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전주영화종합촬영장에서 '여고괴담5' 촬영을 하고 있다. 전주=송희진 기자 |
9일 오후 전주영화종합촬영장에는 봄기운이 완연했다. 따뜻한 봄 햇살에 한가로운 전원 풍경이 이곳에서 과연 '여고괴담5'이 만들어지나 싶을 만큼 평화로웠다.
하지만 세트장 안에 들어가자 풍경은 완전히 바뀌었다. 50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여고괴담5'의 얼굴이 된 신예 오연서 유신애 손은서 송민정 등은 카메라 앞에 잔뜩 긴장된 얼굴이었다.
이날 촬영분량은 네 친구가 서로 같은 날 죽겠다는 맹세의 의식을 나누는 장면이었다. 취재진의 카메라가 잔뜩 몰려있으며 때 마침 촬영장을 송하진 전주시장이 방문해 북적거렸지만 네 배우는 집중력을 잊지 않으려 노력했다.
카메라가 돌아가고 "액션" 소리가 외치자 교복을 입은 네 배우는 서로 피를 나눠 마시는 의식을 진지하게 연기했다. 교회 세트에 십자가 아래서 이뤄지는 혈의 맹세는 '여고괴담' 다섯번째 이야기가 여느 공포영화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로 만들어질 것임을 짐작시켰다.
ⓒ9일 전주영화종합촬영장에서 '여고괴담5' 촬영을 하고 있다. 전주=송희진 기자 |
98년 첫 번째 시리즈가 탄생한 '여고괴담'은 그동안 한국 공포영화 프랜차이즈로 재능있는 감독과 개성 넘치는 여배우들을 탄생시켰다. 다섯 번째 시리즈인 '여고괴담' 동반자살은 죽음까지 함께 하자는 우정을 나누는 친구들이 전교 1등의 죽음 이후 겪게 되는 공포를 다룬다.
이번 영화로 상업영화 감독으로 데뷔하는 이종용 감독은 "전편을 의식하지 않고 지금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잘하고 싶다"며 전편에 대한 부담은 없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장에 굳은 표정으로 앉아있던 오연서 등도 "박예진 등 역대 시리즈에서 좋은 연기를 펼친 선배님을 좋아한다. 이번에도 못지않은 연기를 보여주고 싶다"고 당찬 각오를 밝혔다.
배우들과 감독은 이번 영화가 정말 무서울 것이라는 사실을 내내 강조했다. '여고괴담' 시리즈가 재능 있는 배우와 감독의 등용문일 뿐만 아니라 재미있는 공포영화라는 사실을 증명하려는 듯 했다.
'여고괴담' 시리즈의 산파인 씨네2000 이춘연 대표는 "'여고괴담'이 무섭지 않다는 비평이 가장 괴로웠다"면서 "이번 영화는 정말 무서울 것"이라고 자신했다.
과연 시리즈의 장점을 흡수해 얼마나 무섭고 재능있는 신예들이 탄생할지, '여고괴담' 다섯 번째 이야기 '집단자살'은 현재 85% 가량 촬영을 끝마치고 올 여름 개봉한다.
ⓒ9일 전주영화종합촬영장에서 배우 송민정이 '여고괴담5' 촬영을 하고 있다. 전주=송희진 기자 |