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범 ⓒ송희진 기자 songhj@ |
앞으로도 계속 연기생활을 하겠지만 지금까지도 그랬고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한 모습에 안주하면 안된다는 점이다. 항상 변화해야한다. 안주한다면 배우라고 할 수 없고 트렌디한 모델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작품에서 또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하고 다른 연기를 하려고 항상 노력한다. 연기 활동을 하면서 장르가 바뀌고, 드라마건 영화건 나는 성장해야하고 달라져야한다.
한 가지 더. 스타와 배우의 차이점이 미묘하다. 스타가 되면 배우를 오래 할 수 있을 것이다. 스타(star), 말 그대로 별이다. 하늘에서 자신만의 빛을 내는 별들이 있고, 북극성처럼 모두가 알아 봐주는 별이 있다. 즉 유명별도 있지만 무명별도 있다. 이름이 없어도 자신만의 빛을 내는. 남들이 알아주는 별이든 아니든 난 나만의 빛을 낼 수 있는 별이 되고 싶다.
"무명의 별이라도 좋다, 나만의 빛을 낼 수 있는 별이고 싶다"는 스무 살 청년의 고백이다. 그 주인공은 김범이다. 그는 분명 반짝 반짝 빛나고 있다. 유명별이다. "난 자신에게 관대하지 못하다. 나는 끊임없이 스스로를 괴롭힌다"는 김범의 자기고백처럼, 빛나고 있는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더욱 많은 빛을 내기 위한 채찍질이다.
MBC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누나들의 사랑을 독차지한 '우리 범이'가 지난해 MBC '에덴의 동쪽'에서 성큼 성장한 모습으로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더니 이제는 달콤한 카리스마를 뿜어내며 여심을 흔들어 놓고 있다. 방송중인 KBS 2TV 월화미니시리즈 '꽃보다 남자'(극본 윤지련·연출 전기상)를 통해서다. F4의 멤버인 그에게선 '우리 귀여운 범이'보다는 꽃보다 아름다운 남자, 김범이 더 잘 어울린다. 극중 '소이정'을 연기한다. 4대 째 국보급 도예가로 명성을 이어가고 있는 한국 대표 예술명문가의 차남으로 문화재 독립운동으로 시작된 국가 최고 규모의 개인박물관의 후계자다.
배우 김범 ⓒ송희진 기자 songhj@ |
21일 오후 김범을 만났다. 더 이상 '하숙범'이 아니었다. 인기는 하늘은 찔렀고 외모는 한층 성숙해 있었다. 인터뷰 차 찾은 머니투데이 편집국도 그의 방문에 들썩였다.
"인기실감? 원작이 좋아서 어느 정도는 예상했다. 하지만 시청률이 이렇게 높을 줄은 예상치 못했다. 솔직히 놀랬다. 촬영장에 찾아와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감사하다. 그분들 덕에 힘이 된다. 나 뿐 아니라 전출연자, 스태프도 힘들어도 즐겁게 촬영하고 있다. " 인터뷰 당일 밤샘 촬영을 마친 그지만 얼굴에 지친기색하나 없었다. 될 성싶은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고 역시 스타성과 연기력을 동시에 톱스타 유망주 김범답다.
-'꽃보다 남자'에서 남성적인 매력을 풍기고 있다. 소녀 팬에게는 로망이요, 아줌마 팬에겐 여전히 '귀여운 범이'다.
▶감사하다. 내가 연기하는 이정은 매력적인 인물이지만 F4중 장난기가 많은 친구다. 그래서 그렇게 보여 진 것 같다.
-방송 전 캐스팅이 알려졌을 때 김범에 대한 업계의 기대가 가장 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방송이후 1~2회에서 기대보다 많이 나오지 않아서 시청자 게시판에 항의도 있다.
▶내 입장에선 그분들께 드릴 말이 없다. 나는 연기자에겐 큰 역할, 작은 역할이 없다고 배웠다. 많이 나온다, 그렇지 않다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그 인물을 비추고 있는 카메라가 있어고 분명 존재한다. 난 최선을 다할 뿐이다. '거침없이 하이킥'에서도 내가 초반 비중 있는 역할이 아니었다. 난 최선을 다해 열심히 했고, 역할이 회가 거듭될수록 비중이 점점 늘어났을 뿐이다.
