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민 "박근형 신구 '거목'덕에 우리가 산다"(인터뷰)

문완식 기자 / 입력 : 2009.02.11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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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민 ⓒ송희진 기자 songhj@


'인어아가씨', 왕꽃선녀님', 이름만 들어도 '아!'소리가 저절로 나오는 드라마들이다. 이 두 드라마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김성민이 남자 주인공이라는 점이다.

'히트 드라마'의 히어로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김성민이 지난해 11월부터 SBS 주말극 '가문의 영광'을 통해 '종가의 말썽꾸러기 둘째 아들'이라는 스포트라이트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역으로 출연 중이다. 드라마는 '역시나' 잘 나가고 있지만 김성민, 왜 그랬을까.


"'인어아가씨'나 '왕꽃선녀님'만을 보고 제가 나온 드라마는 다 히트 하신 줄 아는데, 전 딱 두 가지에요. '조기종영'하거나 '화제의 드라마'거나. 지난해 SBS에서 한 '돌아온 싱글'이란 드라마에도 출연했는데 잘 모르시더라고요. 하하."

◆"'가문의 영광' 주인공인줄 알고 출연..'주말극 주·조연 없다'는 말 공감"

사실 잘 몰랐다. 그러면 그 충격으로 이번엔 조심히 묻어가려 했던 걸까.


"솔직히 말하면, 초반에는 태영(김성민 분), 수영(전노민 분), 단아(윤정희 분)의 3남매 이야기라 계약을 했어요. 근데 얘기가 강석(박시후 분), 단아 쪽으로 가더라고요. '가문의 영광'에 출연하시는 선생님들께서 '주말연속극은 주, 조연이 없다. 등대처럼 돌고 돈다. 기다리다보면 너한테도 등대의 불빛이 온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동감해요. 태영이란 좋은 역을 맡았다는데 감사하죠."

김성민은 '가문의 영광'에서 하씨 문중의 종손 하만기(신구 분)의 둘째 손자로 출연 중이다. 차분하고 얌전한 쌍둥이 형 수영과 달리, 덜렁대고 여자만 밝히다 아내에게 버림받고 아들 동동(박준목 분)이와 함께 종가에 들어와 살고 있다.

"극 중에서 '아빠, 아빠'하는 드라마는 처음이에요. 원래 '가문의 영광'이 동동이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가문이야기였거든요. '눈높이를 맞추자'고 생각했어요. 처음엔 선생님들이 걱정하셨어요. '동동아 저 아저씨 조심하라'고. 하하. 좀 더 철없게 보이는 게, 태영이라는 캐릭터가 설득력이 있을 것 같아 그렇게 하려고 노력 중이에요. 그렇게 속없이 보이는 인물이 점점 엄마처럼 생각했던 여동생(단아)에게 정말 오빠처럼 비춰지게 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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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민 ⓒ송희진 기자 songhj@


◆"위암, 백혈병, 불륜 안 나오는 '현실성'이 '가문의 영광' 인기요인"

'가문의 영광'은 지난해 10월 11일 첫 방송부터 주말극 1위를 기록했다. 당시 '유리의 성'이 2위 그리고 현재 주말극 1위를 달리고 있는 '내 사랑 금지옥엽'이 3위에 머물고 있을 때다. 지금은 '내 사람 금지옥엽', '유리의 성'에 뒤져 3위에 머물러 있지만 그래도 매회 20%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가문의 영광'은 현실에 가까운 드라마라고 봐요. 위암, 백혈병, 불륜이 안 나오는 드라마죠. 제가 맡은 역할만 봐도 싱글파파가 연예경험 없는 경찰관 말순(마야 분)을 만나 사랑을 느끼고 결혼한다는 설정인데 이처럼 사실감과 편안함이 '가문의 영광'의 인기요인이 아닌가 싶어요."

김성민은 '가문의 영광'에서 말순에게 교통위반 딱지를 떼인 뒤 인연을 맺는다. 티격태격하던 두 사람은 어느덧 사랑을 느끼고, 아들 동동이의 허락(?)아래 결혼에 골인한다(2월 14일 방송분). 올해 서른다섯인 김성민, 현실의 사랑은 어떨까.

"친구들이 학부형인데 전들 결혼 생각이 없겠어요?(웃음) 아들도 좋지만 딸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결혼할 때가 된 건지 아역들을 보면 굉장히 사랑스러워요. 매주 나오는 대본에 치이다 보면 연기에만 몰두해야 해요. 연애할 시간이 없어요. 하지만 인연은 다가오리라 믿어요."

◆"박근형, 신구 같은 거목들 때문에 들풀 같은 우리가 살아간다."

'인어아가씨'와 '왕꽃선녀님'을 통해 얼굴을 알린 김성민, 그는 박근형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신구는 그를 현재 채찍질하는 '선생님'이다.

"'인어아가씨'때 처음 뵌 박근형 선생님은 대본 연습 끝날 때까지 들어가지 말라고 하실 정도로 엄하셨죠. 그 때 연습한 게 아직도 리딩이나 대본 처리하는데 많은 도움이 돼요.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어 명절이면 꼭 찾아봬요. 신구 선생님도 빼놓을 수 없죠. 언젠가 대본 연습하는데 갑자기 뛰어 들어오셔서 '야, 발음이 그게 장음이다. 말이 아니라 마알!'이러시더라고요. 박근형 선생님이나 신구 선생님처럼 거목들이 있기에 우리 같은 들풀들이 그 아래서 바람도 맞고 해도 피하면서 사는 게 아닐까요."

◆"'가문의 영광'통해 무게와 가식 벗었다."

최근에는 드라마 스케줄 때문에 잦아들긴 했지만 김성민은 '인어아가씨'의 중국 내 히트로 중국에서 인기 상종가를 달리고 있다. 중국 내 한 조사에서 한국남자배우 중 9위에 오르기도 했다.

"중국에서 노래를 부른 적이 있어요. 저를 보고 싶어 하는 분들이 있는 곳에 가서 찾아뵙는 게 좋아요. 중국에 한 번가면 2-3일간 여러 도시를 돌아다니는 일정이라 지금은 중국을 오가는 게 좀 힘들지만 '가문의 영광'이 끝나면 본격적으로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활동할 생각이에요."

김성민은 이제 주인공에만 안주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간 히트 드라마의 주인공으로서 쌓였던(?) 많은 것을 벗고 스스로를 편하게 하려 한다.

"'어떤 배역이다'보다는 '그 배역이 어떻게 나아 가냐'에 초점을 맞춰요. '가문의 영광' 초반에도 많이들 망가졌다고 하는데 사연이나 이유를 알고 나선 '아. 그래서 그랬군'하죠. 이 드라마를 통해 내 몸의 무게와 가식을 벗고, 편해지는 계기가 됐어요. 태영의 역할은 뭘 해도 밉지 않은 캐릭터 같아요. 다행히 잘 풀리는 것 같아 마음이 굉장히 편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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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민 ⓒ송희진 기자 song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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