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부터 막말까지..도덕불감증에 빠진 TV

김수진 기자 / 입력 : 2009.01.29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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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일일극 '아내의 유혹'


강산이 변하고 세월이 흘러도 끊임없이 제기되는 게 TV의 도덕불감이다. 지난해 말부터 안방극장을 강타한 막장논란에서부터 유행처럼 번진 예능프로그램의 막말논란까지, TV가 도덕불감증에 빠졌다.

◆막장 드라마의 점입가경


SBS 일일극 '아내의 유혹'은 꼬이고 꼬인 막장 드라마의 최고봉 격이다. 친구의 남편을 빼앗고, 그 친구 몰래 아이까지 낳았다. 남편도 지존이다. 아내의 친구와 결혼하기 위해 아내를 죽음으로 내 몰았다. 최근에는 죽은 줄 알았던 아내가 뛰어난 화장술로 다시 남편 앞에 나타나 또다시 가정을 파탄으로 치닫게 하고 있다. 불륜이 낳은 씨앗이 또 다른 불륜을 낳고 있다.

이 드라마는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라는 인기공식의 파워를 과시하며 시청률 40%대를 육박하고 있다. 신문 사회면을 장식할만한 치정극이 버젓이 안방극장 드라마로 선보이고 있으며, 도 넘은 인기까지 두루 섭렵하고 있다.

MBC '에덴의 동쪽'은 출생의 비밀을 둘러싼 끝이 보이지 않는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며 시청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이 드라마는 지난 27일 방송분에서 일반 상식선에선 이해되지 않는 갈등을 예고했다. 자신의 아들이 박해진이 아닌 연정훈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조민기가 박해진에게 집을 떠날 것을 강요하며, 박해진의 처인 한지혜와 연정훈을 재결합시키려고 한 것. 아무리 극적 갈등을 고조시키기 위한 장치라지만, 아이까지 낳고 살고 있는 부부의 관계를 원한관계에 의해 정리한다는 것은 회의적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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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구라


◆도 넘은 예능프로그램의 품위유지 절실

"요즘 예능 프로그램 진행자는 초대 손님에 대한 예의가 없다". 토크쇼를 진행 중인 배우 박중훈의 말이다. 박중훈의 말과 같이 요즘 예능프로그램에서 예의는 찾아보기 힘들다. 너도나도 독설에 빠졌다. 독설의 강도가 실력과 비례라도 하듯이 말이다.

독설로 유명한 인물은 김구라. 독설로 떴다지만 가끔 그가 MBC '황금어장'의 '무릎팍도사'에서 초대손님에게 던지는 말을 듣고 있자면 아슬아슬하기 짝이 없다.

아나운서의 예능프로그램 출연에 따른 부작용도 눈에 띈다. 지난 27일 방송된 KBS 2TV '상상플러스'에 출연한 전현무 KBS 아나운서는 섹시댄스를 선보이며 신정환의 귓가에 입술을 들이대며 바람을 불어 넣었다. 그의 이 같은 행동은 해당 프로그램 홈페이지 게시판에도 일부 시청자에 의해 지적받았다.

방송 중 욕설과 막말의 논란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신정환은 KBS 2TV '상상플러스'에서 '개XX'라는 욕설로 논란을 일으켰다. 신정환과 해당 프로그램 제작진은 논란이 일자 시청자에 대한 사과의 뜻을 밝혔다. 정중한 이들의 사과와 달리 시청자의 시선은 곱지 않다. 지금도 해당 프로그램 게시판에는 일부 시청자의 비판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볼수록 기분 좋은, 건강한 웃음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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