난 극중 내 캐릭터를 사랑한다. 내가 연기한 캐릭터를 사랑하지 않았던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그리고 '이정'은 드라마에서 앞으로도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많다. 24부작이니 좀 더 기다려주셨으면 좋겠다.
-MBC '에덴의 동쪽'과 '꽃보다 남자'에서 극과 극의 연기다.
▶'에덴의 동쪽'은 배우의 모습을 보여 드릴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았고. '꽃남'은 영상적인 면을 많이 보여드릴 수 있다. 앞으로 계속 연기생활을 할 것이기에 다른 작품을 통해 많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연기력을 인정받은 '에덴의 동쪽'과의 경쟁이다.
▶'에덴의 동쪽'과 '꽃보다 남자'의 촬영장이 우연히 겹쳐 인사를 한 적이 있다. '에덴의 동쪽' 감독님과 선배 연기자들이 응원을 많이 해주셨다. 나는 선의의 경쟁이라고 생각한다.
'에덴의 동쪽' 감독님께 감사하다. 너무나 사랑하는 '에덴의 동쪽'이었고, 선전을 기대하는 시청자의 입장이기도 하다. 내가 성장한 드라마이기에 그렇다.
'에덴의 동쪽' 감독님이 '꽃보다 남자' 첫 방송을 보고 휴대폰 문자 메시지를 보내주셨다. 감사했다. '잘봤다'고 하셨다. 다시 한 번 작품으로 뵙고 싶다는 내용의 답 문자를 보냈다. 하하.
배우 김범 ⓒ송희진 기자 songhj@ |
-이 작품으로 인해 연기력은 물론이고 스타성이 더욱 확고해졌다. 본인 평가는?
▶나는 자신을 괴롭히고 질책하는 스타일이다. 한시도 긴장을 늦추지 않는다. 항상 다른 분들에게 피해가가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에덴의 동쪽'은 굉장히 부담감이 큰 작품이었다. 출연결정에 고민을 많이했다. '내가 과연 이것을 해낼 수 있을까'. 막상 촬영에 들어갔을 때는 '내가 촬영을 잘 할 수 있을까'하는 고민이 많았다.
'에덴의 동쪽'은 마지막 촬영이 되니 캐릭터에 완벽하게 몰입하게 됐다. 그 때는'벗어 날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난 늘 고민한다. 그리고 누구나 마찬가지겠지만 내 자신에게 만족하지 못한다. 그래서 더 많이 노력한다.
-F4 멤버와의 연기호흡은 어떤가.
▶촬영장 분위기는 너무 좋다. 촬영할 때가 아니더라도 많이 친해져서 밖에서도 만난다. 요즘은 대부분의 시간을 F4와 함께하고 있다.
-혹, F4 가운데 연기중인 이정 외에 마음에 드는 캐릭터는.
▶심하다 싶으면 심한 거지만 나는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크다. 극에 빠지다보니 내 캐릭터는 이정이 좋을 것 같다. F4를 다른 배우가 연기한다는 것도 상상이 안 된다.
-극중 캐릭터가 바람둥이다. 실제는 어떤가.
▶바람둥이는 아니다. 내가 연기하는 인물과 비슷한 부분이 있긴 하다. 자존심이 강하다는 점. 장난기 많고 유쾌하지만 속으로 언제나 고민한다는 점이다.
-여자친구는 있나. 이상형은.
▶여자친구는 없다. 이쪽 일을 시작한 이후로는 여자친구가 없었다. 이상형은 작고 아담하고 귀엽고 애교가 많은 스타일이다. 무엇보다 이야기가 잘 통하면 좋다. 공감대를 형성이 잘되는. 이 쪽 일이 워낙 스케줄이 일관성이 없다보니 정말 아침에 시작해서 아침에 끝날 수도 있다. 그런 부분들까지도 다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좋다.
-가을과 러브라인이 형성되고 있다. 앞으로 어떻게 될까.
▶원작에서 보면 가을이가 나쁜 남자를 만나서 상처를 받는 동안에 이정은 그 나쁜 남자를 혼내주는 장면이 있다. 음 준표-잔디 커플과 더블데이트 장면도 있지 않을까. 가장 중요한 에피소드는 가족사와 첫사랑에 대한 것이다. 한국판에서는 비중 있게 비춰질 것 같다. 기대해 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