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남', 재벌 우상화+외모지상주의 조장"

-시청자 단체

최문정 기자 / 입력 : 2009.02.03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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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꽃보다 남자' <사진제공=그룹에이트>


KBS 2TV '꽃보다 남자'가 외모지상주의 조장 등 작품 전체에 대한 질타를 받았다.

불교계 방송모니터단체인 사단법인 보리 측은 1일 '꽃보다 남자'에 대한 모니터 결과를 발표했다. 이를 통해 보리 측은 "최근 막장드라마라는 비판 속에도 불구하고 높은 시청률을 보이고 있는 프로그램이 몇몇 있는데 그중에 하나가 KBS 2TV의 '꽃보다 남자'가 아닌가 싶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보리 측은 우선 "외모지상주의를 부추기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른바 꽃미남을 증장시켜 외모에 따라 마치 서열이 결정되는 듯한 전체적인 드라마 분위기를 조성해 외모지상주의의 잘못된 사회의식을 형성할 여지가 크다는 주장이다.

또 "청소년을 이용해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장면들로 시청률 경쟁을 하겠다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가 안 간다"며 "주인공 여자고등학생 금잔디(구혜선 분)가 낯선 남자와 속옷만 입은 채 침대에 누운 채로 사진을 찍힌 장면은 아무리 우리사회가 개방화 되어가고 있다지만, 고등학생 설정의 드라마가 이정도 되면 그것도 공영방송 KBS에서 이런 장면이 연출된다면 문제가 심각하지 아니할 수 없다"고 질책했다.

이어 "드라마의 원작이 만화, 그것도 일본만화라는 점에서 아무리 원작에 충실한다고 하더라도 고등학생이 클럽에 가서 술을 마시고 호텔에 가서 루머에 휘말린다는 것은 정도가 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보리 측은 이에 더해 "재벌을 자연스럽게 우상화 하고 있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구준표(이민호 분)가 자신의 신발을 더럽힌 후배에게 '너, 나보다 돈 많아? 이거 피렌체에서 장인이 직접 만든 구두인데 돈이 많아도 안 될걸'이라 말하는 장면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보여지고 주인공 금잔디의 어머니는 여고생 딸과 재벌 후계자의 연애가 결실을 보기를 너무나 자연스럽게 원한다"며 "이런 모습이 공영방송에서 여과 없이 보여지는 것은 '가난은 악 부는 선'이라는 잘못된 이데올로기를 심어줄 수 있는 부분"이라는 논리다.

'꽃보다 남자'의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으로는 "왕따 문화에 대한 희화화와 폭력성"을 꼽았다. 자전거를 타고 가는 주인공을 쇠사슬로 넘어뜨리고 소화기를 난사하며 타고 있던 자전거와 소지품을 불로 태우는 장면 등이 "장난을 떠나 범죄 행위와 다름없다"는 것이다.

보리 측은 "이런 장면들이 행하는 왕따의 장면으로 버젓이 소개되고 여기서 주인공은 그에 아랑곳하지 않고 비현실적으로 너무나 꿋꿋이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나서 왕따 문제를 희화화시키고 있는 느낌마저 든다"며 "과연 이것을 본 청소년들이 어떤 감정을 느낄지 걱정치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왕따의 자살 문제가 아직도 뉴스로 들려오고 있는 현실에서 제작진이 주시청층이 10대인데도 불구하고 시청률만을 의식해 일본 원작을 그대로만 따라한다는 게 그것도 공영방송에서, 어떻게 시청자들에게 설득력을 얻을 수 있을지 착잡하기만 하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번 모니터 결과에 대해 보리 측 관계자는 "청소년들이 왕따와 상대적 빈곤감 등으로 인해 자살이나 범죄 등의 문제에 노출되고 있다"며 "'꽃보다 남자'가 10대에게 악영향을 끼치지 않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시청률 경쟁 속에 공영방송이 책임감 없이 드라마를 제작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며 "좀 더 책임감을 가지고 드라마를 제작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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