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아 "문제발언, 꼭 빼달라고 했는데" 눈물고백

김수진 기자 / 입력 : 2009.02.24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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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세아 ⓒ송희진 기자 songhj@


"나는 유명하지도 않는데 뭐라도 하게 되면…. 요즘 만나는 주변사람들이 '어떻게 지내냐'고 물으면 웃음만 나와요."

배우 김세아(35)의 고백이다. 김세아는 최근 화제의 인물이 됐다. 얼마 전 출연한 KBS 2TV '샴페인'에 출연해 한 발언으로 네티즌의 도마 위에 올랐다. "'다모'에 출연한 K씨가 나에게 끈질기게 구애했다"는 내용의 이 발언으로 해당 연기자로 지목된 배우가 발끈하기도 했다. 김세아의 공개사과와 제작진의 사과로 일단락됐다.


하지만 김세아의 마음은 지금도 아프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만 봐도 놀란다고 아직도 마음이 편치 못하다. 지난 23일 그녀를 만났다. 언론 앞에 다시 선다는 건 분명 어려운 결정이었을 터. 김세아는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 웃음도 눈물도 지었다. 무척 수척해진 모습임에 역력했다. 시원스레 자신의 생각을 풀어내는 그는 자신의 진심이 전달되길 간절히 바라는 모습이었다.

"나의 경우도 외모가 호감이 가거나, 눈에 띄거나 하면 주의 깊게 보게 된다. 그게 세상의 이치라고 생각한다. 그런 사람의 경우 좋은 행동에는 많은 이들의 칭찬을 받지만 나쁘게 행동을 하면 그게 확대되고 각인되는 것 같다. 나의 경우도 그런 것 같다. 사실 많이 힘이 든다. 나이가 들면서 사람이 더 좋은 덕을 많이 쌓아야 하는데…. 나를 모르는 사람까지도 '얄밉게 생겼다'고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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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세아 ⓒ송희진 기자 songhj@



지난 1996년 MBC 드라마 '사랑한다면'으로 데뷔한 김세아. 리듬체조 선수 출신답게 늘씬한 외모와 서구 미인 형으로 데뷔와 동시에 업계 안팎의 주목을 받았다. 승승장구는 계속됐다. 모 자동차 CF에서 치마를 찢는 인상적인 모습으로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당시 그가 모델로 나선 자동차가 동종업계 판매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자연스럽게 패션리더로 불리며 각광받았다. 더불어 각종 트렌디 드라마에 도시적이고 세련된 부잣집 딸은 단골 배역이었다. 지난 2006년에는 변신을 시도했다. KBS 1TV 대하드라마 '서울 1945'에서 모성애에 불타는 어머니를 연기했다. 이후 연극무대에도 올라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힘찬 도약도 잠시. 그는 나이를 속였다는 비난을 받았고, 최근 방송 중 경솔한 발언으로 또 다시 비난을 받았다. 당시 김세아의 미니홈피에 접속한 네티즌만 8만 명. 이들 가운데는 격려와 응원을 보낸 이들도 있었지만 소수에 불과했다. 대다수가 비난이었다. 나도 모르고, 나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의 비난. 분명 잘못된 발언이었지만, 보이지 않는 손가락질에 마음이 아팠을 것은 자명하다. 지난 2003년 방송된 MBC 일일극 '귀여운 여인'에서 '꽃뱀'으로 등장한 장신영에게 약혼자를 빼앗긴 역을 연기했을 때도 김세아는 '얄밉다'는 이유 없는 비난을 웃어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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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세아 ⓒ송희진 기자 songhj@


김세아를 아는 주변의 지인들은 그녀를 '헛똑똑이' 내지 '충청도 김'이라고 부른다. 매사에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성격으로 급하게 일을 벌이거나 이것저것 따지지 않는 성격 때문이다. 그가 불미스러운 일로 네티즌의 도마 위에 오르내릴 때마다 주변사람들의 안타까움을 산다.

"깍쟁이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외모와 성격은 많이 다르다고 하더라. 주변에서 '넌 개그맨의 피가 흐른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쇼프로그램 나가는 걸 무서워하는 편이다. 사실 이번에 출연한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나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 9시간 정도의 녹화를 마친 뒤 문제가 된 발언에 대해 제작진께 꼭 삭제해달라고 부탁드렸었는데..내가 경솔했다."

이런저런 일을 겪으며 살아온 35년. 그는 상처를 스스로 치유하는 방법도 잘 알고 있다. 당시 사건으로 3일간 슬픔에 갇혀 있었지만 그는 서울 용산에서 불우이웃을 위한 사랑의 연탄 나르기 행사에 참여했다. 이 일은 김세아가 지난해부터 꾸준히 해오고 있는 작은 사랑의 나눔이다.

"한번에 6~8장의 연탄을 배달했다. 경사진 곳에 위치한 집이라 쉽진 않았다. 몸이 아프지만 병원에 못가는 분, 하루하루 생계를 걱정해야하는 분을 보면서 마음이 너무 아팠다. 구설수에 올랐을 때 '하나님 저에게 왜 이러세요. 저 너무 힘들어요'라는 생각은 철없는 어린아이의 투정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했다. 나도 어쩔 수 없는 인간이기에 '하나님 감사합니다'와 '이 분들 가정에도 축복을 주세요'라는 말이 마음속에서 절로 메아리쳤다."

김세아는 이 말을 고백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아니 눈물을 보였다. 하지만 그는 점점 강해지고 있다. 그 역시 이를 잘 알고 있다. 누군가의 도움이 아닌 스스로 만들어야 하는 것임을 잘 알기에. 그는 "아직 나라는 존재에 대해 사람들이 지닌 편견을 깨고 싶다. 아직 포기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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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세아 ⓒ송희진 기자 song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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