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시대, 동방신기, 비(왼쪽부터) |
스타의 존재 근거는 뭐니뭐니 해도 팬이다. 팬들이 있기에 스타들이 사랑받고, 스타들 때문에 팬들은 즐거움을 얻는다.
요즘 팬들의 해당 스타에 대한 관심 표출 방법 과거에 비해 훨씬 다양하고 적극적인 모습을 띠고 있다. 카라 팬들은 '프리티 걸'을 조금이라도 더 띄우기 위해 이색적인 '고무장갑 응원'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 동방신기 팬들은 아예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 열매에 900만 원을 기부했다.
특히 자신들이 좋아하는 스타가 어려움이나 위기에 처했을 때, 이른바 '팬심'은 더욱 공고해 진다.
소녀시대는 올 해 들어 지상파 3사의 주요 가요 프로그램 중에 하나인 KBS 2TV '뮤직뱅크'에 출연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KBS 측은 구체적 이유는 밝히지 않았지만 "KBS 방송사 사정상, 소녀시대는 '뮤직뱅크'에 당분간 출연하기 힘들 듯 하다"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소녀시대는 지난 16일 방송된 '뮤직뱅크'에 출연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프로그램의 디지털음원 'K-차트'와 음반 'K-차트' 모두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가요계의 한 관계자는 22일 "소녀시대가 '뮤직뱅크'에 출연하지 못한다는 사실은 이
달 초부터 마니아 팬들 사이에는 이미 알려졌던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팬들의 음원 및 음반 구매가 '뮤직뱅크'의 1위 선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점을 감안할 때, '뮤직뱅크' 연속 출연 무산과 16일의 1위 등극이 전혀 무관하다고 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소녀시대 팬들은 '뮤직뱅크' 연속 출연 무산으로 계기로 소녀시대를 향한 지지와 결집은 더욱 강해졌을 것이고, 이는 곧음 반 및 음원 구매로 이어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소녀시대는 새 미니앨범 발표일 약 열흘 만에 6만 장(소속사 집계 기준)이 넘는 음반을 판매했다. 이는 10만 장을 돌파한 지난 2007년 11월 선보인 정규 1집보다도 빠른 판매 추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는 타이틀곡 '지'의 인기몰이 및 소녀시대의 인지도 상승 등이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뮤직뱅크' 출연 무산이란 난데없는 악재를 만난 소녀시대에 대한 팬들의 지지 강화도 한몫 거들었다는 평가다.
스타가 위기나 곤욕을 겪을 때, 팬들이 강한 결집력을 보였던 것은 비단 소녀시대 팬들에만 국한되진 않는다.
동방신기 국내 4집 발매 직후인 지난해 하반기 KBS 2TV '개그콘서트'에서는 '왕비호' 윤형빈이 "동방신기, 왜 팬들은 80만 명인데 음반 판매는 10만 장 밖에 안 돼"라고 말했다. 이에 동방신기 팬들은 자신들끼리 의견을 주고받으며 4집 구매에 박차를 가했다.
보건복지가족부 산하 청소년보호위원회의 동방신기 4집에 대한 청소년 유해 매체물 판정도 팬들을 한데 모으는데 다시 한 번 자극제 역할을 했다.
결국 동방신기는 팬들의 적극적인 지지에 힘입어 4집을 50만 장(소속사 집계 기준) 판매했다. 이는 동방신기가 지금까지 국내에서 선보인 4장의 정규 앨범 중 가장 많은 판매고를 기록한 것이다 .
동방신기 4집이 판매 호조를 보이자 왕비호는 다시 한 번 '개그콘서트'에서 동방신기를 언급하며 "앨범 판매 나 때문인 거 알지"라고 말하기도 했다.
비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1월 동방신기 4집과 함께 청소년 유해물 판정을 받은 비 5집 '레이니즘'은 효력 발생일 당일의 판매량이 전일보다 무려 2배 가까이 오른 모습을 보였다. 이 역시 "스타가 어려울 때 팬들이 일어난다"는 속설을 증명해 보인 현상 중 하나였다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