으로 F4의 리더로 구체화 시키면 '꽃보다 남자'가 탄생한다.

극중 구준표(이민호 분)는 금잔디(구혜선 분)에 급속도로 빠져든다. 신선한 금잔디의 매력에 생명의 은인이라는 점이 더해졌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그저 변덕의 일환으로 비춰진다.


'꽃보다 남자' 속 러브라인들이 어느새 색을 점차 짙게 드리우고 있다. 잔디는 윤지후(김현중 분)를 위해 민서현(한채영 분)에게 무릎까지 꿇었으며 준표는 지후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는 잔디에 대한 질투로 마음의 문을 열어가면서도 더 괴롭힐 수 있는 방법을 연구 중이다.

아쉬운 점은 이 모든 과정이 그 '신선함'이라는 세 글자 이상으로 적절히 설명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잔디를 보살펴준 지후의 다정함이 있었다지만 상황 속에서 이는 크게 두드러지지 않는다. 준표가 잔디의 매력에 빠진 것도 신선함 이상의 이유가 있지만 명확하게 제시되지 않음에 시청자는 '그런가보다' 할 수밖에 없다.

◆ 입으로는 '서민', '알바 하느라 바빠'...언제? 어디서?

"서민이라기엔 옷이 참 화려하네"

한 시청자가 TV를 보다 자연스레 내뱉게 됐다는 평이다. 학교에서는 서민이라며 빈곤하다며 무시당하는 금잔디련만 옷들을 모두 부모님이 운영하는 세탁소에서 조달해 입는지 화려하리만큼 멋들어진 패션 감각을 자랑하고 있기 때문이다.

극중 금잔디는 돈이 철철 새고도 남아도는 부유층 자재들 속 유일한 '서민'이다. 비싼 밥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며 도시락을 싸다니고 특기로 들어온 수영을 하랴, 준표 등에 시달리랴, 아르바이트를 하랴 바빠 죽겠다고 한다.

그런데 실질적으로 극중 잔디의 서민다운 모습은 찾아보기 쉽지 않다. 민서현(한채영 분)의 생일 파티에 가기 앞서 세탁소를 홀랑 뒤집으며 반짝이 패션쇼를 했다는 정도가 대부분이다. 이외에는 아르바이트하느라 바쁘다지만 아르바이트하는 죽 집에서 그녀의 모습, 특히 일하는 모습을 보기란 하늘의 별따기이고 아기자기한 패션소품들을 자랑하고 있다.

원작 만화에서 츠쿠시는 열심히 아르바이트를 하며 이래저래 아버지의 일을 수습하고자 동분서주한다. 살고 있는 집도 불안 불안하다. 반면 '꽃보다 남자'에서 금잔디는 날라리 아르바이트생이며 큰 세탁소에 딸린 집에서 사는 든든한 '내 집'을 가지고 있다. '서민'의 기준이 궁금해지는 상황이다.

◆ F4, 이민호·김현중도 좋지만 김범·김준이 보고 싶다

"예예~" 때아닌 힙합스러운 추임새를 넣고 있는 김준에 저 아이의 캐릭터는 대체 뭘까 궁금해진다. "맛있게 생긴 손"이라며 여성의 손등에 유혹의 입맞춤을 하는 김범을 보며 카사노바인가 보네 대략적인 추측을 하고 있다.

드라마에 앞서 무엇보다 이슈가 됐던 것 중의 하나가 일본, 대만 등 앞서 드라마화 될 때 마다 인기를 한 몸에 모았던 꽃미남 F4의 캐스팅이다. 드라마든, 만화든, 영화든 '꽃보다 남자'의 핵심은 누가 뭐래도 눈을 즐겁게 하는 꽃미남 F4다. 한국판에서는 구준표 역의 이민호, 윤지후 역의 김현중, 소이정 역의 김범, 송우빈 역의 김준이 그들이다.

그러나 요즘 '꽃보다 남자'를 보다보면 아쉬운 마음에 때 아닌 숨은 그림 찾기를 하게 된다. 이민호, 김현중이 두각을 나타내며 극을 이끌고 있는 것에 비해 김범, 김준의 비중이 너무 작기 때문이다.

애초부터 '꽃보다 남자'는 F4가 남자 주인공이라고는 하지만 그중에서도 한국판 구준표, 츠카사가 메인이다. 여기에 한국판 윤지후, 루이가 한국판 금잔디인 츠쿠시와 츠카사 사이에서 그들의 러브라인을 흔드는 역할을 한다. 한국판 소이정인 소지로와 한국판 송우빈인 아키라는 그들 사이의 갈등을 추합하는 동시 주변의 이벤트를 만들어내는 역할이다. 소이정과 송우빈은 역할 자체가 메인은 아닌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를 감안하더라도 현재의 '꽃보다 남자'에서는 소이정과 송우빈은 조연급이다. 민서현이 프랑스로 떠나는 길 송우빈에게 너무 다정한 것도 좋지 않다며 "카사노바"라고 칭하던 말에 "엥?"하는 의문의 감탄사를 내뱉게 됐을 만큼 역할에 대한 설명부터가 부족한 상태다.

작품의 기획안을 보면 소이정과 송우빈은 차후 극에서 비중을 높이며 다양한 이야기 거리를 양산, 볼거리를 더할 예정이다. 아직 24부작 중 4부작이 방영된 것에 그친 상태니만큼 앞으로 갈 길이 더욱 멀다. 이를 이해하고 보더라도 준표의 독무대를 지후가 흔드는 정도의 구도에 김범과 김준의 변신을 기대했던 축, 원작의 소지로와 아키라의 팬들에게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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