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정 ⓒ사진=DMS엔터테인먼트 |
'가수' 임창정이 돌아왔다. 6년 전 홀연히 배우 활동에 전념하겠다며 가수 은퇴를 알렸던 임창정은 다시 '가수'가 돼 무대에 오른다.
"은퇴하는 순간 '다시 가수 하겠구나' 하는 걸 알았어요. 노래가 너무 하고 싶었죠."
도장 찍듯 바쁜 스케줄이 반복되는 게 싫어 가수 은퇴를 결심했다는 임창정은 지난 해 1년을 공식적인 활동 없이 보내면서 자연스럽게 가사를 쓰고 곡을 만들며 음반 준비를 하게 됐다고 했다.
임창정 11집 ‘리턴 투 마이 월드(Return to my world)’는 그래서 반갑다. 임창정만이 갖고 있던 특유의 느낌을 다시 접할 수 있다는 소식에 공식 팬클럽 ‘빠빠라기’는 새 회원 모집에 돌입했다. 그만큼 기다리는 이들이 많았다는 이야기다.
11집 수록곡 12곡 중 7곡의 작사를 임창정이 직접 맡았으며 작곡한 곡도 있다. '결혼 전야'와 '현주에게' 등 제목부터 내용을 짐작케 하는 이 노래들에는 그간 임창정의 희로애락이 그대로 녹아있다. '오랜만이야'와 '원하든 안 원하든'으로 더블 타이틀곡을 밀게 된 임창정은 인터뷰 내내 "'소주 한 잔'보다 더 좋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현주에게'는 제가 집사람에게 쓴 편지를 가사로 만든 거에요. 앞으로도 제가 곁을 지켜줄 테니 저만 보면서 살아달라는 내용이죠. 그 노래 안에는 저희 아이들 목소리도 있고 집사람 목소리도 들어갔어요. CD로 만들어서 들려줬더니 저한테 가수 복귀 잘 했다고 하더라고요."
'은퇴'라는 단어까지 쓰며 가요계를 떠났던 임창정이 다시 가수로 돌아오면서 '영화계가 어려우니 가수로 돌아온 게 아니냐'는 주위의 비난 섞인 시선도 적지 않았다. 임창정도 이 같은 사실을 알고 있지만 그저 정면 돌파하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일본에서 먼저 음반을 내고 돌아올까 생각도 해봤지만 그는 비겁해지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디지털 싱글도 아닌 정규 음반으로 컴백했다.
무대에 서는 것보다 스튜디오에서 녹음하고 길거리에서 자신의 노래가 울려 퍼지던 시절이 그리웠다는 임창정은 성공에 대한 강한 의욕을 보였다.
"음반도 음원도 모두 성공하고 싶어요. 그래야 저도 가장 노릇을 제대로 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제 노래를 듣고 '옛날 임창정 노래 듣던 때가 기억나네'라며 향수를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잘 되지 않을까요."
임창정이 다시 가수로 복귀하기까지 3집 때부터 임창정을 지켜봐 온 조규만 등 많은 이들의 도움이 있었다. 하지만 임창정은 복귀의 가장 큰 이유로 DJ DOC의 김창렬을 꼽았다. 김창렬은 끊임없이 임창정의 곁에서 그에게 가수의 길로 돌아오기를 권유해왔다.
"창렬이가 매일같이 새로운 곡을 갖고 와서 들려줬어요. 조규만 씨와 제가 프로듀서지만 이번 음반은 창렬이가 다 했다고 보셔도 돼요. 콘셉트까지 창렬이가 다 잡아준 거죠."
이렇게 기다린 이들이 많았던 만큼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한 임창정에게도 문제는 있었다. 오랫동안 트레이닝 받지 못한 목소리가 생각만큼 잘 나와 주지 않았던 것. 이 때문에 생긴 '다시 사람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은 음반을 준비하면서 가장 큰 스트레스가 되기도 했다.
"음반 작업 중반 정도 넘어가니까 자리를 좀 잡아 가더라고요. 다행이다 싶었죠. 하지만 또 다른 걱정이 생겼어요. 쇼 프로그램 보는데 빅뱅, 소녀시대 같은 그룹과 저는 다르잖아요. 대중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모습을 어떻게 받아들여주실지 그것도 고민이에요."
진담 반 농담 반 너스레를 떨면서도 임창정에게는 왠지 모를 여유가 느껴졌다. 그건 90년대 후반을 주름잡았던 히트곡 가수의 자존심이면서도 끊임없이 발전해온 그이기 때문에 가질 수 있는 보너스가 아닐까.
"100점 만점에 80점 정도의 재능을 갖고 태어난 것 같아요. 지금은 90점 정도랄까. 더 열심히 하면 더 잘 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