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낭소리'의 제작자이자 한국독립영화협회 사무총장인 고영재씨가 10일 '워낭소리'의 이면을 통해 열악해지고 있는 독립영화의 현실에 봐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독립영화협회는 오는 11일 '워낭소리' 이충렬, '낮술' 노영석, '똥파리' 양익준, '동백아가씨' 박정숙,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 안해룡, '할매꽃'의 문정현 감독과 함께 독립영화의 현실을 걱정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고 사무총장은 "11일 열리는 기자회견은 독립영화협회 차원에서 마련된 것이 아니다. '워낭소리'의 이면을 봐달라는 의미에서 준비됐다. '워낭소리' '낮술' '똥파리' 등의 작품은 단순히 준비된 시스템을 통해 만들어진 영화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고 사무총장은 "단순히 돈 1억을 가지고 대박이 났다는 시각은 잘못됐다. 지금의 문제는 독립영화를 위한 전반적인 진흥정책이 없다는 점이다. 지금도 많은 독립영화 감독들이 자신의 영화를 상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동백아가씨'의 박정숙 감독은 단관 개봉을 했다. 개봉 독립영화의 대부분이 조조상영 또는 교차 상영으로 관람할 기회조차 잃어버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 사무총장은 영화진흥위원회의 영화 정책이 제도권 영화에 집중되어 있다고 비판했다. 영화진흥위원회가 한국영화 시장의 투자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800억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고, 한국영화제작활성화 지원 정책이 상업영화에 집중되어 있다는 것이다.
고 사무총장은 "영화 진흥정책이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산업 위주로 계획되어 있다 .물론 한국영화 시장 자체가 침체되어 있기 때문에 정책 의도는 이해가 된다. 그러나 이 같은 정책만 있을 경우 다양성 있는 영화가 못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고 사무총장은 "이제 영화는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지고 제작 시스템도 다양화 됐다. 지금 한국영화제작활성화 지원 정책에 충무로의 모든 회사가 지원했다는 소문도 있다. 돈이 없다보니깐 기존의 메이저 제작사들이 접수를 한 것이다"며 "그 분들은 한국영화 시장이 좋아지면 다시 주류로 갈 사람들이다. 또 1년에 한번 모든 비용을 지원하는 것도 좋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한국영화제작활성화 지원은 법인이 주체여야 지원이 가능하다. 대부분 독립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은 개인이 많다. 그런 개인들이 어떻게 법인으로 신청하겠나? 개인의 창의력을 지원하는 사업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