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그룹이 큰 사랑을 받으면서 아이돌그룹의 분화현상이 시작됐다. 일부 멤버는 개인 활동을 시작했으며 일부 멤버들은 서로 그룹 내 또 다른 유닛을 만들어 활동하는 것이 일반적인 모습이 됐다.
소위 잘나가는 그룹의 멤버들이 개인 활동으로 인기를 모아온 것은 오래된 일이지만 그룹이 해체하지 않은 채로 유닛 활동을 하며 사랑을 받는 것은 최근의 일이다. 그렇다면 어떤 그룹들이 유닛 활동으로 그룹의 인기를 이어가고 있을까.
유닛을 만들어 활동하는 아이돌그룹의 원조는 슈퍼주니어(이하 슈주)다. 지난 2006년 13인조 남성그룹 슈주에서 최초로 결성된 슈주 K.R.Y는 규현, 려욱, 예성의 이니셜을 따서 만든 유닛으로 케이블채널 tvN의 드라마 '하이에나' 삽입곡을 부르며 활동을 시작했다.
슈주 K.R.Y에 이어 탄생한 유닛 역시 슈주 T로 이특, 희철, 강인, 신동, 은혁, 성민으로 구성된 6인조 유닛은 트로트를 부르는 아이돌을 콘셉트로 기획됐다. 이들은 데뷔곡 '로꾸거'부터 같은 소속사인 추가열의 '나같은 건 없는 건가요' 리메이크곡 등을 히트시키며 아이돌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어 슈주는 슈주 M이라는 새로운 유닛도 결성했다. 시원, 려욱, 규현, 동해, 한경과 새로운 중국인 멤버 헨리와 조미를 영입해 만든 7인조 유닛 슈주 M은 중국 표준어인 만다린어를 의미하는 M을 타이틀로 달아 중화권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기획됐다.
가장 최근 결성된 슈주의 유닛은 슈주 해피다. 이특, 예성, 강인, 신동, 성민, 은혁으로 구성된 슈주 해피는 이름 그대로 재미있고 듣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음악을 하겠다는 의미다. 슈주 T의 멤버가 대거 포함된 슈주 해피는 트로트로 대중을 즐겁게 한 슈주 T의 확대 버전으로 보면 된다.
이렇게 활동한 슈주의 유닛들은 모두 큰 성공을 거뒀다. 슈주의 보컬라인으로 비교적 다른 멤버에 비해 조명을 덜 받았던 규현, 려욱, 예성이 슈주 K.R.Y를 통해 자신들의 존재를 알렸으며 슈주 T와 슈주 해피는 가수이면서도 넘치는 예능 끼를 가진 멤버들의 면모를 충분히 보여줬다. 슈주 M은 현재 중화권에서 활약하며 현지에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슈주 유닛 외에도 성공을 거둔 아이돌 그룹 유닛은 또 있다.
최근 SS501의 세 멤버 김규종, 허영생, 김형준은 팬클럽 이름과 동일한 트리플S라는 이름으로 유닛을 결성해 스페셜 음반을 발매, '유 아 맨'으로 활동해 케이블채널 Mnet '엠카운트다운'에서 2주 연속 1위를 차지하는 등 좋은 반응을 얻었다. 또한 이들은 KBS 2TV '꽃보다 남자'의 삽입곡 '내 머리가 나빠서'가 인기를 얻으면서 후속곡 활동에 돌입하기도 했다.
잇단 유닛들의 성공에 힘입어 여성 그룹 유닛도 등장했다. 쥬얼리의 두 막내 하주연과 김은정은 지난 28일 싱글 음반을 발매하고 쥬얼리S라는 유닛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섹시한 쥬얼리의 콘셉트와는 달리 상큼하고 발랄한 매력을 한껏 보여줄 이들은 오는 2월 1일 SBS '인기가요'를 통해 타이틀곡 '데이트'의 데뷔 무대를 갖는다.
이렇게 여러 아이돌 그룹들이 유닛을 만들어 활동하는 이유는 뭘까.
슈주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슈퍼주니어는 탄생부터 '따로 또 같이'를 콘셉트로 기획됐다"면서 "멤버 개인이 모두 멀티 엔터테이너로서 활약이 가능하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슈퍼주니어라는 13명의 큰 틀 안에 있지만 멤버들은 유닛을 통해 각자 다른 매력을 보여줄 수도 있다"며 유닛의 장점에 대해 설명하며 "앞으로도 또 다른 유닛을 만들 수도, 지금까지 만들어졌던 유닛이 또 다른 음반을 발매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SS501 소속사 DSP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SS501은 멀티 그룹을 표방하고 데뷔했다.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 뮤지컬, 연기, 새 유닛 등 하나둘씩 행동에 옮겼다"며 "다행히 대중의 평가가 좋은 것 같아 기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