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명길(ⓒ송희진 기자)와 하지원(ⓒ영화사집) |
여성이 어느 날 머리를 싹둑 자르고 나타나면 여지없이 "무슨 일이냐", "남자친구와 헤어졌냐"는 질문을 받는다.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도 긴 머리의 여성이 머리를 자른다는 것은 강한 충격이나 심경의 변화를 암시한다.
최근 몇몇 여배우들이 작품을 위해 애정의 대상이자 자랑일 수 년에 걸쳐 고이 기른 머리를 싹둑 자르고 나서 눈길을 끈다. 보기에는 한층 상큼해졌다지만 쉽지 만은 않았을 결정이다.
대표적인 예는 KBS 2TV '미워도 다시 한 번'에 출연 중인 최명길이다. 그녀는 여성 CEO 한명인 역을 맡고 카리스마 넘치는 강한 여성 그리고 능력 있는 여성 CEO를 잘 표현하기 위해 단발로의 변화를 감행했다.
최명길은 이에 대해 "예전에도 자른 적이 있었지만 기억이 잘 안 날 정도의 과거"라며 "여자가 머리를 확 자른다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용기를 내봤다"고 말했다.
이어 "사극에서 현대물로 온 변화도 있지만 화면에서 보여지는 게 중요할 듯 했다"며 "이런 짧은 머리는 거의 처음이지만, 카리스마 넘치는 강한 여성 그리고 능력 있는 여성CEO를 잘 표현하기 위해 과감한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하지원 역시 신작을 위해 변신했다. 그녀는 지난 10일 크랭크인 한 박진표 감독의 신작 '내 사랑 내 곁에'에서 씩씩한 성격의 극중 장례지도사 지수 역을 맡았다. "배우로서 일생의 기억에 남을 작품을 만난 것 같다.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히기도 했던 하지원은 이 영화를 위해 7년 동안 길러온 머리를 단발로 자르는 남다른 각오를 보이며 한층 성숙한 연기를 보이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신예 이태임도 차기작인 KBS '남자이야기'를 위해 4년간 고수했던 긴 머리카락을 잘랐다. 이태임은 최근 MBC주말드라마 '내 인생의 황금기'에서 당돌한 성격의 한편 긴 머리카락과 무용을 하는 여성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도회적인 캐릭터인 극중 채은수 역을 위해 변화를 선택했다.
김진아도 SBS '순결한 당신'을 통해 2002년 KBS 2TV '명성황후' 이후 7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하며 그 각오를 짧게 자른 머리로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