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소풍가는 날' 이후 3년 만에 부활한 SBS 일일드라마가 '아내의 유혹'을 만나 황금기를 보내고 있다.
'아내의 유혹'은 14일 34.7%(TNS, 이하 동일기준)로 자체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8일 올린 종전 최고기록인 34.3%보다 0.4%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무엇보다 SBS가 일일드라마를 부활시킨 이래 기록한 최고 시청률이란 점에서 의미가 깊다.
사실 SBS는 MBC와 KBS 일일극 공세에 밀려, 한 때 일일극을 폐지했다. 한 자릿수 시청률로 고전을 면치 못하는 등 투자 대비 결과물이 너무 안 좋았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지난 2007년 10월8일 '그 여자가 무서워'와 '애자 언니 민자'에 이은 세 번째 일일극에서 최고의 시절을 맞게 됐다.
사실 '그 여자가 무서워'도 첫 방송 당시 5.8%의 한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회가 거듭할 수록 20%에 가까운 시청률로 성공적인 일일극의 부활을 알렸다. SBS고위 관계자도 "일일극 첫 작품으로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다고 본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만족감도 잠시, 두 번째 일일극 '애자 언니 민자'가 고전을 면치 못했다. 1987년 '사랑과 야망' 후 21년 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온 차화연의 복귀 작으로 화제를 모았으나, 그뿐이었다. 결과는 냉혹했다.
절치부심한 SBS가 선보인 세 번째 작품은 죽은 줄로만 알았던 아내가 살아 돌아와 자신을 죽인 남편에게 복수한다는 다소 자극적인 내용의 '아내의 유혹'. 제작발표회 때부터 "내용이 너무 파격적"이라며 걱정 어린 말들이 쏟아졌다. '갈 때까지 가보자는 것이냐"며 너무 막가는 것 아니냐는 비난이 들려왔다.
그런데 웬일인가. '아내의 유혹'이 SBS가 일일극을 부활시킨 이래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것은 물론, 평일 오후 7시대 불가능하다고 생각되던 시청률 30%를 넘어섰다.
SBS 드라마국 한 관계자는 "막장이란 비난은 감수하고 시작한 드라마다. 어차피 욕먹을 거라면 화끈하게 보여주자는 생각이었다"며 "다행히 시청자들도 '욕하면서 본다'는 말을 할 만큼 사랑해 주시니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