붐 "김희선은 내 인생의 전환점"②

김겨울 기자 / 입력 : 2009.03.02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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붐ⓒ홍봉진 기자


이후 붐은 소속사도 없이 혼자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비록 아이돌 가수로서 대성을 한 것은 아니지만 소속사를 갖추고 무대에 올랐던 화려함이 없는 VJ 시절은 척박했다. 스타로서 인터뷰를 받는 자리가 아닌 스타를 따라 다니며 인터뷰를 위해 몸을 불사르던 시절, 붐은 알아주는 사람은 없었지만 자기가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기 위해 노력했다.

"가수로서 대중들에게 외면을 당하고 난 후 내가 무엇을 잘할 수 있을지 고민했죠. 생각해보니까 어려서부터 수다 떠는 것도 좋아하고 VJ가 되면 잘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근데 전 정식으로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교육을 받은 적이 없어서 배우고 싶었죠. 그래서 서일 대학의 레크레이션 학과에 급하게 등록했어요."


그는 레크레이션 학과에 등록해 스피치 커뮤니케이션 과정을 밟았다.

"교수님과 컵을 놓고 한 시간 동안 이야기 나눴어요. 그 다음에는 사과를 놓고요. 방송 활동을 하면서 졸업을 하지 못했지만 1년 동안 다니면서 제가 얻고 싶었던 부분에 대한 학습을 했던 것 같아요. 아마 그런 학습 과정이 없었다면 전 VJ가 되고 난 후 많이 잃었을 거여요."

그렇게 방송과 접한 붐은 노홍철, 하하, MC 몽의 뒤를 이어 차세대 VJ로서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선배 VJ들의 워낙 색깔 강한 캐릭터에 붐이 오히려 평범해서 묻혔다고. 그 바람에 이들이 한 명씩 공중파에서 승승장구하는 걸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2005년 2월, 그에게 기회가 왔다.


"제 인생의 반환점이 왔죠. 김희선 씨가 중앙대학교를 10년 만에 졸업한다고 하더라고요. 그 곳에 제가 맡고 있는 M.net에서 취재를 갔었어요. 취재진이 한 100명 넘게 톱스타의 졸업이라 그런지 많이들 왔더라고요."

4년 전 일인데도 붐은 그 때의 흥분을 생생하게 기억했다. MBC '섹션TV연예통신(이하 '섹션')', SBS '한 밤의 인기연예', KBS 2TV '연예가 중계' 등 공중파 연예정보프로그램은 물론 외신 기자까지 왔으니 현장은 그야말로 전쟁터였다.

"꼭 인터뷰를 따내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면서 특별한 방법으로 어필하자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김희선 씨에게 질문을 크게 했죠. '김희선 씨 학사 따셨네요? 그러면 석사도 따실 건가요?' 그러자 김희선 씨가 '네'라고 답하더라고요. 그래서 또 말했죠. '그럼 학사 다음 석사, 그대는 나의 천사' 이랬더니 김희선 씨가 막 웃더라고요. 그리고는 제 손을 잡아줬죠."

그렇게 해서 붐은 다른 연예정보프로그램을 제치고 김희선과의 단독 인터뷰를 성사시켰다. 이 후, 붐의 활약상을 지켜봤던 '섹션 TV 연예정보통신' 팀의 섭외로 공중파 입성을 하게 됐다.

"나중에 '섹션' 팀의 형들이 술 마시면서 이야기했어요. 웬 똘아이가 나타나서 김희선 씨 인터뷰를 못했다고 얘기했더니 당시 '섹션'의 노창곡 PD가 '그럼 걔를 데려오자'고 했다고 하더라고요. 당시에도 시청률이 20%는 되는 프로였는데 제가 들어간 뒤 45%의 시청률까지 갔던 MBC '내 이름은 김삼순'이 대박을 쳐서 '섹션'까지 30% 근처까지 가더라고요."

붐은 그 해 신인상을 거머쥐었다. 붐은 '섹션' 안에서도 가장 장수하고 있다. 몇 달 만에 바뀌는 치열한 리포터들 사이에서도 언제나 성실함으로 제 몫을 해냈다. 붐은 김희선의 졸업식 사건 이후로 자신을 섭외했던 노 PD와 농담을 하곤 한단다. "붐아 언제까지 '섹션' 할 거니?" "MC 할 때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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