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와 함께" 초대하는 '1박2일' vs 찾아가는 '무도'

김겨울 기자 / 입력 : 2009.02.25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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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1박2일', '패밀리가 떴다', '1박2일'(좌측 위부터 시방향)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 시청자를 대하는 태도가 진화되고 있다. 그간 브라운관을 통해서만 소통하던 이 프로그램들이 이제는 직접 만나 스킨십을 통해 친밀감을 높이는 방식으로 변화됐다.

지난 15일과 22일 나눠 방송됐던 KBS 2TV '해피선데이-시청자와 함께 하는 1박2일'이 그 예다.


80명의 시청자들은 이날 멤버들과 함께 자고 뒹굴고 구르며 '1박2일'을 체험했다. 시청자라고 봐주지 않은 까닭에 이들은 매운 오뎅이나 까나리 액젓을 복불복 벌칙으로 수행하고 추운 겨울 야외 취침을 하며 '1박2일'이 야생 리얼 버라이어티임을 몸소 증명했다.

이 날 '시청자와 함께 하는 1박2일'은 고정화된 이미지의 스타가 만든 가공미를 걷어내고 시청자의 참여를 통해 끌어낼 수 있는 감동을 유발하며 시청자 참여 프로그램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이처럼 '1박2일'이 그들의 TV속 시청자들을 초대했다면 MBC '무한도전'은 시청자를 찾아가는 쪽에 가깝다.


'무한도전'은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나 '놈놈놈' 특집 등 다양한 미션을 수행하면서 시청자들이 많이 다니는 전철, 기차, 버스 등 대중교통을 마다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무한도전'의 멤버들은 서울, 경주 등 곳곳에서 시청자들을 만나고 그들('무한도전'의 멤버)의 장기를 보여주거나 그들(시청자)의 장기를 구경한다.

'무한도전'이 도전하는 갖가지 임무도 그 연장선이다. 이들은 학교 선생님, 봅슬레이 선수, 밴드, 에어로빅 전국 체전 도전자 등 갖가지 롤플레잉게임을 통해 시청자들 삶 속으로 들어간다. 이들은 기존의 길거리에서 마주치는 대면 대면한 관계를 넘어 시청자에게 역할을 부여한다.

예를 들면 '며느리 특집'에서 가상 시어머니와 시누이로 등장했던 전원주, 김가영이 있었다면 '봅슬레이 국가 대표 선발전'에서는 진짜 감독과 코치, 선수들이 등장한다. '에어로빅 전국체전'에 도전할 때도 멤버들이 서울 종암동에 위치한 에어로빅 학원에 등록해 에어로빅을 배우는 일반인들과 함께 도전해 '리얼'을 담아냈다.

여기서 출연한 시청자들은 뚜렷한 목적의식이 있고 함께 임무를 수행한다는 점에서 길거리에서 우연히 만나는 방식과는 차이가 있다. 시청자들은 자기의 직업이나 또는 즐기는 일 속에서 '무한도전'의 멤버들이 찾아와 배우고 수행하는 것에서 또 다른 쾌감을 느낀다.

하지만 SBS '일요일이 좋다-패밀리가 떴다(이하 '패떴')'는 위의 두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과 달리 아쉬움을 자아낸다. 현재 '패떴'은 주간 예능 프로그램 시청률 1위(TNS 미디어코리아기준)를 기록 중이며 게스트를 활용하는 법은 터득했으나 시청자를 참여시키는 데 대해서는 노련함을 보이지 못해 아쉬움을 자아낸다.

100분 가까이 진행되는 이 방송에서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등장 부분은 미비하다. 또한 유재석, 이효리, 윤종신을 비롯한 스타들과 관계도 드러나지 않는다. 또한 갈수록 '패밀리' 멤버들의 일하는 모습은 종적을 감춰져 '구색 맞추기 아니냐'는 지적도 많다.

경기도에 거주하는 박 모 시청자(40)는 "재미면 재미지 굳이 의미를 내세우는 억지 시도가 아쉽다"며 "처음 의도했던 농촌봉사활동의 의도가 '농촌 M.T' 같이 많이 퇴색된 것 같다"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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