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호가 영화에선 범인을 잡지 못했지만, 현실에선 범인을 잡았다?'
경기 서남부 연쇄살인범 강호순이 영화 '살인의 추억'에서 용의자로 나왔던 박현규(박해일)를 연상시키는 곱상한 외모로 관심을 받은 가운데, 경찰청 수사국장 이름이 이 영화에서 형사로 나왔던 송강호와 똑같아 화제다.
영화배우 송강호는 극중 박두만 형사로 나온다. 화성 연쇄살인사건을 그린 이 영화는 실제로도 그렇지만 영화상에서도 범인을 잡지 못했다.
하지만 송강호 경찰청 수사국장은 다르다. 송 국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강호순 사건과 관련, 자신의 이름에 대한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송 국장은 이 자리에서 "강호순의 이름과 두 글자(강호)나 같다"며 "내 이름도 강호순 검거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웃으며 말했다는 것. 그러면서 "영화 '살인의 추억'에서 주연배우 송강호가 말한 것처럼 범인이 잡히지 않았냐"며 "영화에서 송강호가 꼭 잡힌다고 말했으니 이번에 강호순이 잡힌 것이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호순 및 영화배우 송강호와 자신의 이름과의 밀접성이 행운을 가져다줘 범인 검거에 도움이 됐다는 이야기다.
또 송 국장은 "세번이나 군포 현장을 방문했는데 딱 보니까 동일범 소행이더라"며 "경찰 후배들에게 그렇게 일러줬고, 범행 지역의 CCTV를 잘 살피라는 말도 해줬다"고 말했다는 후문이다.
한편 강호순이 화성 연쇄살인범과 관련됐다는 의혹은 여러 차례 제기됐다. 그의 범행 수법이 지난 1986년부터 1991년까지 6년간 10명을 살해한 화성 연쇄살인사건과 비슷했고, 피해자들의 연령대가 다양하다는 것도 유사했다. 경찰은 강호순이 연관됐다는 정황은 없지만 관련 가능성은 열어뒀다. 또 추가 범죄 가능성에 대해서도 계속 수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